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에세이

사랑, 독한 열정 - 우리의 고통은 이렇게 자본화되어 있다 2009년 4월 12일에 행한 한백교회의 하늘뜻나누기 원고로 처음 쓰인 원고를 수정 보완하여 웹진 [제3시대](2009.4.20)에 실린 것 ------------------------- 사랑, 독한 열정 우리의 고통은 이렇게 자본화되어 있다 그렇게 욕을 보이고 나니, 암논은 갑자기 다말이 몹시도 미워졌다. 이제 미워하는 마음이 기왕에 사랑하던 사랑보다 더하였다. 암논이 그에게, 당장 일어나 나가라고, 소리를 버럭 질렀다. ―「사무엘기하」 13장 15절 Zdzislaw Beksinski 作 (1984) 그녀가 그렇게 예뻐 보일 수가 없었다. 얼굴, 몸매, 목소리, 걸음걸이, 그녀에 얽힌 모든 것이 하나하나 사랑스러웠다. 저 멀리 사람들 틈에서도 금방 그녀임을 알아 볼 수 있었고, 눈을 감고 있어도 그녀의.. 더보기
기묘한 대칭, 이명박과 여호야킴 그리고 미네르바와 우리야 2009년 3월 8일에 했던 한백교회의 하늘뜻나누기 원고(제목: 그가 죽었다)를 수정 보완하여 [웹진 제3시대]에 '기묘한 대칭...'으로 재수록. 이를 다시 수정보완하여 [산당들을 폐하라 - 극우적 대중정치 장소들에 대한 정치비평]에 수록 -------------------------------- 기묘한 대칭이명박과 여호야킴 그리고 미네르바와 우리야 그 당시에 주의 이름으로 예언한 사람이 또 한 명 있었는데, 그가 바로 기럇여아림 사람 스마야의 아들 우리야였다. 그도 예레미야와 같은 말씀으로, 이 도성과 이 나라에 재앙이 내릴 것을 예언하였다. 그런데 여호야김 왕이, 자기의 모든 용사와 모든 고관과 함께 그의 말을 들은 뒤에, 그를 직접 죽이려고 찾았다. 우리야가 이 소식을 듣고 두려워하여 이집트로 도.. 더보기
그달리야의 꿈에서 위기를 보다 - 재앙을 넘어서는 길에 관한 신학적 역사적 상상 이 글은 한백교회의 2009년 1월 11일에 했던 하늘뜻나누기 원고를, 수정보완하여 [기독교사상] (2009.02)와 [웹진 제3시대](2009.02.02)에 게재되었다. -------------------------------------------------- 그달리야의 꿈에서 위기를 보다재앙을 넘어서는 길에 관한 신학적 역사적 상상 재앙 재앙에 관한 설(說)들이 난무했다. 쌀을 제외한 곡물자급률이 5%를 넘지 못하는 우리 현실에서 국제곡물가격의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낳는다는 애그플레이션(Agflation=Agriculture+Inflation) 재앙설은 더 이상 남의 얘기일 수 없다. 환경에 관한 각종 재앙 시나리오들에 낯설어하는 이는 이젠 없을 정도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50달러(2008년 여름)에.. 더보기
순혈주의 국적 담론, 과연 개선되었는가 - 한국정부와 다문화주의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가 발행하는 신문 [종교와 평화] (2008.12.20)에 기고된 글 ------------------ 순혈주의 국적 담론, 과연 개선되었는가 한국정부와 다문화주의 국내 체류 외국인의 수가 올해 117만 명을 넘어, 전 인구의 2%를 상회하게 되었다고 한다. 물론 그중 다수는 상대적으로 열악한 환경의 사회에서 생존을 위해 더 나은 기회를 얻으려고 국내로 유입된 외국인이다. 도시에서 시골까지 전국 구석구석에서 외국인, 특히 이주노동자나 결혼이민자, 탈북자 등과 마주치는 일은 더 이상 낯선 경험이 아니다. 시장에서 판매되는 공산물이나 농수산물 가운데 그네들의 손길은 구석구석까지 스며 있다. 식당을 가도 그네들이 있고, 회사의 잡역 노동자 중에도 흔히 발견된다. 건축현장, 농장이나 .. 더보기
왜 교회는 그녀의 고통을 읽지 못 할까 - 영화 <밀양>에 대하여 아시다시피 이 개봉되던 무렵, 교회와 시민사회의 관계에 대한 논란이 많았지요. '필름 2.0' 편집부는 내게 가 내게도 그 주제의 이야기를 할 기회를 주었지요. 나는 이 글에서 이창동의 과 이청준의 사이의 차이를 주목했고, 민주화 시대와 권위주의 시대의 '시민' 대 '국민'의 차이를 주목했습니다. 그리고 민주화 시대에 자기 파괴를 체현했던 여인 신애의 고통이 시민에 의해 어떻게 기억 혹은 망각되는지를 묻고자 했습니다. -------------------------------------------------- 왜 교회는 그녀의 고통을 읽지 못 할까 목회자라면 누구나 어떤 이의 고통 앞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감에 빠져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처절한 절망 한 가운데서 존재가 산산이 부서진 이에게 신앙이 .. 더보기
[인물과 사상] 이후의 글쓰기는 가능한가 계간지 [인물과 사상]이 폐간되게 되었다. 내가 관여하던 [당대비평]도, 비록 우리들은 폐간이 아니라 휴간이라고 말했지만, 세간에선 사실상 '폐간'이라고 생각했다. 또 그 얼마 전에는 [사회비평]도 폐간되었다 한동안 비평담론계를 이끌었던 매체들이 속속 문을 닫고 있다는 것에 많은 이들이 우려를 표했다. [중등우리교육]에서 내게 [인물과 사상]의 폐간에 대해, 먼저 폐간을 경험했던 잡지의 주간으로서 이야기를 해보라는 제안을 했다. 이 글은 [우리교육] 181(2005 3)에 게재되었다. ----------------------------------------------[인물과 사상] 이후의 글쓰기는 가능한가 [인물과 사상] 종간호 󰡔인물과 사상󰡕이 종간됐다는 소식에 마음이 착잡하다. ‘저널북’(잡지+단행본.. 더보기
그대가 아픔을 말하는 빼앗긴 목소리를 되찾기까지 - 민중신학과 교회 개혁 이 글은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가 개설한 신학아카데미 탈/향 2005년도 상반기 강좌인 (2005.4.12~5.24. 8주동안 진행. 강사: 양권석, 이영미, 최형묵, 황용연, 김진호)에서 내가 강의한 두 강의 중의 하나로 저술된 것인데(이 강의는 2005.4.19에 있었다), 그 원고를 다듬어서 민중신학회가 주관한 2006년 민중신학자 대회(2006.9.18)에서 발표되었다. ------------------------------------------ 그대가 아픔을 말하는 빼앗긴 목소리를 되찾기까지민중신학과 교회 개혁 우리에게 일용할 빵을 (날마다) 주소서 주께서 가르쳐준 기도문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날마다) 주소서”라는 어구에는 동시대의 예수의 대중이 일반적으로 겪고 있는 ‘고통’에 관한 기억.. 더보기
게임 같은 전쟁의 시대, 소비되는 타인의 고통 - 폭력의 일상화에 대한 민중신학적 고찰 이 글은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가 개설한 신학아카데미 탈/향 2005년도 상반기 강좌인 '위기의 시대 위기의 신앙, 민중신학은 말한다'(2005.4.12~5.24. 8주동안 진행. 강사: 양권석, 이영미, 최형묵, 황용연, 김진호)에서 내가 강의한 두 강의 중의 하나로 저술된 것인데(이 강의는 2005.4.12에 있었다), 그 원고를 다듬어서 [제2의 종교개혁과 민중신학. 임태수교수 퇴임논문집] (한들, 2007)에 수록하였다. -------------------------------- 게임 같은 전쟁의 시대, 소비되는 타인의 고통폭력의 일상화에 대한 민중신학적 고찰 전쟁의 일상화 고대의 전쟁에서 기본 병기는 칼과 창이었다. 병사들은 적의 얼굴을 마주대하면서 무기를 휘둘러야 했고, 제압하려면 그의 몸둥이.. 더보기
'성화된 양심'은 없다 - 우리 시대 '양심의 도구화'에 대한 하나의 문제제기 이 글은 [황해문화] 51(2006 여름)에 게재되었던 글입니다. ------------------------------------ ‘성화된 양심’은 없다우리 시대 ‘양심의 도구화’에 대한 하나의 문제제기 발저 논쟁―기억과 양심의 도구화를 비판하는 하나의 전거 수년 전 마르틴 발저(Martin Walser)가 쓴 소설 󰡔유년시절의 정체성󰡕을 탐독한 이후 몇 달간 나는 그의 소설들에 푹 빠져 있었다. 이 소설의 번역자 권선형 선생이 쓴 한 편의 논문이 계기가 되어, 이름도 생소했던 작가에 대한 탐구는 시작되었다. 그래봤자 독일어의 문맹자가 읽을 수 있는 그의 작품은 두 권뿐. 해서 얼마 되지 않아 발저에 관한 연구논문들로 관심이 옮겨갔다. ‘발저 논쟁’이라는 생소한, 기억과 양심에 관한 논쟁을 알게 된 것.. 더보기
동서대, 성서, 민중신학 - 오늘 우리는 성서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 2007년 1월 15~16일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가 주최한 ‘신학댓거리여행’에서 발표한 원고. 이 댓거리여행 강연원고 세 편이 모두 [기독교사상] (2007.2)에 게재됨. ----------------------------------- 동시대, 성서, 민중신학오늘 우리는 성서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 성서는 자아의 거울? 이러저러한 신앙 교육의 강사로서 참여한 지도 어언 20년이 되어 간다. 그간 했던 강의 원고 프린트는 폭 85센티 짜리 책장 두 줄을 가득 채우고도 남는다. 물론 프린트된 것은 거의 대부분 성서에 관한 것이다. 초기의 것들은 타이핑을 하여 자료집 형식으로 보관되었는데, 그중 상당수는 유실되어 없으니 실제로는 더 많을 것이다. 그 외에 나의 신약학 분야 석사 학위 논문도 강의 원고를 발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