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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출판 홀가분의 첫번째 책 ((최선의 관계 - 여행, 노트, 그리고 채집))이 나왔다 자우녕 작가의 아트북이다. 홀가분은 자우녕과 올빼미만의 출판사로 만든 것이다. 거의 상업적이지 않지만 지출을 최소화해서 운영할 예정이다. 놀랍게도 이 출판사의 대표는 바로 나다. 내가 출판인 같지 않은 출판인이 되었다. 이제까지의 다른 프로필은 이미 끝났거나 거의 끝나가니 홀가분 대표가 나의 대표 직함인 셈이다. 아마도 내가 세상에서 사라질 때까지 10권도 펴내지 못할 테고 서점에서 거의 찾을 수 없는 책일 테니, 홀가분은 희귀본 출판사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 책은 제주, 일본의 오키나와, 포르투갈의 메세자나, 세 장소에서 채집한 작가의 마음과 사상력과 성찰을 담아낸 사진집이다. 이 주제로 2022년 제주에서 전시를 한 바 있는데, 이 책은 그 연장선상에 있다. 이 책에는 자우녕의 사진작업과 소묘와.. 더보기
민중신학, 시작에 관한 하나의 내설(內說) 경기민예총의 연간지 ((다-다-)) 4호(2022.12)에 실린 글. 미술평론가인 김종길 선생이 편집장이다. 흥미롭게도 이 잡지는 '처음'이라는 주제로 특집을 구성했다 총론격인 , 그리고 네 가지 '처음'에 관한 고찰들이 들어 있다. (1) , (2) , (3) , (4) 등. ----------------------------------------------------- 민중신학, 시작에 관한 하나의 내설(內說) 1975년 3월1일 그날 새문안교회 본당 교육관에는 많은 인파로 북적댔다. 주일엔 어린이예배가 열렸기에 시끌벅적했지만, 평일엔 결혼식이 있을 때를 빼면 거의 조용했다. 당시엔 기독교사회운동 하던 활동가들이 모임 장소로 이 교회를 애용했지만, 대개는 좀더 작은, 별관 교육관에서 모였다. 집회결사.. 더보기
추천사_《무엇이 좋은 도시를 만드는가 – 공공신학과 도시교회》 새로운 교회와 도시 공공성 문제로 고민하는 일단의 성공회사제들이 번역출판한 책 [무엇이 좋은 도시를 만드는가 - 공공신학과 도시교회]에 추천사 알라딘: 무엇이 좋은 도시를 만드는가 (aladin.co.kr) ----------------------------------------------------------- 추천사_ 《무엇이 좋은 도시를 만드는가 – 공공신학과 도시교회》 (일레인 그레이엄&스티븐 로 지음) 근대사회의 전개는 도시의 형성에 의존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각 국가의 근대사회로서의 성격은 그 국가의 중심도시(들)이 어떻게 구축되었는지에 결정적인 영향을 받아 왔다. 근대 절정기를 주도했던 국가는 영국이었다. 그런데 그 영국은 20세기 이후 빠르게 무너지고 있고, 1980~1990년대에 .. 더보기
‘수다의 공론장’에서 민중신학을 하기 - 디지털미디어 시대 민중신학에 관한 하나의 실험적 보고문 [농촌과 목회](2023 겨울)에 실린 글 ---------------------------------------------- ‘수다의 공론장’에서 민중신학을 하기 디지털미디어 시대 민중신학에 관한 하나의 실험적 보고문 예언자가 된 학자들 1976년 3월1일 오후 7시, 명동성당에서 3.1절 미사와 기도회가 열렸다. 4백여 명의 종교계과 학계, 그리고 정치계 민주인사들이 참여한 집회였다. 이 집회의 끝자락에 ‘민주구국선언문’이 낭독되었다.. 검찰은 발 빠르게 움직여서 선언문 연명자와 기타 가담자 전원을 당일 밤부터 연행하여 불과 10일 만에 사건을 종료했다. 검찰은 이 사건을 ‘명동사건’이라고 명명했고, 국가변란을 도모하고자 했던 반국가 사범으로 18명을 기소했다. 사법부는 검찰의 기소대로 전원 실형을 .. 더보기
<사건론과 민중신학의 예수 역사학>, 가야마 선생이 일본어로 번역했 가야마 선생이 또 한번 내 글을 번역했다. 이번 것은 아마 지금까지 했던 글 중 제일 어려운 것이 었을 듯하다. 스트레스 꽤나 받았을 듯하다. 암튼 그이가 번역하면, 내가 일본말을 모르는 탓에 확인해볼 도리는 없지만, 오리지널한 원고보다 더 수려한 문장이 될 거라는 믿음이 간다. 그리고 어려운 사정에도 꿋꿋하게 [キリスト教文化](그리스도교문화)를 펴내는 겐사쿠 신부께도 경의를 표한다. 더보기
3.1운동에 관한 기억, 극우의 실패에 대하여 - 그들이 기억전쟁에서 놓쳐버린 하나, ‘사람’ [창비주간논평](2019 03 06)에 실린 글 --------------------------------------------------- 3.1운동에 관한 기억, 극우의 실패에 대하여 그들이 기억전쟁에서 놓쳐버린 하나, ‘사람’ 탑골공원 뒷길 카페에 앉아 창밖을 몇 시간째 바라본다. 태극기를 든 다소 긴 행렬이 지나가고, 그 방향과 같거나 다르게 움직이는 몇 명 혹은 개별 행인들이 태극기를 손에 쥐고 수없이 오간다. 낯설다. 평소 익숙하게 보였던 이들과는 다른 풍모의 사람들이 적잖다. 내가 모르는 사이에 세상이 달라졌나? 당혹감이 머릿속을 스쳐 지났다. 서둘러 카페를 나와 그 대열에 다가갔다. 이상하다. 과장된 비장함도, ‘증오’를 부추기는 구호도, 시끄럽게 내지르는 고함도 없다. 소곤소곤 정담을 나.. 더보기
언택트 시대 그리스도인으로 산다는 것 새길교회 2020 12 06 설교 원고 ----------------------------------------- 언택트 시대 그리스도인으로 산다는 것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여자여, 내 말을 믿어라. 너희가 아버지께, 이 산에서 예배를 드려야 한다거나, 예루살렘에서 예배를 드려야 한다거나, 하지 않을 때가 올 것이다. (〈요한복음〉 4,21) 지금 시각은 새벽 3시53분입니다. 날짜는 12월3일, 목요일이고요. 아마도 여러분이 이 녹음을 청취할 때는 12월6일, 주일예배 때이겠지요. 그러면 시간은 오전 11시 몇분쯤 되겠군요. 어쩌면 그 날짜 그 시각이 아니라 다른 날 다른 시각에 청취하는 이도 있겠군요.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설교는 같은 시간 한 자리에 모여서 예배를 나눌 때 참석자들이 공유하는 .. 더보기
코로나 시대 교회를 ‘나가다’ 한백교회 2020 12 13의 하늘뜻나누기 원고 -------------------------------------------------------- 코로나 시대 교회를 ‘나가다’ 이 산에서 예배를 드려야 한다거나, 예루살렘에서 예배를 드려야 한다거나, 하지 않을 때가 올 것이다.(〈요한복음〉 4,21) 코로나 시대에 대면예배를 중단한 교회들이 많습니다. 게다가 그 중단의 시간이 기약 없이 길어지고 있습니다. 처음엔 일요일에 교회 가지 않고 집에서 지내는 것이 좀 낯설기도 했지만 나름 꿀 같은 휴가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한데 한 달, 두 달이 지나면서 사람들이 그리워지고 교회당도 눈에 밟힙니다. 하지만 그런 아쉬움도 시간이 더 지나면서 사라져갑니다. 반년이 지나고 1년이 다 되어가면서 사람들은 어느덧.. 더보기
익숙함에 반대하다 [맘울림](2021 7)에 수록된 글 -------------------------------------- 익숙함에 반대하다 너희는 또, 너희와 함께 사는 외국인 거주자의 자손 가운데서나, 너희의 땅에서 태어나서 너희와 함께 사는 그들의 가족 가운데서 종을 사서, 너희의 소유로 삼을 수 있다. (〈레위기〉 25,45) 이 구절에서 ‘외국인 거주자’라고 번역된 히브리어는 ‘토사브’(toshab)다. 제1성서에 14번 등장하는 단어인데, 그중 8번이 〈레위기〉에 나오고, 특히 7번이 25장에 집중되어 있다. 즉 위의 인용 구절이 속한 〈레위기〉 25장에서 ‘토사브’는 핵심어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이 장은 7년마다 돌아오는 안식년, 50년마다 오는 희년을 다루고 있다. 그리고 후반부에선 길게 부채에 관한 .. 더보기
탈냉전의 사회적 공간화에 대한 몇 가지 문제제기 한반도평화신학포럼의 2020년 연례포럼(2020.06.25) 때 발표된 두 글에 대한 논평 . 두 발표글을 첨부함. ------------------------------------------------------------------------------------------------------------ 탈냉전의 사회적 공간화에 대한 몇 가지 문제제기 현 정부가 주도하고 있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탈냉전의 국가적 공간화 기획’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행위주체는 ‘국가’다. 그러나 양권석은, 로버트 갈루치나 하토야마 유키오 등에 의지하면서, 국가적 공간화 기획은 한・미・일 동맹의 틀 안에서만 가능하다고 말한다. 그것은 탈냉전의 기획이 냉전의 기획 범주 밖에서 작동할 수 없다는 뜻이다. 현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