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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한국 기독교, 지금이 성찰의 기회다 이 글은 [아웃사이더] 12호(2003. 3-4 합본)에 실린 글입니다. ---------------------------------- 한국 기독교, 지금이 성찰의 기회다 1 미국의 대 이라크 공격이 시작됐다는 뉴스를 접하면서 나는 이 글을 쓰고 있다. 개전을 선언하는 기자회견에서 미 대통령 부시는 이 전쟁은 이라크 국민이 아닌 후세인 개인을 제거하기 위한 전쟁임을 분명하게 말하였다. 문뜩 알카에다와 빈 라덴을 제거하기 위한 전쟁에서 아프간의 사상자가 얼마였는지 알고 싶어졌다. 인터넷을 대충 뒤졌는데 내 둔한 실력 탓인가 그것에 관한 정보는 보이질 않았다. 다만 8백만에서 1천만 명에 이르는 아프간 난민이 발생했고, 그들의 삶은 죽음보다 결코 낫지 못하다는 기사를 읽을 수 있었다. 앨빈 토플러는 최첨단 .. 더보기
기다림과 들음 - 종교교육의 공교육화를 향한 하나의 제안 이 글은 '희망제작소 우리시대 희망찾기 프로젝트'의 교육 분과팀이 만들어낸 [교육문화, 환상과 두려움을 넘어서](2007.11 출간)에 종교교육 분야의 글로 수록된 글입니다. ---------------------------------------- 기다림과 들음종교교육의 공교육화를 향한 하나의 제안 부재한 공론의 장 6학기의 대학채플 이수를 의무화한 학칙으로 인해 학위수여가 거부된 학생이 자기가 속한 사립대학의 종교교육이 종교의 자유에 관한 헌법을 위반한 것이라는 소송을 제기한 적이 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대학채플은 복음 전도나 종교인 양성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진리・사랑에 기초한 보편적 교양인 양성을 지향하는 것이며, 또 목사가 집전하는 예배만이 아니라 강연, 드라마 등 다양한 형식을 취하고.. 더보기
한국교회의 선교, 이제 성찰의 시간이다 이 글은 분당샘물교회의 단기선표팀의 아프간 피랍사태를 맞아 [연세대학원신문] (2007.9)에 게재된 것입니다. ------------------------------ 한국교회의 선교, 이제 성찰의 시간이다 피랍 초기, 한 명이 사살되었다는 소식을 듣던 날 나는 피랍자가 되어 생명의 위협을 받는 꿈을 꾸었다. 그날 새벽 식은땀을 흘리며 잠에서 깬 나는 생각의 균형을 잃어버렸다. 격앙된 심정에서 교회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고 말았다. 몇 시간 후 이메일 한 통을 받았고, 나는 얼른 그 글을 삭제했다. 이후 한동안 약간의 수면 장애를 겪었다. 밤마다 이 사태에 대한 기사들을 읽어야 했기 때문이다. 목사로서, 민중신학자로서 뭔가를 말해야겠기에 정보를 검색하고 생각을 정리해야 했던 것이다. 그리고 공적으로 몇 번.. 더보기
바울의 의인신학, 그의 예수 따라 하기 이 글은 [공동선] 2008년 3월호 특집 원고로 게재된 것입니다. ----------------------------- 바울의 의인신학, 그의 예수 따라 하기 갈릴래아의 예수와 그이를 따르던 일단의 유대인들이 시작한 운동이 팔레스틴 경계를 넘어 지중해 서부 지역으로 전파됐다. 바울을 포함한 초기의 해외 선교 주역들은 주로 디아스포라 유대인 공동체 언저리에서 활동했지만, 현저히 다른 사회생태적 맥락 속에서 예수운동을 이어갔다. 이들을 통해 예수운동은 팔레스틴에서 지중해 근방의 시리아와 소아시아 그리고 남유럽 지역으로, 유대 문화권에서 헬레니즘 문화권으로, 그리고 시골에서 대도시로의 공간이동에 성공할 수 있었다. 이러한 사회생태적인 뚜렷한 차이는 후속 예수운동이 원예수운동과는 상당히 다르게 형성되었으리라는.. 더보기
두더지의 보편성 - <신의 길 인간의 길>을 둘러싼 논쟁에 대한 하나의 논평 한백교회 2008년 7월 13일자 하늘뜻나누기 원고를 수정보완한 것이고, 감청 웹진 [그루터기]에 기고된 글. --------------------- 두더지의 보편성〈신의 길 인간의 길〉을 둘러싼 논쟁에 대한 하나의 논평 전화 수화기를 통해 전달되는 그의 목소리에는 약간의 떨림이 있었다. 처음 들은 목소리지만 톤이 조금 ‘업’된 듯하고, 어색하게 기어들어가는 발성으로 봐서는 많이 긴장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끝이 살짝 올라가며 단호하게 맺는 어법은 분노의 표현인 듯하다. 목이 쉰 것이 오래된 느낌은 ‘목사구나!’ 하는 의혹을 자아냈다.필경 그는 몹시 어려운 전화를 한 것 같다. 내면으로부터 솟구치는 주체할 수 없는 분노가 있었음에도, 이런 방식의 말 걸기가 너무 낯설었던 것이 아닐까. 아무튼 그는 내.. 더보기
타인의 고통으로 지은 체제는 오래 지속된다고 해도 그 죽음의 냄새는 지워지지 않는다 [계간 당대비평]의 전 편집위원들이 단행본 기획서 출간 모임으로 개편하여, 계간지 대신 기획서를 내기로 했습니다. 2007년에 [더 작은 민주주의를 상상한다]를 일종의 준비호처럼 내었고, 다음호부터는 '당비의 생각'이라는 연속기획서 성격의 시리즈를 만들어 그 첫번째 책으로 [광장의 문화에서 현실의 정치로](산책자, 2008.7)를 발간했습니다. 아래 글은 이 책에 수록된 제 글입니다. ----------------------------------------------------- 타인의 고통으로 지은 체제는 오래 지속된다고 해도 그 죽음의 냄새는 지워지지 않는다 쉬볼렛, 이 말에는 죽음의 냄새가 풍긴다 기원전 13세기에서 11세기 사이, 그러니까 이스라엘이 부족연맹체이던 시절에 있었던 일이다. 이 연맹체.. 더보기
머리글_ 수치스런 선교, 성찰의 가능성은 있는가 이 글은 [무례한 복음 - 한국 기독교의 선교 그 문제와 대안을 성찰한다] (산책자, 2007)의 머리글로 쓰인 글입니다. ---------------------------------- 머리글: 수치스런 선교, 성찰의 가능성은 있는가 아프간 피랍사태 이후, 그 사건이 남겨놓은 논점들에 대한 비판적 성찰은 오늘 우리 시대의 중요한 숙제의 하나가 되었다. 그 중 기독교의 (해외)선교 문제는 기독교 내부 뿐 아니라, 교회와 국가, 교회와 시민사회, 나아가 교회와 국제사회의 정치적 합의를 요청하는 문제임이 드러났다. 그것은 선교의 수행이나 효과가 순수 종교적 문제임을 넘어 국가적이며 전 지구적인 차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공중파 방송과 전국일간지를 포함하여, 다양한 매체들이 기독교의 선교를 다루기 시작했다. 인.. 더보기
성서를 읽는다는 것은 마음에 성찰의 기록들을 새기는 것 이 글은 신학아카데미 탈/향의 '역사와 반역사 - 인물로 보는 성서' 첫번째 강의원고 더보기
나쁜 피 - 저들의 폭력 배후에는 '텅 빈 양심' 밖에는 없다 이 글은 2009년 8월 2일 한백교회의 하늘뜻나누기 원고로 쓰였고, 수정 보완하여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의 [웹진 제3시대](2009.8.11)에 재수록. 이를 다시 수정보완하여 [산당들을 폐하라 - 극우적 대중정치 장소들에 대한 정치비평]에 수록 --------------------------------------------- 나쁜 피 저들의 폭력 배후에는 ‘텅 빈 앙심’밖에는 없다 기드온은 가나안 중부 이북의 이스라엘 부족들 사이에서 유포됐던 영웅설화의 주인공이다. 므낫세, 납달리, 잇사갈, 즈블론 부족 등은 부족연합 시대 이스라엘 가운데서 변두리 부족들이지만, 사사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성서의 여느 영웅들을 압도하는 걸출한 스타임에 분명하다. 「사사기」에 나오는 다른 이들보다 분량도 길게 다루어져 .. 더보기
그것은 광장이 아니다 - '광화문 광장'에 관한 하나의 문제제기 이 글은 '그 광장에는...'이라는 제목으로 한백교회 2009년 9월 6일 하늘뜻나누기 원고로 처음 쓰였고, 이를 수정 보완하여 [웹진 제3시대] (2009 09 06)에 게재된 것이다. ------------------------------ 그것은 광장이 아니다 ‘광화문 광장’에 관한 하나의 문제제기 오므리 왕조 말기, 이스라엘은 급속도록 와해되고 있었다. 전국적으로 심한 기근이 일었다. 빈민들은 굶주리고 빚에 쪼들리고 노예로 끌려갔다(「열하」 4,1~4).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속국들이 반란을 일으켰다. 특히 모압국의 반란은 이스라엘에 큰 상처를 입혔다(「열하」 3장). 하지만 한때 시리아-팔레스티나를 주도했던 제국은 이 반란을 제압할 군사력이 소진되었다. 그뿐이 아니다. 지역의 패권을 놓고 경쟁하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