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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역사의 예수 다시보기_05 : 마을의 미시권력과 안식일신앙 - 역사적 고찰 마을의 미시권력과 안식일신앙 역사적 고찰 예수가 세례자 요한이 체포된 이후 갈릴래아 마을 안, 특히 마을회당에서 활동한 이야기를 다루었다. 그 과정에서 예수가 직면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은 마을종교의 배타성이다. 거기에도 누군가를 억압함으로써 누군가의 권력이 정당화되는 메커니즘이 작동하고 있었다. 마을 안의 미시권력이 작동하는 중심공간은 회당이다. 그리고 그것을 추동하는 자들을 복음서는 ‘바리새파 사람들’이라고 불렀다. 그들의 배후에는 일정 지역의 마을들을 연결하는 지방종교가 있었고, 그렇게 지방종교의 엘리트 집단을 ‘바리새파의 율법학자들’이라고 불렀다. 한편 그들은 예루살렘의 율법학자들과 느슨한 연계를 이루고 있었다. 이렇게 해서 중앙과 지방, 그리고 마을을 연결하는 권력 네트워크가 작동하고 있었다. .. 더보기
역사의 예수 다시보기_06 : 바리새파와 적대한 뒤, 갈릴래아 마을 밖으로 - 예수운동의 코어그룹, 떠돌이 예언자들 바리새파와 적대한 뒤, 갈릴래아 마을 밖으로 예수운동의 코어그룹, 떠돌이 예언자들 호숫가로 ‘물러가다’ “안식일 치유 사건 직후 예수와 제자들은 호숫가로 ‘물러갔다’.”(〈마가복음〉 3,7) 앞 장은 이 구절을 다시 명시함으로 끝은 맺었다. 여기서 ‘물러가다’로 번역된 헬라어 단어 ‘아낙쏘레오’(αναχωρεω)는 이곳을 포함해서 제2성서에서 9번 사용된다.(〈마태복음〉 7회; 〈마가복음〉과 〈요한복음〉에 각 1회씩) 아래는 〈마가복음〉의 3,7을 제외한 이 단어의 용례들을 열거한 것이다. • 헤롯을 피해 요셉 가족이 이집트로 갈 때(〈마태복음〉 2,14) • 요셉 가족이 에집트에서 다시 귀향하고자 했으나 아르켈라오가 헤롯의 뒤를 이어 유대아 지방의 통치자가 되었다는 소식에 그곳을 피해 갈릴래아로 갈 때.. 더보기
역사의 예수 다시보기_07 : 갈릴래아 마을회당과 ‘호숫가’의 주요대중의 변화 - 라오스에서 오클로스로 갈릴래아 마을회당과 ‘호숫가’의 주요대중의 변화 라오스에서 오클로스로 라오스 예수님이 대답하셨다. “당신네들 겉 다르고 속 다른 사람들을 두고 이사야가 제대로 예언했네요. 성경에 적혀 있는 대로군요. ‘이 백성이 입술로는 나를 떠받들지만, 그들의 마음은 나한데서 멀리 떨어져 있구나. 나를 받들어 섬겨 봐야 쓸데없는 일이다. 가르친다고 가르치는 것이 사람들의 계명들이니.” (〈마가복음〉 7,6) 그들이 이렇게 말하고 있었던 것이다. “명절에는 죽이지 맙시다. 그렇게 하면 백성들이 득고 일어날 겁니다.” (〈마가복음〉 14,2) 이 두 구절에는 ‘백성’이라는 단어가 등장한다. 그리스어 라오스(λαος)를 옮긴 것이다. [표14]에서 보듯 제2성서에서 ‘라오스’는 142회나 나오는데, 〈마가복음〉에서는 유난히.. 더보기
역사의 예수 다시보기_08 : 예수운동의 '숨겨진' 활동가들 - 지역협력자 역사의 예수 다시보기 여덟번째 원고 ------------------------------------------------ 예수운동의 ‘숨겨진’ 활동가들 지역협력자 “내 뒤를 따르라” + “버리고 따랐다” 예수는 어떤 이를 제자로 부를 때 ‘듀테 오피소 무’(Δευτε οπισω μοη) 혹은 ‘아콜류떼이 모이’(Ακολουθει μοι)라고 말했다. 우리말로 옮기면 둘 다 ‘나를 따르시오.’다. 이에 부름받은 이는 자신이 가진 것을 모두 ‘버리고 따랐다.’ 6장에서 보았듯이, ‘버리고’ ‘따름’이라는 조합은 예수와 함께 떠돌이 예언자가 된 이들의 전형적인 ‘제자됨’의 양식이다. ‘따르다’는 뜻의 그리스어 동사 ‘아콜류떼오’(ακολουθεω)가 ‘떠돌이 예언자’형 제자의 따름을 말할 때 종종 사용되는 .. 더보기
역사의 예수 다시보기_10 : 시로페니키아 출신 헬라 여인 이야기 - 이례적 지역협력자 2 역사의 예수 다시보기 열 번째 글 -------------------------------- 시로페니키아 출신 헬라 여인 이야기 이례적 지역협력자 2 ‘티레의 호리아’ 〈마가복음〉의 스토리 구성을 살펴보면 거라사 무덤터의 남자 이야기(5,1~20)부터 시로페니키아 여인 이야기(7,24~37) 사이에 다양한 이야기들이 들어 있다. 동선만 살펴보면 거라사 사건 이후 예수는 갈릴래아 호수 이편으로 건너와 나사렛 회당에 갔다가(6,1) 인근의 여러 마을을 돌아다닌다.(6,24) 그리고 저 유명한 오병이어 사건이 일어난 어느 호숫가에서(6,34) 배를 타고 호수 북동 끝단의 벳세다()로 갔다가(6,45) 북서 끝단의 게네사렛으로 온다.(6,53) 이런 광폭의 숨 가쁜 행보에 이어서 예수는 페니키아의 티레(Τυρο.. 더보기
역사의 예수 다시보기_12 : ‘천막 세 채’의 정치학 - 메시아의 죽음은 분별없는 종교적 열광주의를 경계하다 역사의 예수다시보기 12'의 원고 -------------------------------------------- ‘천막 세 채’의 정치학 메시아의 죽음은 분별없는 종교적 열광주의를 경계하다 또 다시 비이스라엘 지역에 우리는 앞 장들에서 예수가 비이스라엘적 지역으로 갔던 두 번의 경우를 보았다. 첫 번째는 요르단강 서쪽의 거라사 지역의 어느 무덤터로 갔던 이야기다.(〈마가복음〉 5,1~20) 거기서 예수는 ‘더러운 영’에 붙들렸다는 한 남자를 만났다. 두 번째는 시로페니키아 지역의 어느 산골로 갔던 이야기다.(〈마가복음〉 7,24/`30) 거기서 예수는 ‘더러운 영’에 붙들린 어린 딸을 치유하려 찾아온 어떤 ‘헬라여자’를 만났다. 〈마가복음〉에 의하면 예수가 비이스라엘적 지역으로 갔던 것은 모종의 위험에.. 더보기
역사의 바울을 찾아서_04 : 갈라티아의 바울 - 바울 특유의 그리스도 운동이 정립되기 시작하다 [가톨릭평론] (2023 겨울)에 실린 네 번째 연재글 -------------------------------------------------------------- 역사의 바울을 찾아서_04 갈라티아의 바울 바울 특유의 그리스도 운동이 정립되기 시작하다 마가라 불리는 요한이 떠나가다 지난 호에서 바울과 바르나바의 키프로스 선교에 관해 이야기했다. 그 텍스트(〈사도행전〉 13,4~12)에 의하면, 키프로스 선교 이후, 이름이 사울에서 바울로 바뀌었고 바울과 바르나바로 순서도 바뀌었다. 바울은 이제 바르나바 휘하의 보조사역자가 아니라 대등한 사역자의 위상을 갖게 되었다는 것을, 이 테스트는 상징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키프로스 선교 이후 바울은 본격적으로 선교 길에 오른다. 흔히 ‘제1차 선교여행’이라고 .. 더보기
3. 1운동의 기억과 극우의 실패 자료를 찾다가 우연히 내 글이 발견되었다. 이 글을 쓴 적이 있다는 걸 기억나긴 하지만, 내용이 가물가물했다. 근데 내 글을 모아둔 외장하드엔 이 글이 보이지 않았다. 결국 글이 게재되었던 [창비주간논평] 146(2019 03 13)을 찾아서 다시 저장했다. ------------------------------- 3. 1운동의 기억과 극우의 실패 탑골공원 뒷길 까페에 앉아 창밖을 몇 시간째 바라본다. 태극기를 든 긴 행렬이 지나가고, 그 방향과 같거나 다르게 움직이는 행인들이 태극기를 손에 쥐고 수없이 오간다. 낯설다. ‘태극기집회’에서 흔히 보았던 이들과는 다른 풍모의 사람들이 적잖다. 내가 모르는 사이에 세상이 달라졌나? 당혹감이 머릿속을 스쳤다. 서둘러 까페를 나와 그 대열에 다가가 보았다. 이상.. 더보기
역사의 바울을 찾아서_03 : 바르 예수를 넘어 바울이 되다 이 글은 [가톨릭평론] (2023 가을)에 실린 연재글 '역사의 바울을 찾아서'의 세 번째 글이다. 오래 전에 쓴 '리부팅 바울'을 보충하기 위해 쓰고 있는 것인데, 한백교회가 60살이 된 내게 마련해준 기금으로 예수와 바울에 관한 책을 쓰고 있는데 이 연재는 바울 편의 원고다. 이것을 다듬어서 최종 원고로 마련할 계획이다. 감사하게도 [가톨릭평론] 편집인이 내년에도 1년간 연재를 더 해 줄 수 있다고 허락해주었다. ----------------------------------- 역사의 바울을 찾아서_03 바르예수를 넘어 바울이 되다 안티오키아를 넘어서 그 즈음에 예루살렘에서 예언자들이 안티오키아로 내려왔다. 그들 가운데 하나, 곧 이름이 하가보인 사람이 일어나서 성령님을 힘입어 앞일을 알려주었다. 온 .. 더보기
역사의 예수 다시보기_09 : “내 이름은 레기온”―거라사의 그 남자 이야기 (이례적 지역협력자 1) 작년 내가 예순 살이 되었을 때 한백교회가 내게 선물을 주었다. 내가 이해한 것은 평생 잘 안 팔리는 글을 쓰면서, 그런 책을 내줄 출판사를 찾으려 전전했으니, 한번 정도는 그런 걱정 없이 하고 싶은 책을 내보라는 것이었다. 나는 두 권의 책을 쓰기로 마음먹었다. 하나는 예수에 관한, 다른 하나는 바울에 관한... 이미 두 주제는 책을 여러 권 썼지만, 예순 살의 올빼미의 시선으로 리셋팅해보려는 것이다.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에서 40주에 걸쳐 강의한 원고를 초고로 삼고, 한백에서 한 달에 한번씩 강의하는 것을 예수에 대한 수정 원고로, 그리고 [가톨릭평론]에 연재하는 것을 바울에 관한 수정 원고로 삼아 책을 쓰기로 결정했다. 이 글은 예수에 관한 책의 제9장 원고다.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