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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리부팅 바울]의 추천사를 써 준 두 분의 글. 두 분께 감사드립니다.

[리부팅 바울]의 추천사를 올립니다. 특히 이재원 교수님은 분량 때문에 부득이 내용이 일부 잘렸기에 여기에 전문을 올립니다. 두 분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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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택광 교수의 추천사

 

신학자가 철학자에게 대화를 건네는 책. 바울을 통해 새로운 정치의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바우디와 아감벤의 논의에 민중신학의 관점에서 개입하는 의미심장한 작업이다. 무엇보다도 두 철학자가 간과한 바울의 장소성을 짚어냈다는 점에서 흥미를 자아낸다. 이 장소성이야말로 바울의 논의에서 실천성의 실마리를 찾아낼 수 있는 중요한 지점일 테다. 왜 지금 여기에서 바울인지 또는 바울이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캐묻는 수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아가서 바울을 중심으로 파악할 수 있는 구체적 실천의 장소성에서 바울의 현재성을 추적하려는 시도가 관심을 잡아끈다. 따라서 이 책은 단순하게 바울의 텍스트를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바울이 수행한 투쟁의 장소성으로 귀환시켜 의미를 되묻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그것도 최근 바우디와 아감벤으로 대표되는 바울에 대한 서구 철학의 논의를 출발점으로 삼아서 한국 민중신학의 문제의식에서 이미 제기되었던 입장을 확대하고자 분투한다. 기독교 신학이 어떻게 정치적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지 훌륭하게 보여주는 것이 바울 연구일 것이다. 이 책은 명민한 눈으로 전 지구적 차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바울 연구의 핵심을 꿰뚫으면서 서구의 시선으로 미처 파악하지 못한 인식의 단층을 찾아내고 있다는 점에서 충분한 가치를 지닌다고 하겠다.

 

 

 

이재원 교수의 추천사 

 

 

[리부팅 바울]은, 오늘날 교회와 신학의 일상적인 지배담론 속에 널리 깔려 있는 바울 대신에 1세기 로마제국 내의 유대 회당 공동체 주변부라는 구체적인 현장 속에서 활동했던 바울의 실천과 신학을 저자의 독창적이고 통찰적인 민중신학적 관점에서 새롭게 재해석한 탁월한 시도다. 저자는 지배/권력과 배제/박탈 체계에 주목하는 사회문화비평적, 민중론적 시각으로 바울시대를 넘어 오늘날의 세상과 민중을 함께 읽어내고, 의인론을 비롯한 바울의 주요 담론들로부터 예상치 못한 저항담론의 성격을 밝혀낸다. 이 책은 서구의 소외 새로운 자유주의적 바울 해석과 최근의 급진적, 철학적 바울 해석과 교감하면서도 그들의 한계를 민중신학적 해석으로 뛰어넘는 “낯선” 바울 읽기의 새로운 도전이다. 

세계의 중심부에서 밀려오는 낯선 자본, 낯선 문화, 낯선 언어에 열광하는 한국사회와 교회는, 그리하여 구조적으로 폭력적으로 철저하게 그 존재자체가 짓밟히고 있는 오늘날의 민중과 비슷한 처지에 있었던 그 당시의 민중을 예수처럼 끌어안고자 했던 낯선 바울을 이제 만나야 할 때가 아닐까? 이 책은 바로 그 만남을 위해, 나아가 서울 한복판에서 해방의 구원을 향한 새로운 실천을 바울과 함께 고민하게 하는 보기 드문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