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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무능력과 신용불량 담론, 그 시민적 욕망과 ‘악의 진부화’에 대하여 이 글은 〈카인 콤플렉스와 무능력자 담론〉이라는 제목으로 《당대비평》 23(2003 가을)에 실렸던 것을 수정 보완하여 아래 제목으로 《민주사회를 위한 변론》 59(2004. 7-8)에 실렸다. ------------------------------- 무능력과 신용불량 담론,그 시민적 욕망과 ‘악의 진부화’에 대하여 1 근대 국가는 역사적으로 ‘국경’(boundary)을 탄생시킴으로써 실현되었다. 그것은 ‘안’과 ‘밖’을 구별 짓게 하는, 즉 통합의 공간으로서의 ‘안’과 배제의 공간으로서의 ‘밖’을 구성하는 제도적 장치들의 복합체다. 반면 전근대의 국가들은 행정적 통제가 불분명하고 끊임없이 요동하는 ‘변경지대’(frontier zone)를 갖고 있었다. 그것은 외부와의 만남이 이루어지고 소통이 실현되는,.. 더보기
‘모세의 죽음’에 대하여 - 4.13 총선 이후 대중의 정치를 논하다 4.13 총선과 기독정당에 대해 여러 사람들이 물어와서 이번 총선에 대한 신학자로서의 저의 생각을 써서 [뉴스앤조이](2016. 05. 08)에 기고한 글입니다. ---------------------------------- ‘모세의 죽음’에 대하여4.13 총선 이후 대중의 정치를 논하다 주님께서는 당신들 때문에 ...... 내가 ...... 그 아름다운 땅에도 들어가지 못하게 하겠다고 맹세하신 것입니다―〈신명기〉 4,21 메소포타미아에 도래한 철기혁명은 이 방대한 지역 전체를 ‘전쟁의 소용돌이’로 몰아넣었다. 무엇보다도 거대한 철기제국들이 등장했고, 제국들의 형성 과정에서 전례 없는 큰 규모의 군대가 철제무기로 무장한 기마부대를 앞세워 마을들을 짓밟고 도시들을 불태우며, 무수한 사람들을 죽이고 노예로 .. 더보기
흩어진 자들의 꿈 - 유일신 종교의 탄생 격월간지 [공동선]에 칼럼을 처음 쓰기 시작한 때가 2012년 01-02월호였다. 이번 글은 그 27번째 칼럼으로 [공동선] 2016년 05-06월호에 실렸다. 그리스도교를 포함한 3대 유일신 종교의 신앙에 대한 비판의 글이다. ------------------------------------------- 흩어진 자들의 꿈유일신 종교의 탄생 땅 끝까지 흩어져 있는 사람들아! 모두 나에게 돌아와서 구원을 받아라. 내가 하나님이며, 나 밖에 다른 신은 없기 때문이다.―〈이사야서〉 45,22 한 달여를 내내 걷고서야 강가의 황무지에 내던져졌다. 황제의 땅이다. 그 땅을 개간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관리들의 말에 죽을 듯이 일했다. 헐벗은 육체로 감당해야 하는 혹독한 노동에 많은 사람들이 쓰러져 죽었지만, 질.. 더보기
서바이벌의 체계를 척결하라 - 사회적 타살로서의 자살에 관하여 이 글은 [공동선] 2015년 03-04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서바이벌의 체계를 척결하라사회적 타살로서의 자살에 관하여 제5계명, 그 속에 담긴 복잡한 성서적 법현실 ‘살인하지 말라!’ 너무나 단순 명백한 법률처럼 보인다. 누가 살인을 정당하다고 할 수 있겠는가? 아우 아벨을 죽인 카인(창세기 4,8)은 그 살인의 대가로 톡톡한 벌을 받았다. 그런데 성서가 살인을 항상 징벌하는 것만은 아니다. 아들을 죽일 뻔한 아브라함(창세기 22,10)의 이야기는 자칫하면 신 자신이 살인교사자가 될 수도 있었다는 것을 암시한다. 다행히도 이 이야기는 신의 급작스런 제지로 비속살해가 저질러지지 않았음을 전한다. 하지만 .. 더보기
영들로 세일즈하게 하라! 이 글은 한백교회의 2015년 08월 02일에 했던 하늘뜻나누기 원고를 수정 보완하여 《공동선》 124호(2015. 09+10)에 게재되었고, 웹진 《제3시대》 68호(2015. 09. 01)에 재수록되었다. --------------------------------- 영들로 세일즈하게 하라! 영성 마케팅 마케팅학계의 구루라고 불리는 필립 코틀러(Philip Kotler)의 책 《마켓3.0》은 산업사회의 ‘마켓1.0’과 소비사회의 ‘마켓2.0’에 이어 ‘마켓3.0’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고 보면서, 각 시대를 특징짓는 키워드를 각각 ‘이성’, ‘감성’, 그리고 ‘영성’이라고 말한다. 여기서 ‘영성’이라고 함은 기능성이나 욕망을 넘어서 가치를 상품에 담아 판매하는 것이라고 코틀러는 해석한다. 역시 마케팅학.. 더보기
사회적 영성이란 무엇인가 - 신자유주의적 현상들로서의 ‘영성들’과 ‘그것 너머의 영성’ 이 글은 제7회 맑스코뮤날레의 종교세션 의 제1발제 원고로 처음 발표되었고, [공동선] 2015년 7-8월호에 게재되었습니다. 종교분과 자료집을 첨부하였습니다. ---------------------------------------------------------------- 사회적 영성이란 무엇인가신자유주의적 현상들로서의 ‘영성들’과 ‘그것 너머의 영성’ 영성 현상 1990년대 이후 전 세계는 이른바 ‘영성의 물결’에 빠져들고 있다. 2003년 가톨릭성령쇄신봉사회에 따르면 성령체험자들은 개신교와 가톨릭, 정교회를 합쳐 전 세계적으로 약 6억 명이나 된다고 발표했다. 기관의 성격상 이 수치는 다소 과장된 것으로 보이지만, 맥락상 최근 매우 확산되고 있는 영성 현상의 추세를 반영하는 발표라고 할 수 있다... 더보기
"목이 잘린 암탉" - <그을린 사랑>, <마가복음>, 세월호 이야기에서 부활을 성찰하다 이 글은 한백교회 4월 12일 예배(한백교회의 종려주일 예배)의 하늘뜻 나누기 원고를 수정 보원하여 [공동선] 2015년 5+6월호에 기고한 글입니다. -------------------------------------------------------------------------------------------- “목이 잘린 암탉”〈그을린 사랑〉, 〈마가복음〉, 세월호 이야기에서 부활을 성찰하다 김진호_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연구실장 〈그을린 사랑(incendies)〉은 레바논 내전의 비극을 다루는 영화다(2010년 제작. 2011년 국내 상영). 내전의 와중에서 나왈 마르완(Nawal Marwan)이 겪은 비극들, 그리고 그로 인한 그녀의 극한적 고통에 관한 이야기가 영화의 줄거리를 이루고 있다... 더보기
개신교의 배타주의와 타자의 악마화 이 글은 의 두 번째 발제글(2015. 03. 25)입니다. http://www.bulkyo21.com/news/articleView.html?idxno=27892 ------------------------------ 개신교의 배타주의와 타자의 악마화 그리스도교 배타주의의 역사, 그 ‘기원의 신화’에 대하여 배타주의로 인한 혐오스러운 역사와 가장 긴밀한 관련이 있는 종교라면 말할 것도 없이 그리스도교일 것이다. 서기 1세기 초부터 3세기 말까지 지중해 지역에서 문자를 전유한 소수집단의 지식권력이, 절대다수를 점하고 있던 비문자 계층인 대중에게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 추정하기는 어려워도, 빈민들의 천박하고 저속한 종교라는 낙인 아래 사회적 혐오의 대상이 되었던 종교가 이렇게 극적인 반전의 주역이 되었다는.. 더보기
'영원한 일요일', 우리 예배는 가능한가 이 글은 [공동선] 2015년 1+2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영원한 일요일’, 우리 예배는 가능한가 책의 숭배자 나는 한 때 책에 대한 열렬한 숭배자였다. 책 읽기는 즐겁기도 했거니와 세상에 관한 온갖 비밀을 담고 있는 ‘지혜의 창’이기도 했다. 일상의 스케줄 잡기에서 항상 제일 첫 번째 관심은 ‘무엇을 읽을 것인가’에 있었다. 틈만 나면 도서관과 서점을 뒤졌고, 국내외 전문지들을 훑으며 출판동향을 파악하려 애썼다. 둘째는 책 읽는 시간을 최대한 확보하는 일이다. 지금도 다르지 않지만, 이런 저런 일에 많이 분주했던 시절이라 독서 시간은 늘 부족했다. 해서 밥 먹을 때도 책을 보았고, 화장실에서도 책을 놓지 못했다. 한국신학연구소에서 일하던 시절, 시골 산속에서 건물도 없이 가건물에서 업무를 보던 때다... 더보기
성서에 따른 조세 [공동선] 9+10호에 기고한 글입니다. -------------------- 성서에 따른 조세 “성경도 모르는 것들이” 최근 박근혜 정부는 증세안을 속속 발표하고 있다. 담배값을 대폭 인상하겠다는 것이 사실상의 증세임은 의심의 여지없다. 거기에 자동차세나 지방세를 인상하겠다는 계획도 제시되었다. 예상한 대로 반론이 속출한다. 증세 문제는 거의 언제나 조세저항이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 반론들의 요지는 증세 자체가 아니라 그것이 사실상 서민증세의 성격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다른 한편에선 배당소득 증대세제, 근로소득 증대세제, 임대소득 과세 등, 고소득자일수록 유리한 감세안들을 내놓고 있으니 증세안의 설득력이 더 궁색하다. 개신교 성직자들 중 많은 이들은 정책 내용이 어떻든 보수정부의 관점에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