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썸네일형 리스트형 역사의 예수 다시보기_09 : “내 이름은 레기온”―거라사의 그 남자 이야기 (이례적 지역협력자 1) 작년 내가 예순 살이 되었을 때 한백교회가 내게 선물을 주었다. 내가 이해한 것은 평생 잘 안 팔리는 글을 쓰면서, 그런 책을 내줄 출판사를 찾으려 전전했으니, 한번 정도는 그런 걱정 없이 하고 싶은 책을 내보라는 것이었다. 나는 두 권의 책을 쓰기로 마음먹었다. 하나는 예수에 관한, 다른 하나는 바울에 관한... 이미 두 주제는 책을 여러 권 썼지만, 예순 살의 올빼미의 시선으로 리셋팅해보려는 것이다.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에서 40주에 걸쳐 강의한 원고를 초고로 삼고, 한백에서 한 달에 한번씩 강의하는 것을 예수에 대한 수정 원고로, 그리고 [가톨릭평론]에 연재하는 것을 바울에 관한 수정 원고로 삼아 책을 쓰기로 결정했다. 이 글은 예수에 관한 책의 제9장 원고다. -------------------.. 더보기 역사의 바울을 찾아서_02 / 선교을 둘러싼 최초의 논쟁, 그 한 가운데서 - 안티오키아의 바울 [가톨릭평론] 2023년 여름호에 실린 글 -------------------------------------------------- 역사의 바울을 찾아서_02 선교을 둘러싼 최초의 논쟁, 그 한 가운데서 안티오키아의 바울 동에서 서로(다마스쿠스에서 안티오키아으로) 지난 호에서 보았듯이\ 바울은 다마스쿠스에서 예수운동에 대한 박해자로 등장했다가 전향한 뒤 아라비아에서 활동하다 다마스쿠스로 돌아왔다. 그리고 얼마 후 그는 예루살렘으로 갔다. 예루살렘에서 그의 체류기간은 15일이었다. 방문 목적은 게바(1)를 만나기 위해서다. 이때 이곳의 예수공동체를 사실상 이끌고 있는 주의 형제 야고보(2)도 만났다. 한데 이 구절에서는 언급이 없지만 리베르티논 회당에 속한 사람들도 두루 만났을 것이다. 헬라어권의 인사가.. 더보기 역사의 바울을 찾아서_01 / 역사의 무대에 서다 - 다마스쿠스의 바울 [가톨릭평론] 2023년 봄호부터 연재할 예정인 의 첫 번째 글 -------------------------------------------------------------------------------------------------------------- 역사의 바울을 찾아서_01 역사의 무대에 서다 다마스쿠스의 바울 근대 유럽의 시작을 예고하는 결정적인 신호탄은 마르틴 루터의 종교개혁이었다. 좀더 앞으로 거슬러 올라가서 중세 유럽의 정신을 이끌었던 스콜라철학은 히포의 아우구스티누스의 신학에 기반을 두고 있다. 한데 루터도 아우구스티누스도 그들의 신학은 바울 해석에 기반을 두고 있다. 더 앞으로 거슬러 가보자. 서기 1세기 말에서 2세기 초, 그리스도파들 사이에서 널리 회자되던 문서들 가운데 가장.. 더보기 모두에게 파괴였던 시간의 바깥 - ‘제주4.3사건’의 신학적 비망록 혐오와 한국교회(삼인 2020)에 수록된 글. 2021년도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도서 ------------------------------------------------------------------------------------------------------------- 모두에게 파괴였던 시간의 바깥 ‘제주4.3사건’의 신학적 비망록 죽음의 섬 제주4.3사건 최대의 집단학살 및 암매장지로 알려진 제주공항 활주로 북단 지역의 유해 발굴 작업이 본격 시작된 것은 2007년이었다. ‘제주4.3연구소’가 조사 연구한 바에 따르면 1949년과 1950년 두 차례에 걸쳐 이곳에서 민간인들이 학살되고 암매장되었는데, 그 수효가 최대 800명으로 추산되었다. 유해발굴팀은 암매장 추정지 일대를 샅샅이 뒤졌다... 더보기 민중신학자 안병무, 우리가 그를 다시 주목해야 하는 이유 한신대 강연원고(2021 02 04) -------------------------------------- 민중신학자 안병무, 우리가 그를 다시 주목해야 하는 이유 ‘호 로고스 사릌스 에케네토 ...’. 안병무 선생님이 한신대학교 교수이던 시절, 수유리 캠퍼스의 도서관 현관 입구에 새겨진 문구입니다. ‘호 로고스’ 말씀이, ‘사릌스’ 육신이, ‘에게네토’ 되었다, 그리고 여기에 대등접속사 ‘카이’로 이어진 구문이 딸려 있었지요. ‘카이 에스케노센 엔 휘민.’ ‘우리 가운데 거하셨다.’ 저 유명한 〈요한복음〉 1장14절의 말씀입니다. 당시 캠퍼스에는 건물들이 많지 않았습니다. 캠퍼스 중앙에 그리 크지 않은 뜰이 있었고, 그 양편에 강의실과 행정실이 있는 건물과 도서관, 2층 짜리 자그마한 건물 두 채가 서.. 더보기 새해 길목에서 문뜩 떠올리다 - 안병무의 〈요한복음〉해석에 기대어 ‘오늘의 사릌스가 누구인지’를 묻다 [공동선] 2021 03+04에 수록된 글 -------------------------------------------- 새해 길목에서 문뜩 떠올리다 안병무의 〈요한복음〉해석에 기대어 ‘오늘의 사릌스가 누구인지’를 묻다 ‘호 로고스 사릌스 에케네토 ...’. 안병무 선생이 한신대학교 교수이던 시절, 수유리 캠퍼스의 도서관 현관 입구에 새겨진 문구다. ‘호 로고스’(ὁ Λόγος) 말씀이, ‘사릌스’(σὰρξ) 육신이, ‘에게네토’(ἐγένετο) 되었다, 그리고 여기에 대등접속사 ‘카이’(καὶ)로 이어진 구문이 딸려 있다. ‘카이 에스케노센 엔 휘민.’(καὶ ἐσκήνωσεν ἐν ἡμῖν) ‘우리 가운데 거하셨다.’ 저 유명한 〈요한복음〉 1장14절의 말씀이다. 1986년, 내가 한신대 신학대학원.. 더보기 한국의 ‘작은 독재자들’ - 정치종교와 문화종교 개념으로 살펴보는 퇴행적 대중의 출현 [우리 안의 파시즘 2.0](휴머니스트 2022)에 수록된 글 ---------------------------------------------------------------------- 08. 한국의 ‘작은 독재자들’ 정치종교와 문화종교 개념으로 살펴보는 퇴행적 대중의 출현 권력도 없고 자원도 없는 자들, 사회적으로 멸시의 대상이 되어야 했던 자들, 그런 이들이 다수인 대중이 왜 또 다른 누군가를 혐오하는 방식으로 주체화되고 혐오를 부추기는 정치세력의 적극적인 지지자가 되었을까. 대중은 그 과정에서 ‘작은 독재자들’로 군림했다. 모든 권력과 자원을 독점하고 그것을 위해 폭력을 아낌없이 발산시켰던 독재자를 선망하고 모방한 탓일 수도 있다. 그런데 꼭 그렇게 볼 것만은 아니다. 독재자를 향한 선망과 모방.. 더보기 アンタクト時代の韓国プロテスタント教会 감사하게도 일본그리스도교계 잡지인 [キリスト教文化] 20(2022)에 나의 글이 번역게재되었다. 우리신학연구소가 발행하는 [가톨릭평론]에 지난 2021~2022년에 6회에 걸쳐 연재된 '언택트 시대 한국개신교 1~6' 중 본론에 해당하는 2~5를 일본어로 옮긴 것이다. 번역자는 일본의 신학자인 가야마 히로토(香山 洋人) 선생이다. 릿교대학 출신이고, 한국 성공회대학교에서 민중신학으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은 분이다. 그이는 이미 나의 책 [시민K, 교회를 나가다] (市民K、教会を出る: 韓国プロテスタントの成功と失敗、その欲望の社会学)와 내가 기획자이자 저자로 참여한 [바이러스에 걸린 교회](ウイルスにかかった教会)를 번역한 바 있고, [東北アジアにおいて聖公会であること]와 [聖公会神学 アジアからの再検討]를 저술한.. 더보기 민중, 처음이 되다 : 민중신학, 시작에 관한 하나의 내설 원고를 넘긴 지 꽤 오래 되었는데 이제야 발간되었다. 들춰보니 늦은 이유의 하나는 알 만하다. 섬세한 편집의 손길이 돋보였다. 제작비도 꽤 들었겠다. 거의 비영리사업에 가까운 잡지에 이 만큼의 정성과 제작비를 쏟아붇다니 놀랍다. 경기민예총이 발간하는 '다다'라는 연간지다. 편집장인 김종길 선생이 청탁을 했다. 뛰어난 미술비평가로 알고 있었기에 그가 기획책임자인 잡지도 신뢰가 갔다. 물론 기꺼이 참여하기로 했다. 특집의 글 한 편을 청탁받은 것인데, 주제가 '처음'이라고 한다. 신선했다. 역시 그의 명성은 허명이 아니다. 게다가 민중신학도 그 '처음' 마당에 한 자리를 준다니 감사했다. 내 블로그에 글을 올리겠지만 시기는 좀 지나서, 이 잡지 4호에 대한 기억이 희미해질 때로 미룰 예정이다. 4호 특집에 .. 더보기 한국전쟁과 ‘한경직의 종교’, 그 적폐의 기원 [녹색평론] (2020 여름)에 게재된 글 ---------------------------------------- 한국전쟁과 ‘한경직의 종교’, 그 적폐의 기원 긴급전문 뉴욕시간으로 1950년 6월26일, 국제선교협의회(International Missionary Council, IMC)와 국제문제교회위원회(The Commission of the Churches on International Affairs, CCIA) 사무실로 두 줄짜리 급전이 당도했다. 북한이 대규모 침공을 감행했고 미국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긴박한 내용이다. 발신자는 한국기독교연합회다. 당시 이 기구의 총무는 남궁혁 목사였으니 이 전보는 그의 책임 아래 작성되어 발신되었겠다. 하지만 고령(69세)인 탓에 그는 피난길에 오르지 못했고 .. 더보기 이전 1 2 3 4 5 6 ··· 2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