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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역사의 바울을 찾아서_07 : 비로서 선교거점이 생기기까지 - 필리피에서 코린트까지 [가톨릭평론] (2024 가을호)에 실린 글-------------------------------------------------비로소 선교거점이 생기기까지필리피에서 코린트까지   테살로니키에 이르다 필리피에서 급히 빠져나온 바울 일행은 에그나티아 가도(Via Egnatia)(1)를 따라 무려 160km나 떨어진 도시 테살로니키에까지 다달았다. 그 사이 암피폴리스와 아폴로니아를 지났다. 그 먼 거리를 쉬지 않고 갔을 리는 없을 테니 아마도 이 두 도시에서 하루쯤 묵었을 법하다. 필리피에서 암피폴리스까지, 암피폴리스에서 아폴로니아까지 거리가 각각 53km와 48km이고, 아폴로니아에서 테살로니키는 60km니 하루거리를 꽉 채운 곳에 이 도시들이 있다. 아무튼 바울 일행의 숨 가쁜 행보는 추적자들을 염두에.. 더보기
역사의 바울을 찾아서_06 : 민중사역자, 민중사역에 실패하다 - 필리피의 바울(2) [가톨릭평론] (2024 여름호)에 실린 글--------------------------------------------민중사역자, 민중사역에 실패하다 필리피의 바울(2)   소아시아의 갈라티아 지역 선교를 하면서 바울은 복음이 누구에게도 차별없이 선물처럼 주어지는 것임을 주장했다. ‘자존적 이스라엘 남성만이 복음의 수혜자가 되는 자격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니다, 신은 누구에게도 벽을 만들지 않았다, 율법을 몰라도, 율법 수행을 날마다 하지 않아도, 율법 준수를 상징하는 표식(할례)을 몸에 남기지 않아도 신은 그들을 의롭다고 보아준다’,라고. 갈라티아의 이스라엘계 이민자들의 회당에서 바울은 이런 말을 했던 것 같다. 바울에 분노한 이들도 있었지만, 환호한 이들도 적잖았다. 환호한 이들 중에는 재건되고 있.. 더보기
역사의 바울을 찾아서_05 : 필리피의 바울(1) [가톨릭평론] 2024년 봄호에 실린 글----------------------------필리피의 바울(1)  아나톨리아의 밖으로 바울은 갈라티아 지방의 도시들에서 이스라엘계 회당들을 방문했다. 아직 그리스도운동은 이스라엘 종교권 내에서 일어난 하나의 분파였다. 회당 안에는 이스라엘계 신앙운동들이 무수히 등장했고 때로 치열한 경합을 벌이면서 공존했다. 그리스도파도 그중 하나였다. 특히 시리아의 안티오키아에서 만개한 이 분파는 여러 예수운동 중 가장 활발했고 가장 견고한 지역 기반을 구축했다. 그리고 바르나바 선교팀의 아나톨리아(소아시아) 선교는 이 분파의 운동이 본격적인 확산을 모색하게 되었음을 의미했다.바울은 바르나바가 이끄는 선교팀의 일원이었다. 여기에는 예루살렘계 예수파 인사도 동행했다. ‘마가라고.. 더보기
제주평화신학포럼이 추구해야 할 기억의 정치, 세 가지 제2회 제주평화신학포럼(2024 09 08~10)의 기조발제 원고. 장소는 제주 표선의 '유채꽃프라자'다. 나의 짧은 제주살이에서 제일 훌륭했던 풍경이 돋보였다. 입구 양편으로 길게 뻗어 있는 '가시리 길'은 유채꽃프라자의 풍경이 무색할 만큼 훌륭했다.-----------------------제주평화신학포럼이 추구해야 할 기억의 정치, 세 가지   기억하기의 원칙 하나_ ‘지금’을 끼어넣기 2023년 12월 남아프리키공화국 정부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벌이는 인명살상과 무차별 폭격을 제노사이드로 규정하면서 국제사법제판소(ICJ)에 제소했다. 약 한 달간 진행된 심리과정에서 남아공 정부의 의뢰를 받은 변호인들은 다양한 증거자료를 제시하면서 제노사이드임을 입증하려 했고 이스라엘 정부는 정당한 방위임을 항변.. 더보기
지금 여기에서 ‘사과’하고자 하는 우리 개신교 신자들에게 필요한 물음들에 대하여 2024년 9월 6일(금) 에서 기조강연으로 발표된 글.장소는 오전(10:00~12:00)에는 기독교연합회관 3층 그레이스홀에서, 오후(13:00~18:00)에는 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열렸다. 이날 한동훈이 기독교회관을 방문했다고, 조에홀의 오전 행사가 불가능하게 되어 부득이하게 오전에는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해야 했다고 한다. 그이들은 여러모로 시민에게 불편을 준다. ------------------------지금 여기에서 ‘사과’하고자 하는 우리 개신교 신자들에게 필요한 물음들에 대하여  사과해야 하는 종교 이 포럼에서 발표되는 글들은 한국의 근대국가 형성과정에서 한국정부와 개신교가 가해자로 관여된 폭력적 사태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런 구도는 한국현대사를 잘 모르는 이라면 의아하게 .. 더보기
민중신학, 시작에 관한 하나의 내설(內說) 경기민예총의 연간지 ((다-다-)) 4호(2022.12)에 실린 글. 미술평론가인 김종길 선생이 편집장이다. 흥미롭게도 이 잡지는 '처음'이라는 주제로 특집을 구성했다 총론격인 , 그리고 네 가지 '처음'에 관한 고찰들이 들어 있다. (1) , (2) , (3) , (4) 등. ----------------------------------------------------- 민중신학, 시작에 관한 하나의 내설(內說) 1975년 3월1일 그날 새문안교회 본당 교육관에는 많은 인파로 북적댔다. 주일엔 어린이예배가 열렸기에 시끌벅적했지만, 평일엔 결혼식이 있을 때를 빼면 거의 조용했다. 당시엔 기독교사회운동 하던 활동가들이 모임 장소로 이 교회를 애용했지만, 대개는 좀더 작은, 별관 교육관에서 모였다. 집회결사.. 더보기
‘수다의 공론장’에서 민중신학을 하기 - 디지털미디어 시대 민중신학에 관한 하나의 실험적 보고문 [농촌과 목회](2023 겨울)에 실린 글 ---------------------------------------------- ‘수다의 공론장’에서 민중신학을 하기 디지털미디어 시대 민중신학에 관한 하나의 실험적 보고문 예언자가 된 학자들 1976년 3월1일 오후 7시, 명동성당에서 3.1절 미사와 기도회가 열렸다. 4백여 명의 종교계과 학계, 그리고 정치계 민주인사들이 참여한 집회였다. 이 집회의 끝자락에 ‘민주구국선언문’이 낭독되었다.. 검찰은 발 빠르게 움직여서 선언문 연명자와 기타 가담자 전원을 당일 밤부터 연행하여 불과 10일 만에 사건을 종료했다. 검찰은 이 사건을 ‘명동사건’이라고 명명했고, 국가변란을 도모하고자 했던 반국가 사범으로 18명을 기소했다. 사법부는 검찰의 기소대로 전원 실형을 .. 더보기
익숙함에 반대하다 [맘울림](2021 7)에 수록된 글 -------------------------------------- 익숙함에 반대하다 너희는 또, 너희와 함께 사는 외국인 거주자의 자손 가운데서나, 너희의 땅에서 태어나서 너희와 함께 사는 그들의 가족 가운데서 종을 사서, 너희의 소유로 삼을 수 있다. (〈레위기〉 25,45) 이 구절에서 ‘외국인 거주자’라고 번역된 히브리어는 ‘토사브’(toshab)다. 제1성서에 14번 등장하는 단어인데, 그중 8번이 〈레위기〉에 나오고, 특히 7번이 25장에 집중되어 있다. 즉 위의 인용 구절이 속한 〈레위기〉 25장에서 ‘토사브’는 핵심어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이 장은 7년마다 돌아오는 안식년, 50년마다 오는 희년을 다루고 있다. 그리고 후반부에선 길게 부채에 관한 .. 더보기
한국의 ‘작은 독재자들’ - 정치종교와 문화종교 개념으로 살펴보는 퇴행적 대중의 출현 [우리 안의 파시즘 2.0](휴머니스트 2022)에 실린 글 이 책의 목차는 아래와 같다. 여는 글. 우리 안의 파시즘, 그 후 20년 - 일상적 파시즘은 어떻게 진화했는가? (임지현) 01. 능력주의의 두 얼굴 - 민주적 공정사회인가, 엘리트 계급사회인가? (이진우) 02. 세대-연공-인구 착종이 낳은 기득권 - 한국의 노동시장 불평등은 어디서 유래하는가? (이철승) 03. 국민주권 민주주의에 사로잡힌 한국정치 - 참여가 대의를 밀어낼 때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 (박상훈) 04. 식민지 남성성과 추격발전주의 - 한국사회는 왜 기후위기를 직면하지 못하는가? (정희진) 05. 너무 익숙해서 낯선 일상적 인종주의 - 한국에는 정말 인종차별이 없을까? (조영한) 06. 주목경제 시대의 주인공, 관종 - 프로보.. 더보기
‘언택트의 사회’ 바깥에서 언택트를 묻다 - 코로나19와 작은교회 [바이러스에 걸린 한국교회](삼인 2021)에 실린 글 이 책의 목차는 아래와 같다. 글머리_ 코로나19와 함께한 1년(양권석) 제1부 취약계층은 더욱 취약해지고 01. 고독으로/부터의 연대―재난 시대의 영성(정경일) 02. 코로나19 전쟁(?) 시대, 여성을 이야기하다―돌봄, 쉼, 치유의 교회 공동체(배근주) 03. 우리의 불안과 그들의 취약함이 입을 맞출 때―2020년 이태원 집단감염 사건을 돌아보며 (시우) 제2부 재난이 된 종교 04. 코로나19와 탈종교사회의 종교성 (박정위) 05. ‘언택트의 사회’ 바깥에서 언택트를 묻다―코로나19와 작은 교회 (김진호) 06. 신천지 현상과 그리스도교 그리고 성경 문자주의 (오제홍) 07. 대면/비대면(예배)에 대한 왈가왈부는 무엇을 드러내는가 (황용연) 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