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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여의 시선’으로 공공성의 인문학을 꿈꾸다
다음은 이 책의 보도자료의 일부와 목차입니다
지구화 시대 공공성의 위기와 청(소)년
지구화의 폭력적인 확산으로 근대적 민주주의의 제도들이 도처에서 위협을 받고 있다.
그것은 근대적인 공공성의 위기를 의미한다.
최근 공공성 논의가 부각되는 것은 이런 맥락을 갖고 있다.
이 책은 지구화라는 길고 복잡한 터널에 진입하여 방황 중에 있는 한국사회의 공공성의 문제를 다룬다. 특히 지구화로 인한 공공성의 위기를 가장 격렬하게 몸으로 체현하는 연령적 계층인 청(소)년에 집중하는, 한국적 공공성의 인문학을 모색한다.
잉여와 잉여짓, 청(소)년의 고통과 저항은?
지구화 시대 공공성의 위기로 청(소)년은 아무것도 보장되지 않는 불안한 미래에 몸을 저당 잡혀 현재를 고통과 혼란 속에서 살아간다. 그러는 가운데 많은 청(소)년은 쓸모없는 존재로 낙인찍힌 자, 곧 잉여가 되고 있다. 또한 잉여로 전락하지 않은 청(소)년들도 그들의 많은 행동들이 잉여짓으로 분류되는 고강도 규율 아래 놓여 있다.
자원화될 수 없는, 쓸데없는 짓으로 낙인찍힌 행동들을 해서는 안 되는, 오직 스팩 쌓기 머신이 되어야 하는 청(소)년, 그들의 고통과 저항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다.
제1부는 이러한 청(소)년의 고통을 다룬다. 청(소)년의 자기 진술을 듣고, 그 배후를 추론하여, 지구화 시대의 공공성의 위기의 맥락과 연결시켜 해석하는 것, 이것이 제1부의 목적이다.
제2부와 3부는 청(소)년의 저항을 다룬다. 제2부에서 다루고자 하는 저항은 잉여짓을 적극적으로 재전유하는 청(소)년의 창조적인 행위들에 관한 것이다. 쓸모없는 것을 쓸모 있는 것으로, 무의미한 것을 의미있는 것으로 재전유하기 위해 그들은 자신을 지배하고 있는 체제의 질서로부터 탈주를 감행한다. 제2부는 그러한 탈주, 탈주체화의 기록들이다.
제3부는 그러한 저항을 제도화하는 시도들을 다룬다. 즉 재주체화의 기록들이다. 그 과정은 때로는 기성의 제도를 개혁하는 실천의 동력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기성 제도를 더욱 강화하는 것이 되기도 한다. 제3부는 이렇게 두 가지로 나뉠 수 있는 저항의 양면을 점검해보는 글들을 모았다.
기획 과정
이 책은 한신대 평화와공공성센터가 주최하고,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와 우리신학연구소가 주관하여 2010년 11월에 3회에 걸쳐 진행한 평화와공공성 콜로키움을 발전시켜 단행본으로 펴낸 것이다.
백소영 이화여자대학교 HK 연구교수와 김진호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연구실장이 기획주관을 맡아, 콜로키움에서 발표된 4편의 글을 수정 보완하고, 추가로 8편의 글을 청탁하였다.
백소영 외에, 인류학자 엄기호, 신학자 구미정, 문화기호학자 김수환 외 10명의 필자가 참여해 12편의 글을 기고했다.
그리고 출간일에 맞추어 필진의 일부가 다시 모여 비공개 집담회를 열어 향후 작업에 관한 논의를 진행하였다.
책의 외연. 공공성의 인문학이라는 기획에 대하여
공공성에 관한 논의가 학계의 여러 분야에서 심심치 않게 제기되고 있다.
이 책의 기획진과 주관 단체인 두 연구소(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우리신학연구소)는 공공성에 관한 여러 논의들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면서 이 책의 방향과 향후 공공성 담론의 방향에 대해 잠정적인 논점을 제기한 바 있다. 그리고 그것을 한국적인 공공성의 인문학이라고 이름 붙였다.
기존의 공공성 담론은 지구화 시대의 위기를 공공성의 위기의 관점에서 다룬다.
하지만 우리는 공공성의 위기라는 말은 부정적이면서 긍정적임에 주목한다. 즉 공공성의 위기는 근대 민주주의의적 기획의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위기에 빠뜨린다. 그런 점에서 공공성의 위기를 다루는 공공성의 인문학은 근대 민주주의적 기획을 넘어서는 새로운 공공성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탈근대적인 인문학적 시도이다.
한편 공공성 담론은 국가와 종교, 국가와 시민사회 등과 같은 거시적 주제를 중심으로 공공성의 위기와 대안을 물었는데, 우리의 공공성의 인문학은 구체적인 위기의 현상 읽기에서부터 물음을 시작하고자 했다.
이 책이 청(소)년을 말하고, 그들로부터 잉여짓에 관해 청취한 것은 바로 이런 문제의식에 기인한다. 이것은 인류학적 연구나 문화연구 등에서 이미 시도해온 것이다. 하지만 이 논의들은 공공성에 관해 묻지 않았다. 반면 공공성 논의는 미시현장의 소리를 연구의 출발점으로 삼지 않았다. 반면 이 책은 이 두 별개의 논의를 공공성의 인문학적 시각에서 연결시키고자 하였고, 그런 점에서 우리의 공공성의 인문학은 중범위 연구라고 할 수 있다.
또한 현장의 구체적인 문제에서 한국 사회의 공공성의 위기를 살피는 작업은 우리의 공공성의 인문학이 한국의 지역학적 문제의식과 맞물려 있음을 뜻한다.
한국적 공공성의 인문학의 문제의식을 우리는 이 책에 한정하지 않고 더 발전시켜 다룰 예정이다. 곧 이 책은 그 첫 번째 모색이다.
향후 계획에 관해 이 책의 기획진은 생각을 다듬고 있는 중이다.
목차
머리글 연규홍 새로운 세계를 향하여
제1부_고통
백소영 ‘잠재성’을 ‘잉여’라 부르는 세상에서
엄기호 이것은 우리 잘못이 아냐!―세 청년의 이야기
제2부_저항, 하나. 제도에 흠집내기
백소영 청(소)년의 패러디 문화, 잉여짓 혹은 잠재적 혁명성?
김수환 너희가 ‘병맛’을 아느냐?―웰 컴 투 더 <이말년 월드>
엄기호 학생들과 무슨 글을 어떻게 쓸 것인가?―고백에서 증언으로의 전환
구미정 ‘김예슬 선언’에 나타난 엑소시즘―지구화 시대의 시장 귀신 내몰기
김강기명 청(소)년, 그리고 몰락의 정치―홍대 앞 두리반과 청(소)년의 집합행동
제3부_저항, 둘. 제도를 창안하기 또는 포섭하기
이규원 촛불과 팬덤―팬덤의 정치화 또는 정치의 팬덤화
유승태 단기 선교와 자발적 섬김―지구화 시대 개신교의 주체화 형식
경동현 카리스마 운동이 추구하는 신앙과 공공성―지구화 시대 천주교의 주체화 형식
정용택 자기를 이야기하는 청(소)년, 세계와 적대하는 인간
맺음글 김진호 ‘잉여의 시선’으로 공공성의 인문학을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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