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인이란 어떻게 사는 자인가? 이 글은 [당대비평] 13(2000 겨울)에 처음 게재되었고, 이듬해 출간된 나의 책 [반신학의 미소]에 재수록된 것입니다. ---------------------------------------------------------------- 지식인이란 어떻게 사는 자인가? 표구사에 부탁한 그림 액자가 배달됐다. 제법 커서, 그 무게를 감당할 만큼의 큰못을 벽 속 깊이 박아야 했고 천장에서 꽤나 여유 있게 위치를 잡아야 했다. 다음 순서는 못을 박는 것. 펜치로 단단히 고정시킨 후 대가리를 망치로 내려친다. 그런데 벽에 약간 흠집을 냈을 뿐 못은 아직 자리를 잡지 못했다. 조금 강도를 높이면서 수차례를 반복했다. 하지만 정확한 조준이 안 된 탓에 구멍은 깊어지기보단 커지기만 했다. 아무튼 어찌어찌해서 기어.. 더보기 이전 1 ··· 524 525 526 527 528 529 530 ··· 67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