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에세이

‘수상한 평화’에 대한 반대 - 탈냉전 시대 보수주의 개신교의 변화 읽기, 극우에서 중도로 [가톨릭평론] 2018년 9+10월호에 실린 글 ------------------------------- ‘수상한 평화’에 대한 반대탈냉전 시대 보수주의 개신교의 변화 읽기, 극우에서 중도로 ‘6.13 선거’ ‘6.13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보궐선거’(이하 ‘6.13선거’)에서 전통적 보수주의를 대변했던 자유한국당의 실패를 흔히 ‘궤멸적 패배’라고 말한다. 보수주의의 갱신을 주장했던 바른정당 역시 처참한 결과에 직면하기는 마찬가지다. 이 두 정당의 실패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 요인이 동일하지는 않겠지만, 그럼에도 이번 선거결과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요소라는 데 누구도 의심하지 않는 ‘4.27 남・북정상회담’(이하 ‘4.27’)과 ‘6.12 북・미정상회담’(이하 ‘6.12’)과 관련해서 보면 실패.. 더보기
성서, ‘고전’ 혹은 ‘민중의 책’ 이 글은 《죽은 민중의 시대 안병무를 다시 본다》(삼인 2006)의 2부 5장에 수록된 것임 -------------------------------------- 성서, ‘고전’ 혹은 ‘민중의 책’ 1 1972년에 초판이 발행된 《역사와 증언》에서 안병무 선생은 성서를 ‘고전’(古典)의 하나로 보고 있다. 근대 신학적 관점에서 보면 이러한 주장이 그다지 파격적이라고 할 것은 없지만, 근대적 비평학으로 무장한 많은 신학자들은 활판 인쇄술의 발달로 인해 헤아릴 수 없이 많이 출간되는 책들 가운데 ‘하나가 된’ 성서를 어떻게 신학적으로 규정할지에 대해 모호하게 말함으로써 일반 신자들의 신앙에 갈등을 불러일으키지 않았다. 해서 유일무이한 하느님의 말씀을 기록한 것이라는 그리스도인들의 일반적 성서관은 근대 신학으.. 더보기
두 개의 복음, 민중이 은폐된 예수와 민중이 전한 예수 이 글은 《죽은 민중의 시대 안병무를 다시 본다》(삼인 2006)의 2부 4장에 수록된 것임 -------------------------------------- 두 개의 복음, 민중이 은폐된 예수와 민중이 전한 예수 1 안병무 선생은 1979년 〈전달자와 해석자〉라는 흥미로운 글을 발표한다. 실은 이 글은 그 전 해(1978)에 갈릴리교회에서 ‘민중의 설교자’라는 제목으로 설교한 바로 그 원고였다. 설교와 글의 제목이 시사하는 것처럼 예수의 이야기를 민중에게 설교한 전달자가 누구였느냐에 관한 물음을 다루고 있다. 이에 대한 선생의 답은 ‘유랑하는 설교자’이다.실은 이것은 그 어간 사회학을 성서 해석에 적용하는 것으로 독일에서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던 저명한 성서학자 게르트 타이쎈(Gerd Theisse.. 더보기
고통 공감의 열린 공동체를 향해 - 막달라 마리아와 민중 메시아론 다시 읽기 이 글은 《죽은 민중의 시대 안병무를 다시 본다》(삼인 2006)의 2부 3장에 수록된 것임 -------------------------------------- 고통 공감의 열린 공동체를 향해막달라 마리아와 민중 메시아론 다시 읽기 1 “끝끝내 쳐다보기만 해!” 루이제 린저의 소설 《미리암》(현존사, 1988)에 대해 선생은 이렇게 혹평했다. 막달라 마리아의 시선에서 예수 혹은 예수 운동을 읽는 ‘어떤 전범(典範)’ 같은 것을 기대했던 모양이다. 그러나 예수를 그녀의 스승일 뿐 아니라 연인으로까지 묘사하는 소설의 구성상의 과감성은 디테일에까지 관철되지는 않았다. 사제지간이라 하더라도 관계는 상호적일 텐데, 하물며 연인 사이가 어떻게 그렇게 한 편에게만 성찰의 계기로 작동할 수 있다는 것인가. 서로 주고.. 더보기
‘엄마의 계보’에 놓인 역사의 천사들 - 안병무의 ‘민중의 윤리’에 대하여 이 글은 《죽은 민중의 시대 안병무를 다시 본다》(삼인 2006)의 2부 2장에 수록된 것임 -------------------------------------- ‘엄마의 계보’에 놓인 역사의 천사들안병무의 ‘민중의 윤리’에 대하여 1 봄 환절기만 되면 선생은 연례행사처럼 중환자실에 실려 갔다. 그에게 그 해 봄(1995년)은 더욱 혹독했던 모양이다. 열흘이 넘게 그곳에 자신의 몸을 ‘구금’시켜야 했다. 봄이 다 지날 무렵, 선생의 몸의 고통을 헤아릴 영혼이 결핍된 마음의 미성년자인 나는 언제나처럼 한 보따리의 질문거리를 안고서 그를 방문했다. 밖에 다른 손님이 기다리고 있다는 전갈에도 선생은 나와의 대화를 끊지 않았다. 좀처럼 알아차리지 못하는 둔감한 제자에게 어떻게 해서든 하고 싶은 말이 있었던 게다.. 더보기
이름을 불러주기까지는 그들은 ‘꽃’이 아니었다 - 안병무의 ‘오클로스론’ 다시 읽기 이 글은 《죽은 민중의 시대 안병무를 다시 본다》(삼인 2006)의 2부 1장에 수록된 것임 -------------------------------------- 이름을 불러주기까지는 그들은 ‘꽃’이 아니었다안병무의 ‘오클로스론’ 다시 읽기 1 지난 2001년 3월, 40대의 한 남자가 동대문야구장 공중전화부스 옆 쓰레기더미에서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되었다. 보름가량 방치된 것으로 보이는 이 시신은 꿰나 훼손되었다. 그 사이에 어림잡아 7백 명 정도의 사람이 공중전화를 이용한 것으로 보이지만, 누구도 쓰러져 있는 그를 눈여겨보지 않았다. 사후에야 이 남자는 ‘48세의 노숙자 김종식’임이 밝혀졌다. 국졸 학력이 전부인 그는 소작과 날품팔이를 전전하다 노숙자로 전락했고, 영향실조와 추위로 가망 없는 삶을 마감.. 더보기
안병무 다시 읽기_서론 - ‘민중의 죽음’과 안병무를 다시 읽는다는 것 한백교회가 후원하여 만든 책 《죽은 민중의 시대, 안병무를 다시 본다》(삼인, 2006.10)의 서론 ---------------------------- 안병무 다시 읽기_서론‘민중의 죽음’과 안병무를 다시 읽는다는 것 안병무 선생은 1989년 8월쯤에 한 인터뷰에서 그리운 얼굴을 회상해보라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한다. “나는 ‘폭동’을 그리워해요, ‘민중봉기’를! ... 종말론적인 환상이라 할 수 있겠지만, 세상이 완전히 한 번 바뀌는 그런 개벽이 그립지...” 2년 전, 폭발적으로 분출한 이른바 ‘1987의 민중의 광장’을 보면서 “환호, 환호”라고 외쳤고(〈민중사건 속의 그리스도〉, 137쪽), 비록 6공 정부가 집권함으로써 그 광장의 정치가 일시적인 카니발에 지나지 않은 것으로 귀결됐을지라도, ‘5.. 더보기
자발적 유민과 비자발적 유민 - 박근혜 정부의 노동개혁안에 대한 신학적 비판 [프레시안 북스]에 게재된 에리히 프롬의 [너희도 신처럼 되리라]의 서평을 수정보완하여 나의 책 [산당들을 폐하라 - 극우적 대중정치이 장소들에 대한 정치비평]에 수록 ------------------------ 자발적 유민과 비자발적 유민박근혜 정부의 노동개혁안에 대한 신학적 비판 유대 사람도 그리스 사람도 없으며, 종도 자유인도 없으며, 남자와 여자가 없습니다. 여러분 모두가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그리스도께 속한 사람이면, 여러분은 아브라함의 후손이요, 약속을 따라 정해진 상속자들입니다.―〈갈라디아서〉 3.28~29 2005년 조사된 인구센서스에서 그 이전 10년간의 종교인구변동에 관한 결과는 종교계에 커다란 충격파를 주었다. 불교는 조금 늘었고(3.9% 증가), 개신교.. 더보기
“힐링을 사수하라” - ‘광신도 현상’에 대한 공공신학적 문제제기 SBS그것이알고싶다 제작진이 방영 1000회를 기념하여 엮은 책 [그것이 알고 싶다](엘릭시르, 2015)에 실린 글.---------------------------------------- “힐링을 사수하라”‘광신도 현상’에 대한 공공신학적 문제제기 ‘광신도들’ 아직 젊었을 때 그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나는 모른다. 다만 비문이 거의 없는 깔끔한 문투를 보면 필시 그는 글과 익숙한 일을 했던 사람임을 추정할 수 있다. 1940년대 태생의 남자가 글과 익숙한 일을 했다면 아마도 그는 당시로선 꽤나 엘리트층에 속했던 사람일 것 같다. 그의 아들은 목사고, 딸은 미국에서 박사를 받았다. 그리고 사위도 목사로 서울에서 제법 큰 교회를 담임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그는 두 자녀와 사위의 신앙심을 의심하고 있고,.. 더보기
그들도 ‘하느님의 백성’이다 한백교회 2018.04.01자 하늘뜻나누기를 수정보완하여 [공동선] 2018.07+08에 수록됨. ----------------------------- 그들도 ‘하느님의 백성’이다 2014년 박종린 선생을 주인공으로 다룬 자우녕 작가의 다큐영화 〈옥희에게〉에서 최고의 장면은, 나의 주관적 생각에는, 4분32초부터 5분18초까지 나온 두 번째 씬이다. 박종린 선생이 동네산책하는 장면이다. 내가 보기엔 이 장면은 이 영화의 시작이자 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생이 아침밥을 해 드시고 나서, 동네 산책을 나가는 40여초 정도의 장면이다. 선생은 지팡이를 짚고 대문을 열어3 골목으로 나온다. 몇 걸음을 걷자 선생 뒤편 붉은벽돌담 아래편의 하얀색 시멘트 담장에 광고 한 장이 보인다. 전화번호와 함께 ‘이사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