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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현대 성서역사학으로 가는 출입구 윌리엄 데버(William G. Dever)의 [이스라엘의 기원]에 수록될 추천사. 이 책은 7월 중순쯤 한국어판이 삼인출판사에서 출간될 예정이다. ------------------------------------ 현대 성서역사학으로 가는 출입구 존 브라이트(John Bright)의 《이스라엘 역사》(A History of Israel)는 성서 시대 이스라엘 역사에 관한 학문적 저작 중 아마도 가장 많이 알려진 책일 것이다. 게다가 초판이 발간된 이후 새로운 고고학적 발견을 업데이트한 증보판이 무려 세 번이나 발간되었다.(1판-1959; 2판-1972; 3판-1981; 4판-2000). 이는 존 브라이트가 그만큼 학문적 성실함이 있다는 뜻일 것이고, 또 그만큼의 영향력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중 마지.. 더보기
또 한 명의 광야수행자, 같거나 다른 ... - 요한에게 세례를 받은 예수에 관한 이야기들 [공동선] (2020 05+06)에 수록 ----------------------------- 또 한 명의 광야수행자, 같거나 다른 ... 요한에게 세례를 받은 예수에 관한 이야기들 세례➜광야 수행➜갈릴래아 요한에게 세례를 받은 후 예수는 광야에서 40일간 수행했다고 한다. 그리고 갈릴래아에서 독자적 활동을 개시했다. 그러니까 요한이 주도한 운동의 일원이었다가 독자적 운동의 주역이 되는 그 사이에 광야 수행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 순서는 세 복음서 모두 같다. 그러니까 예수가 독자적 활동을 시작하는 출발점에 광야 수행이 있었다는 얘기다. 그것으로 예수가 요한에 버금가는 존재라는 점이 널리 인정받게 되었다는 것이겠다. 이는 대중에게 ‘광야 수행자’라는 상징적 행위가 그만큼 강렬하게 다가갔음을 뜻할 것이다... 더보기
요셉 아리마태아에 관한 발칙한 상상 - 메시아 부활 이야기는 이렇게 퍼져나갔다 [맘울림](2020 04)에 실린 글 ------------------------------- 요셉 아리마태아에 관한 발칙한 상상 메시아 부활 이야기는 이렇게 퍼져나갔다 예수의 십자가 사건과 부활 사건에 베드로, 야고보, 요한 등 가장 중요한 제자들은 보이지 않았다. 한데 느닷없이 복음서 끝부분에서 서너 명의 여성들이 등장한다. 십자가 사건과 부활사건에 관한 이야기에서다. 그들은 한 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갈릴래아에서부터 예수를 따른 이들이다. 하지만 이제까지 어떤 예수 이야기에서도 거의 언급된 적이 없던 이들이다. 근데 그들이 등장하는 장면에서 이름이 열거될 때 항상 한 명의 여성이 예외 없이 제일 앞에 나온다. ‘막달라 마리아’, 바로 그녀다. 해서 일부 성서학계에서는 주장한다. 예수의 추종자들 중에는.. 더보기
‘주권신자’의 탄생 - 후발대형교회의 교회개혁담론의 맨얼굴에 대해 묻다 [공동선] 2020년 03+04월호에 실린 글 ------------------------------------ ‘주권신자’의 탄생 후발대형교회의 교회개혁담론의 맨얼굴에 대해 묻다 카리스마적 리더십 홍영기가 여의도순복음교회 부설 교회성장연구소 소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펴낸 저서 《한국 초대형 교회와 카리스마 리더십》은, 조용기 용비어천가의 일종으로 평가할 여지가 많지만, 한국 초대형교회의 성공 요인을 명쾌하게 분석한 주목할 만한 저작이다. 그가 분석한 초대형교회는 13개인데, 이들 교회들을 담임한 이들의 ‘카리스마 리더십’이 가장 중요한 성공의 요소임을 도출해냈다. ‘카리스마’(χαρισμα)라는 그리스어는, 사전적 정의에 의하면, ‘신으로부터 받은 특별한 재능’으로, 보통의 사람들이 갖지 못하는 범상치 .. 더보기
막달라 마리아, 민중 메시아론의 또 한 명의 주인공 [공동선] 2020년 01+02월호에 실린 글 --------------------------------------- 막달라 마리아, 민중 메시아론의 또 한 명의 주인공 셋 혹은 넷 혹은 다섯 명의 마리아 복음서에 등장하는 여인들 중 이름이 명기된 이들은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마리아’(히브리어 ‘미리암’)라는 이름을 가진 여인은 다섯 명이나 된다. 가장 유명한 마리아는, 모두가 예상한 대로,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다. 하지만 뜻밖에도 복음서를 포함한 제2성서(신약성서) 시대에 그녀는 그리 많이 알려진 이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마태복음〉과 〈루가복음〉에는 그녀의 이름이 각각 8회와 27회 언급되어 제법 많이 사용된 것처럼 보이지만, 〈마태복음〉 13,55을 제외하면 모두 탄생과 어린 시절의 이야기에.. 더보기
‘인디언’에서 ‘인디지너스’로의 전환의 길목 - 서툰 여행자의 캐나다 여행기 이 글은 보리출판사가 펴내는 '부모와 어른을 위한' 원간잡지 [개똥이네집] 170(2020 01)에 수록된 글. ---------------------- ‘인디언’에서 ‘인디지너스’로의 전환의 길목 서툰 여행자의 캐나다 여행기 나의 첫 번째 아메리카 대륙 여행지는 캐나다였다. 가장 날씨가 온화하다는 7월에 3주 동안이었다. 여행자로서 첫 번째로 인상 깊었던 것은 지평선이었다. 종일 차로 달려도 대지의 끝은 끝없이 연장되고 있었다. 물론 3주 동안 내리 차로 이동했어도, 이 거대한 나라 남부의 서쪽 편 두 개 주 몇 곳을 들른 것에 불과했다. 게다가 거의 들리지 않는 영어와 씨름하며 허우적댔던 까막눈의 여행객이 그 사회의 뒷모습에 대해 뭔가를 알아내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한데 아무리 들리지 않는 외국어여도.. 더보기
소위 ‘정교분리의 원리’라는 것의 해체에 관하여 이 글은 '종교인의 정치개입의 한계와 정치적 표현의 헌법적 통제 가능성'(종교자유정책연구원 주최. 2019.12.23. 국회의원회관 제1간담회실)에서 송기춘 교수(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의 발제글 〈종교인의 정치적 활동과 표현의 자유와 그 한계〉에 대한 논평글입니다. 이 토론회의 발제글과 토론들은 http://www.bulkyo21.com/news/articleView.html?idxno=44688에서 동영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 발제글인 송기춘 교수의 글은 이 주제에 대해 손색없는 훌륭한 글입니다. 제가 여기서 공개할 수는 없으니, 글의 전문을 보려면 종자연에 문의해 보시길 바랍니다. 손 교수의 글에 대한 저의 토론문을 올립니다. ----------------------- 소위 ‘정교분리의 원리’라는 것.. 더보기
‘그런 회심’의 역사, 그 만들어진 기억에 대하여 [공동선] (2019. 01+02)에 실린 글 ------------------------- ‘그런 회심’의 역사, 그 만들어진 기억에 대하여 사울의 눈에서 비늘 같은 것이 떨어져 나가고, 그는 시력을 회복하였다. ―〈사도행전〉 9,18 바울의 인생에 극적인 반전이 일어나는 순간을 〈사도행전〉 9장은 이렇게 묘사하고 있다.다마스쿠스의 그리스도파를 처단하겠다고 살기등등하게 나선 열혈청년 바울이 성에 거의 당도했을 무렵, 이제 드디어 그 일을 실행에 옮길 때가 왔다는 잔인한 설렘에 빠져 있던 순간 “사울아 사울아, 네가 왜 나를 핍박하느냐?”는 음성과 함께 강렬한 빛이 그에게 뿜어 나왔고, 그는 실명하게 되었다. 한데 자칫하면 바울의 희생자가 될 수 있었던 다마스쿠스의 그리스도파 인사였던 하나니아스(Hana.. 더보기
‘성형사회’의 그리스도교 이 글은 '화쟁문화하카데미'가 주관하는 의 9번의 대화모임 중, 6번째 모임 때 발표한 것이고, 이것을 다듬어 계간잡지 [말과 활]에 게재되었고, 이 대화모임의 원고를 엮어서 낸 책 [지금, 한국의 종교 (가톨릭 개신교 불교, 위기의 시대를 진단하다)](2016)에 실렸다. -------------------------------------- ‘성형사회’의 그리스도교 성형사회 나는 우리사회를 이야기하기 위해 ‘성형사회’라는 레토릭을 사용하고자 한다. ‘성형’은 ‘몸의 변형’을 통한 개개인의 자기관리 행위에 관한 것인데, 이것을 ‘사회’라는 단어와 연결시킴으로써, 성형이라는 행위는 단지 개개인의 선택적인 욕구나 실천을 넘어서 거의 ‘신드롬’이라고 할 만큼 ‘과도한 집단성’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 더보기
제주4.3사건과 에브라임-베냐민 내전(〈사사기〉 21~23장) 이야기 - 포스트콜로니얼 교차읽기의 한 사례 한반도평화신학포럼 2019년 어느 모임에서 발표했던 것을 다듬어서 [맘울림](2019 10)에 실었던 글 ---------------------------------------------------------------------------------------------------------------------------------- 제주4.3사건과 에브라임-베냐민 내전(〈사사기〉 21~23장) 이야기 포스트콜로니얼 교차읽기의 한 사례 교차읽기 ‘교차읽기’는 포스트콜로니얼한 문제의식을 담아내기에 유용한 독서 방식의 하나다. 다음 몇 가지 이유에서 그러하다. 첫째로 기존의 인습적인 해석의 무게가 너무 무거워 그 텍스트를 새롭게 읽는 데 어려움을 겪을 때 교차읽기는 유용한 방법이다. 왜냐면 그 텍스트(텍..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