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몇 분들이 축하메시지를 주셨지만, 제가 책을 실물로 본 것은 조금 전입니다. 주소가 잘못 알려진 탓에 본의 아니게 배송하는 분의 노동이 가중되었네요.
아무튼 조판이 완료된 책을 교정할 때에 내가 만든 도표들을 디자이너가 새로 훨씬 보기 좋게 만든 것이나 깔끔한 내지 디자인을 볼 수 있었습니다. 며칠 전 표지시안 파일을 보았을 때도 썩 맘에 들었습니다. 벤야민이 특별히 좋아했다는 파울 끌레의 '새로운 천사'를 연상시켰기 때문입니다. 거기에는 역사의 천사 대신 교회가 있었습니다. 내 눈에는 변화하는 역사의 광풍 속에 교회가 겪는 변화를, 그 변화가 담은 부드러운 폭력이 교회의 이미지를 표현한 수직의 사선 속에 엿보였습니다. 디자이너가 내가 생각하는 책의 내용을 내 글보다 더 잘 드러내고 있는 듯 했습니다.
이 책은, 2012년에 출판된 [시민K, 교회를 나가다]의 후속편으로 쓴 것입니다. 한국 개신교의 역사를 개략적으로 소개한 그 책의 문제의식의 연장선상에서, 그 책의 집필 무렵부터 질문으로 남겨두었던 '후발대형교회'가 한국사회와 어떻게 상호작용하고 있는가의 문제를 다룬 것입니다. 나의 가설은 후발대형교회는 2천년을 전후로 는 시기에 한국개신교의 계층의 상향이동 현상과 맞물려 있는데, 그런 개신교 변화는 한국사회의 보수주의의 문화적 계급화 현상과 맞물려 있다는 것입니다. 그것을 가리키는 나의 용어는 웰빙보수주의입니다.
그리고 개신교의 이러한 변화 과정에서 그 반대급부로 비주류화된 개신교의 다른 분파들 가운데서 개신교 극우주의 현상이 가속화되었다고 보았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파급효과도 있는데, 개신교 담론의 중상위계층화는 중하위계층의 소외를 낳았고, 그 결과 개신교에서 중하위계층 신자들의 대대적인 이탈, 그리고 그들의 개신교계 신종교 종파들로의 이동 현상이 나타났고, 신천지 현상은 그런 현상의 맥락에서 볼 수 있다는 생각을 폈습니다.
하지만 내용보다는 표지가 더 좋습니다. 오월의봄 출판사의 실력에 감탄하면서 표지사진을 올립니다.
페이스북 2020.07.16에 쓴 글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4639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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