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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게임 같은 전쟁의 시대, 소비되는 타인의 고통 - 폭력의 일상화에 대한 민중신학적 고찰 이 글은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가 개설한 신학아카데미 탈/향 2005년도 상반기 강좌인 '위기의 시대 위기의 신앙, 민중신학은 말한다'(2005.4.12~5.24. 8주동안 진행. 강사: 양권석, 이영미, 최형묵, 황용연, 김진호)에서 내가 강의한 두 강의 중의 하나로 저술된 것인데(이 강의는 2005.4.12에 있었다), 그 원고를 다듬어서 [제2의 종교개혁과 민중신학. 임태수교수 퇴임논문집] (한들, 2007)에 수록하였다. -------------------------------- 게임 같은 전쟁의 시대, 소비되는 타인의 고통폭력의 일상화에 대한 민중신학적 고찰 전쟁의 일상화 고대의 전쟁에서 기본 병기는 칼과 창이었다. 병사들은 적의 얼굴을 마주대하면서 무기를 휘둘러야 했고, 제압하려면 그의 몸둥이.. 더보기
'성화된 양심'은 없다 - 우리 시대 '양심의 도구화'에 대한 하나의 문제제기 이 글은 [황해문화] 51(2006 여름)에 게재되었던 글입니다. ------------------------------------ ‘성화된 양심’은 없다우리 시대 ‘양심의 도구화’에 대한 하나의 문제제기 발저 논쟁―기억과 양심의 도구화를 비판하는 하나의 전거 수년 전 마르틴 발저(Martin Walser)가 쓴 소설 󰡔유년시절의 정체성󰡕을 탐독한 이후 몇 달간 나는 그의 소설들에 푹 빠져 있었다. 이 소설의 번역자 권선형 선생이 쓴 한 편의 논문이 계기가 되어, 이름도 생소했던 작가에 대한 탐구는 시작되었다. 그래봤자 독일어의 문맹자가 읽을 수 있는 그의 작품은 두 권뿐. 해서 얼마 되지 않아 발저에 관한 연구논문들로 관심이 옮겨갔다. ‘발저 논쟁’이라는 생소한, 기억과 양심에 관한 논쟁을 알게 된 것.. 더보기
동서대, 성서, 민중신학 - 오늘 우리는 성서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 2007년 1월 15~16일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가 주최한 ‘신학댓거리여행’에서 발표한 원고. 이 댓거리여행 강연원고 세 편이 모두 [기독교사상] (2007.2)에 게재됨. ----------------------------------- 동시대, 성서, 민중신학오늘 우리는 성서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 성서는 자아의 거울? 이러저러한 신앙 교육의 강사로서 참여한 지도 어언 20년이 되어 간다. 그간 했던 강의 원고 프린트는 폭 85센티 짜리 책장 두 줄을 가득 채우고도 남는다. 물론 프린트된 것은 거의 대부분 성서에 관한 것이다. 초기의 것들은 타이핑을 하여 자료집 형식으로 보관되었는데, 그중 상당수는 유실되어 없으니 실제로는 더 많을 것이다. 그 외에 나의 신약학 분야 석사 학위 논문도 강의 원고를 발전.. 더보기
테러리즘, 복수의 정치학, 그리고 거래되는 고통 이라크에서 김선일 씨가 테러리즘의 희생자가 되는 일이 벌어졌다. 잡지 기획자로서 이 문제를 그냥 넘길 수가 없었다. 문부식 김보경 선생과 함께 기획한 책이 [아부 그라이브에서 김선일까지] (생각의 나무, 2004)이다. 매우 완성도 높은 기획서라고 생각하지만, 안타깝게도 폭넓게 읽기는 데는 실패하였다. 그 책에 수록된 나의 글이 이다. -------------------------------------- 테러리즘, 복수의 정치학, 그리고 거래되는 고통 복수심 복수심에 불타는 한 남자가 있다. 그는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해 윤간당한 아내의 몸둥아리를 토막내어 이스라엘 전 부족에게 보냈다. 응징을 명분으로 전쟁이 벌어졌다. 많은 이들이 학살당했고, 많은 이들의 운명이 계획에 없던 폭력의 소용돌이에 휩싸여 버렸.. 더보기
고통의 치환, 그 가학성의 근거에 대하여 이 글은 [불안의 시대 고통의 한복판에서] 당대비평 2005년 신년특별호 (생각의 나무, 2005)에 수록된 글입니다. --------------------- 고통의 치환, 그 가학성의 근거에 대하여 2005년을 얘기하고자 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른 단어는 ‘고통’이었다. 연두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은 ‘경제도약’을 말하고, 몇 년째 실직의 상황을 면치 못하고 있는 후배는 학부모가 되는 설렘을 ‘부활’이라고 표현했는데, 신년벽두부터 나를 지배한 것은 이런 불길한 상념이었다. 아마도 지난 기억을 나름대로 반추한 결과일 것이다. ‘기억’이란 게 과거를 소재로 회상 작업을 하는 것임에도 기억하는 순간의 현재 상태에서 재구성되는 것이니 만큼, 연초부터 부실한 몸으로 병원을 드나들었던 게 상념의 불길함에 주요하게 작용.. 더보기
예수를 만나려면 예수를 죽여라 - 바울로라고 하는 사울과 바르예수의 이야기 이 글은 신앙인아카데미가 발행하는 [맘울림] 24호(2009.3)에 게재된 글로, 곧 출간될 나의 책('인물로 보는 성서', 가제)에 수록될 것입니다. --------------- 예수를 만나려면 예수를 죽여라 바울로라고 하는 사울과 바르예수의 이야기 1 텍스트가 존재하기 이전에는 저자(잠재적 저자)만이 실재한다. 그(녀)가 글을 씀으로서 비로소 텍스트는 이 세상에 탄생하게 된다. 즉 저자는 텍스트의 내용과 형식을 창조한 존재다. 그런 점에서 저자와 텍스트간의 관계는 창조주와 인간 사이의 관계와 비유될 수 있다. 그러나 구조주의 비평이론가인 롤랑 바르트(Roland Barthes)는 ‘저자의 죽음’을 선포한다. 그것은 무엇보다도 저자만이 텍스트 의미의 유일한 능동적 주체라는 관점에 대한 항의라 할 수 있.. 더보기
불타는 몸들의 강요된 침묵, 그것은 나의 욕망인가 - 2009년의 죽음들, 그 기억의 비대칭에 대하여 이 글은 당대비평 기획위원회 엮음,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자의 죽음. 당비생각4] (산책자, 2009.12)에 결론으로 수록된 글입니다. 이 책의 목차는 아래와 같습니다. 글은 목차 아래 첨부되어 있습니다. --------- 포토 에세이_이상엽 / 김흥구 / 조습 들어가며: ‘당비의생각’ 3권을 기획하며 _서동진 1부 ‘애도’에 대한 질문 ‘정치’적 죽음, ‘역사’적 죽음, 정치의 죽음 _엄기호 더 이상 아름다운 순교자는 없다: 우리는 노무현을 지키지 못해 미안해야 하나? _김원 죽음과 생존을 묻다: 애도, 우정, 공동체 _권명아 ‘종교’가 되어버린 광장의 애도에 대하여: 우울증의 스펙터클, 혹은 집합 의례로서의 애도와 추모 _정용택 무덤은 핑계였다: 원한과 연민의 정치에 대한 명상 _김성태 구술 드로.. 더보기
대형교회가 추구하는 인간적 삶, 그 삶의 미학은 불온하다 [우리신학](2009)에 실린 글 --------------------------------- 대형교회가 추구하는 인간적 삶, 그 삶의 미학은 불온하다 제작 년 말쯤 한 술자리에서 소설가이자 번역가이고 대학강사인 모씨는 요즘 대학생들이 ‘너무 착하다’고 말했다. 선생의 말을 지나치게 잘 듣고, 착실하고 성실하게 행동하는 티가 역력하단다. 자기를 사적으로 방문할 때면 반드시 뭔가를 사 들고 오고, 예의바른 말을 아낌없이 내놓는다고 한다. 게다가 그녀를 가장 당혹하게 한 것은, 제일 존경하는 사람이 자기 아버지라고 선뜻 대답하는 것이었다. 해방세대, 전후세대, 민주화세대 등, 아비는 친일파였다거나 공산주의자였다거나 독재의 공모자였다는 등의 오명을 저주했던, 끊임없이 이어지는 근대한국의 위기 이후 세대는 이른.. 더보기
고통의 현장에서 예수 찾기, 과연 가능한가 이 글은 [경향잡지] (2009년 4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 고통의 현장에서 예수 찾기, 과연 가능한가 얼마 전 의학계에서 최근 모색되고 있는 하나의 동향에 관해 들었다. 질병의 원인 제거에 관심을 가져온 전통적인 치료 방식보다는 환자의 고통 자체에 주목하는 연구와 임상이 새롭게 주목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비슷한 맥락의 문제제기가 철학에서도 있었다. 철학이 인간의 고통에 대한 직접적인 문제의식을 회피하고 상아탑의 학문으로 남아 먼 곳에서만 고통을 관조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반성이다. 하여 고통의 현상학에 주목하는 철학, 나아가 고통에 관한 철학적 임상학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또 사회학에서도 고통 자체를 사회학.. 더보기
성공주의에 잠식된 영혼 - 삼성을 '다시' 생각한다 [기독교사상] 2010년 4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김용철 변호사가 쓴 [삼성을 생각한다]가 일으킨 사회적 반향에 즈음해서 우리 마음 속에 들어가 있는 내면의 삼성에 관한 물음을 이야기하고 있는 글입니다. 한겨레 신문에 소개글이 있어 기사 링크를 해 놓았습니다. http://www.hani.co.kr/arti/culture/religion/415017.html --------------------------------- ‘성공주의’에 잠식된 영혼삼성을 ‘다시’ 생각한다 ‘이건희 제국’은 우리 ‘안’에도 있다 2005년 8월, ‘안기부 X파일’이 공개된 바로 그 무렵, 한 계간 잡지는 삼성을 특집 주제로 다루면서 ‘삼성공화국’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였다. 제3공화국이니 제5공화국이니 하는 용어가 일종의 ‘군대공..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