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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뜻나누기(설교)

투명유리 - 도심 재개발과 바울의 민중주의 이 글은 한백교회(2011. 8. 21) 하늘뜻나누기 원고입니다. -------------------------------------------------- 투명유리 하느님을 알 만한 일이 사람에게 환히 드러나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그것을 환히 드러내 주셨습니다. ...... 하느님의 보이지 않는 속성, 곧 그분의 영원하신 능력과 신성은, 사람이 그 지으신 만물을 보고서 깨닫게 되어 있습니다. ―「로마서」 1장 19~20절 “그룹들(Cherubim)은 주님의 성전으로 들어가는 동문에 머무르고, 이스라엘 ‘하느님의 영광’(하느님의 카보드)이 그들 위에 머물렀다.” 「에스겔서」 1장 19절입니다. 이 구절을 보면 마치 ‘하느님의 영광’이 존재처럼 움직여 어느 곳에 머물고 있습니다. 그곳은 성전입니다. 바벨로.. 더보기
그가 유대인이 아닌 이유 한백교회 하늘뜻나누기 원고 (2011 07 03) ------------------------------------- 그가 유대인이 아닌 이유 나는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박혔습니다. 이제 살고 있는 것은 내가 아닙니다. 그리스도께서 내 안에서 살고 계십니다.―「갈라디아서」 2장 20절 반나절의 여행이 주는 생각의 깊이는 많아야 반나절 정도다. 정보는 빈약하고 본 것에 대한 직관적 감정에 지배당하기 일쑤다. 게다가 선입관이 미치는 감정에 대한 지배력은 가히 위력적이다. 내게 프랑크푸르트에서의 반나절이 그랬다. 한인 교회에서 예배를 마치고 한 철학도의 안내를 받아 시내 관광을 시작했다. 유대인 묘지에 방문한 것은 그의 안내 코스의 끝자락에서였다. 그는 󰡔안네의 일기󰡕의 주인공 안네 프랑크의 사택도 보여.. 더보기
'풍족한 가난' - 2011년 구제역 ‘재앙 이후’, 예언자 이사야에게 지혜를 묻다 2011년 5월 8일에 행한 한백교회 하늘뜻나누기 원고 --------------------------------- ‘풍족한 가난’ 2011년 구제역 ‘재앙 이후’, 예언자 이사야에게 지혜를 묻다 온 국토가 르신의 말발굽에 난도질당했다. 이제 남은 것은 예루살렘뿐이다. “왕의 마음과 백성의 마음이 마치 거센 바람 앞에서 요동하는 수풀처럼 흔들렸”다.(「이사야서」 7,2) 장인(스가랴 왕)의 나라 이스라엘은 연이은 쿠데타로 갈가리 찢겨진 채 다마스커스의 국왕 르신의 뒤를 졸졸 쫓아다니는 나라로 전락해 버렸다. 이스라엘의 왕 베가의 군대에 왕자 마아세야와, 궁내대신 아스리감, 그리고 총리대신 엘가나가 죽임당했고, 수만 명의 백성이 끌려갔다. 절체절명의 위기에 직면해서 유다 국왕 아하스는 극단의 선택을 한다... 더보기
흩어진 자들의 꿈 - 유일신 종교의 탄생 한백교회 2011년 2월 13일자 하늘뜻나누기 원고 ----------------------------------------- 흩어진 자들의 꿈 유일신 종교의 탄생 땅 끝까지 흩어져 있는 사람들아! 모두 나에게 돌아와서 구원을 받아라. 내가 하나님이며, 나 밖에 다른 신은 없기 때문이다. ―「이사야서」 45장 22절 한 달여를 내내 걷고서야 강가의 황무지에 내던져졌습니다. 황제의 땅입니다. 그 땅을 개간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관리들의 말에 죽을 듯이 일했습니다. 헐벗은 육체로 감당해야 하는 혹독한 노동에 많은 사람들이 쓰러져 죽었지만, 질기게도 살아남은 이들에게 세월은 나름의 선물이 되었습니다. 황권을 둘러싼 암투가 끊임없이 일어나곤 하는 덕에 종종 잉여생산물을 시장에 내다 팔 수 있었습니다. 이틈에.. 더보기
악마가 사라지다 (2010.3.14) 이 글은 한백교회의 하늘뜻나누기 원고로, 2010년 3월 14일에 수행된 것입니다. ------------------------------------------- 악마가 사라지다 나는, 악한 사람들이 죽어서 무덤에 묻히는 것을 보았다. 그런데 사람들은 장지에서 돌아오는 길에 그 악한 사람들을 칭찬한다. 그것도 다른 곳이 아닌, 바로 그 악한 사람들이 평소에 악한 일을 하던 바로 그 성읍에서, 사람들은 그들을 칭찬한다. 이런 것을 보고 듣노라면 허탈한 마음 가눌 수 없다.―〈전도서〉 8,10 프톨레마이오스 제국 치하(기원전 301~198년)의 유다는 오랜만에 누리는 평화를 만끽합니다. 그런데 바로 이 시기에 ‘코헬렛’(Qohelet, 전도자)이라고 자칭하는 한 노학자는 '헛되다‘는 말을 무려 30여회나 내.. 더보기
사탄의 탄생 한백교회 하늘뜻나누기(2010.01.10) ------------------------------------ 사탄의 탄생 하루는 하느님의 아들들이 와서 주님 앞에 섰는데, 사탄도 그들과 함께 서 있었다.―〈욥기〉 1,6 악마 하면 가장 먼저 어떤 이름이 떠오르십니까? 존 밀턴의 《실락원》을 인상 깊게 읽은 이들은 ‘루시퍼’라고 말할 것입니다. 괴테의 《파우스트》에 나오는 ‘메피스토펠리스’를 연상하는 이들은 아마도 꽤 독서에 일가견이 있는 사람이 아닐까요. 예수 설화에 종종 등장하는 ‘바알세불’도 있겠지요. 어떤 아이는 ‘디아블로’라고 말합니다. 컴퓨터온라인 게임 가운데 ‘디아블로’라는 게 있답니다. 아마도 성서에 사용된 그리스어인 ‘디아볼로스’에서 유래한 용어겠지요. 바울에게서 단 한번 표현된 ‘벨리알’.. 더보기
적의 밥 한백교회의 하늘뜻나누기(2010.08.01) 원고 -------------------------------------------- ‘적의 밥’ 다니엘은 왕이 내린 음식과 포도주로 자기를 더럽히지 않겠다고 마음을 먹고, 환관장에게 자기를 더럽히지 않을 수 있도록 해 달라고 간청하였다. ―「다니엘서」 1장 8절 시리아 북단의 대도시 안티오키아에서 베드로는 사람들과 한 상에서 식사를 나누고 있다. 이들은 안티오키아의 ‘그리스도인들’인데, 놀랍게도 유대인들만이 아니라 귀화한 이방인들이 다수 포함된 공동체였다. 당시 유대교 회당은 물론이고 1세기 말까지의 예수 공동체에서 이런 풍경은 그리 흔치 않은 것이었다. 그때 예루살렘에서 주의 친형제인 야고보 파 사람들이 방문한다. 십여 년 전으로 돌아가 보자. 예루살렘에서.. 더보기
길들여진 혀 - 공정사회 비판(2010 09 12) 이 글은 한백교회 2010년 9월 12일 하늘뜻나누기 원고입니다 . -------------------------------------- 길들여진 혀 공정사회 비판 사람의 혀를 길들일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혀는 겉잡을 수 없는 악이며, 죽음에 이르게 하는 독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야고보서」 3장 8절 1세기 말 혹은 2세기 초의 어느 때쯤, 자기가 ‘야고보’라고 주장하는 이는 세계 각처에 흩어진 이스라엘을 향해 글을 씁니다. 여기서 야고보는 주의 형제이자 예루살렘 예수 공동체의 지도자였던 사람입니다. 하지만 이 문서의 저자가 그 인물 자신일 가능성은 없습니다. 우선 30년대에 청년이었던 사람과 시차가 너무 큽니다. 그리고 이 문서의 저자는 헬라어를 능숙하게 사용하고 있고, 유대주의보다는.. 더보기
'죽음 공간'에서 사는 자(2010 07 11) 한백교회 2010년 7월 11일에 있었던 하늘뜻나누기 원고입니다 ----------------------------------- ‘죽음 공간’에서 사는 자 나는 이제 사는 것이 지겹습니다. 영원히 살 것도 아닌데, 제발, 나를 혼자 있게 내버려 두십시오. 내 나날이 허무할 따름입니다.―「욥기」 7장 16절 또 한 명의 연예인이 자살했습니다. 그는 한국뿐 아니라 일본에서도 상당한 인기를 누리던, 이른바 한류스타였습니다. 곧바로 그의 죽음은 상품화됩니다. 그의 연기, 그의 노래, 그의 일거수일투족, 그의 말, 그의 몸, 그의 옷, 그와 얽혀 있는 온갖 것이 상품가치를 지녔던 시간은 이제 종료되었지만, 자신의 목숨을 제거함으로써 더 이상 소비사회의 공간 속에 소비될 육체가 사라진 시간에도 그는, 그의 죽음은 .. 더보기
욕망의 습격(2010 06 13) 이 글은 한백교회 수련회 때(2010 06 13) 영은교회와 함께 나눈 예배 때 했던 하늘뜻나누기 원고입니다. ----------------------------------------- 욕망의 습격 하느님의 아들들이 사람의 딸들의 아름다움을 보고, 저마다 자기들의 마음에 드는 여자를 아내로 삼았다. ―「창세기」 6장 2절 하느님의 아들들이 사람의 딸들과 결혼했다는 수수께끼 같은 말은 다섯 개 묵시록의 묶음집인 『에녹1서』의 첫 번째, 「파수꾼의 책」에서 매우 흥미롭게 해석되어 있습니다. ‘하느님의 아들들’은 ‘타락한 천사’인 것입니다. 하느님의 천사들이 타락했다는 생각이 역사 속에 등장한 것입니다. 신의 영역은 거룩하며 정의롭고 완전무결(完全無缺)하다는 일반적인 믿음이 붕괴되고, 그곳조차 부패하여 죄로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