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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진리를 위해 죽을 수 있는 자를 조심하라” [반신학의 미소]에 실린 글입니다.------------------------------------------------------------------- “진리를 위해 죽을 수 있는 자를 조심하라” 20세기의 한국을 ‘격동의 세기’라고 부르는 것을 과장된 표현이라고 할 이는 아마 없을 거다. 일제 식민지 시대, 1945년 이후의 해방정국, 1950년 한국전쟁, 그리고 그 이후 오늘날까지 계속되는 극렬한 냉전의 시대, 1960년대 초부터 시작된 군부정권의 개발독재 시대, 1980년대와 90년대의 군부 및 민간인 출신 협잡꾼의 시대, 그리고 IMF ‘식민통치’ 시대 등, 큼직큼직하게만 봐도 숨가쁜 격란을 겪은 민족임을 알 수 있다. 대동아공영 대 민족해방, 좌우 이데올로기와 민족주의, 민주와 개발 동, 돌.. 더보기
예수운동과 젤롯데 운동 이 글은 호슬리의 젤롯 가설을 정리한 자료로, [시대와 민중신학] 창간호(1994)에 실린 것이다. ----------------------------- 예수운동과 젤롯데 운동 1. “예수님은 젤롯데 운동에 대해서 어떤 태도를 취했는가?” 라는 물음은 근현대 서구의 급진주의적 그리스도교 사회운동이 전개되던 18세기 이래 ‘신앙과 사회적 실천간의 관계’에 관한 핵심적인 주제였다.2. 이 물음은 예수님과 젤롯데의 비교를 통해서 수행되었다.2.1. 1세기 팔레스틴의 사회정치적 운동으로서 파악된 젤롯데(ζηλωτηs) 운동은 요세푸스(Josephus)의 저작인 󰡔유다고대사󰡕, 󰡔유다전쟁사󰡕, 󰡔자서전󰡕에서만 발견된다. 즉 젤롯데에 관한 가설은 요세푸스 저작의 해석에 근거한다.2.2. 젤롯데 가설의 공통된 결론은.. 더보기
‘민주화 이후의 민주화운동’, 그 수상함에 대해 묻다 오래된 글입니다. 성공회대학교 민주주의 연구소와 [한겨레신문]이 공동주관한 4.19 50주년, 광주항쟁 30주년 기념 심포지엄 (성공회대성당. 2010.4.14)에서 발표된 것입니다. 벌써 8년 전의 글인 탓에 잊고 있었다가, 올해 한신대신학대학원 5.18 기념 학생주관예배 때 설교를 하게 되어서, 지난 글들을 찾다가 발견하였습니다. [한겨레신문]에서 이 심포의 발표글들을 전재하였고, 내 글을 여기에 있습니다. 논평자는 서울시립대 교수이고 철학자인 이성백 선생님께서 하셨습니다.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416128.html 폴리뉴스에서 다른 글들도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http://www.polinews.co.kr/news.. 더보기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개신교 신앙 - ‘88선언’의 ‘2018년식 리폼’을 위하여 이 글은 [공동선] 140(2018 05+06)의 특집 '한반도 평화를 위해 종교계는 제 역할을 찾아야 한다'에 실린 글입니다. ------------------------------------------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개신교 신앙‘88선언’의 ‘2018년식 리폼’을 위하여 평창에서 판문점까지―한반도 평화레짐의 형성과 전개 4월17일자 《블룸버그 통신》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노동당위원장이 정당회담에서 ‘종전선언’(to announce an official end to military conflict)을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같은 날 미국 대통령 트럼프도 한국과 북한의 종전선언을 “축하한다”(Have my blessing)고 말했다. 그리고 22일 청와대는 회담 당일의 모든 과정을 TV와 모.. 더보기
서바이벌 잔혹터널을 견디는 ‘묵시록’의 지혜 이 글은 [공동선] 140(2018. 05+06)에 라는 제목으로 실린 글입니다. --------------------------------------- 서바이벌 잔혹터널을 견디는 ‘묵시록’의 지혜 또 너희는 여기저기에서 전쟁이 일어난 소식과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는 소문을 듣게 되어도, 놀라지 말아라. 이런 일이 반드시 일어나야 한다. 그러나 아직 끝은 아니다.―〈마가복음〉 13,7 부지런하고 순박한 시골머슴 재룡이가 서커스 구경 갔다가 헌병에게 잡혀 얼떨결에 군대로 끌려간다. 그는 이념과 이념이 맞붙은 치열한 전쟁의 한복판에 아무런 ‘주의’(-ism)로도 무장하지 않은 채 군인이 되어 살상무기를 들고 무자비한 야수성을 발휘하며 싸워야 했다. 무수한 아군과 적군이 쓰러져갔지만 그는 용케 살아남아 제대군인.. 더보기
추천사_ 테드 제닝스 지음, 박성훈 옮김_무법적 정의 - 바울의 메시아 정치 이것은 테드 제닝스 교수께서 쓰고 박성훈 선생이 번역한 [무법적 정의 - 바울의 메시아 정치](길, 2018)의 추천사로 책에 수록된 글입니다. 이 책에서 제닝스 교수나, 그가 철학적 대화를 하고 있는 자크 데리다나 조르조 아감벤을 잘 이해하고 있지는 못해 좋은 소개의 글이 되지는 못하지만, 성서 해석사에서 역사비평학 이후 제기되고 있는 새로운 비평학으로서 철학적 비평을 소개하고 있다는 점에서 참고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 추천사 근대적 지식의 첫 번째 문을 연 것은 역사학이었다. 전근대적 지식이 독점해온 진리가 역사학적 탐구를 통해 여지없이 무너진 것이다. 예컨대 교회가 예수에 대한 지식을 독점함으로써 교회가 해석하는 예.. 더보기
‘촛불정치’는 오늘도 계속되어야 한다 이 글은 [이제여기그너머](2018 봄) 특집 '광화문 촛불집회 그후, 다시 민주주의를 생각한다'에 수록된 글입니다. --------------------------------------------------- ‘촛불정치’는 오늘도 계속되어야 한다 그 땅의 백성은 아몬 왕을 반역한 신하들을 다 죽이고, 아몬의 뒤를 이어서, 그의 아들 요시야를 왕으로 삼았다. ―〈열왕기하〉21,24 암하아레츠, ‘알마’를 외치다 “처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며, 그가 그의 이름을 임마누엘이라고 할 것입니다.” 그리스도교 신자라면 누구든 익히 알고 있을 만큼 잘 알려진 구절이다. 이 신탁을 전한 이사야 예언자가 8백년이나 전에 마리아가 동정녀로서 예수를 낳을 것을 예고한 것으로 읽혀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마태복음〉 .. 더보기
부당한 사면권의 주체들 이 글은, 한백교회의 2018년 2월4일에 했던 하늘뜻나누기 원고를 수정, 보완해서 [공동선] 139(2018. 03+04)에 게재된 것입니다. ----------------------------------------- 부당한 사면권의 주체들 검사 출신의 한 법조인이 온누리교회에서 세례를 받은 것이 화제다. 그때 수세자 대표로 간증한 것을 보고, 서지현 검사는 8년 전의 악몽 같은 사건을 폭로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성추행 가해자가 검사라니. 이 사실만으로도 충격적인데, 그가 바로 ‘안태근’이라는 사실에 사람들은 더 할 말을 잊었다. 검찰과 법무부의 검사들이 서로 특수활동비를 교차해서 나누어 가졌다는 이른바 ‘톤봉투 사건’의 핵심인물이 아닌가. 또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을 때 그와 .. 더보기
리얼리티가 부재한 영화의 리얼리티, 그 넘치는 폭력성에 대하여 - 영화 〈패션 오브 크리아스트〉에 대하여 이 글은 [필름2.0](2004.4.7)에 실린 글입니다. ------------------------------------- 리얼리티가 부재한 영화의 리얼리티, 그 넘치는 폭력성에 대하여영화 〈패션 오브 크리아스트〉에 대하여 미셸 푸코의 《감시와 처벌》의 첫머리에는 18세기 프랑스에서 국왕 살해범으로 기소된 다미앙에 대한 잔혹한 고문과 처형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불에 달군 쇠집게로 몸 곳곳을 도려내고, 찢겨진 살 속으로 펄펄 끓는 납물을 붓는다. 이어서 말을 이용해 사지를 찢는다. 그리고 아직 꿈틀거리는 몸둥아리들을 불 속에 던져버린다. 기원전 8세기, 아시리아의 티글랏 필레세르 3세의 승전을 기념하는 한 비문의 그림에는 커다란 말뚝에 꿰어 처형된 사람들이 나온다. 거기에 이르기까지 어떤 고문이 가.. 더보기
안병무와 21세기 이 글은 지난 2017년 9월 24일에 새길교회에서 했던 설교 겸 강연 원고를 다듬어서, [공동선] 137(2017,11+12)에 실린 글이다. 새길교회의 설교는 새길교회 홈페이지에서 동영상으로 볼 수 있다. --------------------------------------- 안병무와 21세기 ‘긴 1984년’과 안병무 연극 〈금관의 예수〉의 포스터. 1971년경 김지하가 시나리오를 〈금관의 예수〉는 1973년 원주 가톨릭회관에서 초연된 뒤, 전국의 성당과 교회를 돌며 공연되었다. 안병무 선생은 1984년 태국 치앙마이에서 열린 ‘아시아 그리스도론 워크샵’에서 “Jesus and People”을 발표하였는데, 이 글의 도입부에서 선생은 김지하가 1971년에 쓴 희곡 〈금관의 예수〉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