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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와 동침하면 사형에 처하라”(〈레위기〉 20,13) - 유다귀환공동체의 순결주의 정치학 [성서와 동성애] (오월의 봄, 2022)의 제1장 원고. 같은 제목의 강의 원고를 올린 바 있는데, 꽤 더 보완된 글임 --------------------------------------- “남자와 동침하면 사형에 처하라”(〈레위기〉 20,13) 유다귀환공동체의 순결주의 정치학 남자가 같은 남자와 동침하여 여자에게 하듯 그 남자에게 하면, 그 두 사람은 망측한 짓을 한 것이므로 반드시 사형에 처해야 한다. 그들은 자기 죄값으로 죽는 것이다. (〈레위기〉 20,13) 이 책의 첫 번째 장은 동성애 반대론을 펴는 것처럼 보이는 몇 안 되는 성서 구절 가운데 가장 폭력적인 언사를 담은 텍스트인 〈레위기〉 20,13에 관한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구절을 담고 있는 텍스트는 동성애 문제에 아무런 관심이 .. 더보기
한국의 ‘작은 독재자들’ - 정치종교와 문화종교 개념으로 살펴보는 퇴행적 대중의 출현 [우리 안의 파시즘 2.0](휴머니스트 2022)에 실린 글 이 책의 목차는 아래와 같다. 여는 글. 우리 안의 파시즘, 그 후 20년 - 일상적 파시즘은 어떻게 진화했는가? (임지현) 01. 능력주의의 두 얼굴 - 민주적 공정사회인가, 엘리트 계급사회인가? (이진우) 02. 세대-연공-인구 착종이 낳은 기득권 - 한국의 노동시장 불평등은 어디서 유래하는가? (이철승) 03. 국민주권 민주주의에 사로잡힌 한국정치 - 참여가 대의를 밀어낼 때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 (박상훈) 04. 식민지 남성성과 추격발전주의 - 한국사회는 왜 기후위기를 직면하지 못하는가? (정희진) 05. 너무 익숙해서 낯선 일상적 인종주의 - 한국에는 정말 인종차별이 없을까? (조영한) 06. 주목경제 시대의 주인공, 관종 - 프로보.. 더보기
‘언택트의 사회’ 바깥에서 언택트를 묻다 - 코로나19와 작은교회 [바이러스에 걸린 한국교회](삼인 2021)에 실린 글 이 책의 목차는 아래와 같다. 글머리_ 코로나19와 함께한 1년(양권석) 제1부 취약계층은 더욱 취약해지고 01. 고독으로/부터의 연대―재난 시대의 영성(정경일) 02. 코로나19 전쟁(?) 시대, 여성을 이야기하다―돌봄, 쉼, 치유의 교회 공동체(배근주) 03. 우리의 불안과 그들의 취약함이 입을 맞출 때―2020년 이태원 집단감염 사건을 돌아보며 (시우) 제2부 재난이 된 종교 04. 코로나19와 탈종교사회의 종교성 (박정위) 05. ‘언택트의 사회’ 바깥에서 언택트를 묻다―코로나19와 작은 교회 (김진호) 06. 신천지 현상과 그리스도교 그리고 성경 문자주의 (오제홍) 07. 대면/비대면(예배)에 대한 왈가왈부는 무엇을 드러내는가 (황용연) 제.. 더보기
역사의 예수 다시보기_05 : 마을의 미시권력과 안식일신앙 - 역사적 고찰 마을의 미시권력과 안식일신앙 역사적 고찰 예수가 세례자 요한이 체포된 이후 갈릴래아 마을 안, 특히 마을회당에서 활동한 이야기를 다루었다. 그 과정에서 예수가 직면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은 마을종교의 배타성이다. 거기에도 누군가를 억압함으로써 누군가의 권력이 정당화되는 메커니즘이 작동하고 있었다. 마을 안의 미시권력이 작동하는 중심공간은 회당이다. 그리고 그것을 추동하는 자들을 복음서는 ‘바리새파 사람들’이라고 불렀다. 그들의 배후에는 일정 지역의 마을들을 연결하는 지방종교가 있었고, 그렇게 지방종교의 엘리트 집단을 ‘바리새파의 율법학자들’이라고 불렀다. 한편 그들은 예루살렘의 율법학자들과 느슨한 연계를 이루고 있었다. 이렇게 해서 중앙과 지방, 그리고 마을을 연결하는 권력 네트워크가 작동하고 있었다. .. 더보기
역사의 예수 다시보기_06 : 바리새파와 적대한 뒤, 갈릴래아 마을 밖으로 - 예수운동의 코어그룹, 떠돌이 예언자들 바리새파와 적대한 뒤, 갈릴래아 마을 밖으로 예수운동의 코어그룹, 떠돌이 예언자들 호숫가로 ‘물러가다’ “안식일 치유 사건 직후 예수와 제자들은 호숫가로 ‘물러갔다’.”(〈마가복음〉 3,7) 앞 장은 이 구절을 다시 명시함으로 끝은 맺었다. 여기서 ‘물러가다’로 번역된 헬라어 단어 ‘아낙쏘레오’(αναχωρεω)는 이곳을 포함해서 제2성서에서 9번 사용된다.(〈마태복음〉 7회; 〈마가복음〉과 〈요한복음〉에 각 1회씩) 아래는 〈마가복음〉의 3,7을 제외한 이 단어의 용례들을 열거한 것이다. • 헤롯을 피해 요셉 가족이 이집트로 갈 때(〈마태복음〉 2,14) • 요셉 가족이 에집트에서 다시 귀향하고자 했으나 아르켈라오가 헤롯의 뒤를 이어 유대아 지방의 통치자가 되었다는 소식에 그곳을 피해 갈릴래아로 갈 때.. 더보기
역사의 예수 다시보기_07 : 갈릴래아 마을회당과 ‘호숫가’의 주요대중의 변화 - 라오스에서 오클로스로 갈릴래아 마을회당과 ‘호숫가’의 주요대중의 변화 라오스에서 오클로스로 라오스 예수님이 대답하셨다. “당신네들 겉 다르고 속 다른 사람들을 두고 이사야가 제대로 예언했네요. 성경에 적혀 있는 대로군요. ‘이 백성이 입술로는 나를 떠받들지만, 그들의 마음은 나한데서 멀리 떨어져 있구나. 나를 받들어 섬겨 봐야 쓸데없는 일이다. 가르친다고 가르치는 것이 사람들의 계명들이니.” (〈마가복음〉 7,6) 그들이 이렇게 말하고 있었던 것이다. “명절에는 죽이지 맙시다. 그렇게 하면 백성들이 득고 일어날 겁니다.” (〈마가복음〉 14,2) 이 두 구절에는 ‘백성’이라는 단어가 등장한다. 그리스어 라오스(λαος)를 옮긴 것이다. [표14]에서 보듯 제2성서에서 ‘라오스’는 142회나 나오는데, 〈마가복음〉에서는 유난히.. 더보기
역사의 예수 다시보기_08 : 예수운동의 '숨겨진' 활동가들 - 지역협력자 역사의 예수 다시보기 여덟번째 원고 ------------------------------------------------ 예수운동의 ‘숨겨진’ 활동가들 지역협력자 “내 뒤를 따르라” + “버리고 따랐다” 예수는 어떤 이를 제자로 부를 때 ‘듀테 오피소 무’(Δευτε οπισω μοη) 혹은 ‘아콜류떼이 모이’(Ακολουθει μοι)라고 말했다. 우리말로 옮기면 둘 다 ‘나를 따르시오.’다. 이에 부름받은 이는 자신이 가진 것을 모두 ‘버리고 따랐다.’ 6장에서 보았듯이, ‘버리고’ ‘따름’이라는 조합은 예수와 함께 떠돌이 예언자가 된 이들의 전형적인 ‘제자됨’의 양식이다. ‘따르다’는 뜻의 그리스어 동사 ‘아콜류떼오’(ακολουθεω)가 ‘떠돌이 예언자’형 제자의 따름을 말할 때 종종 사용되는 .. 더보기
역사의 예수 다시보기_10 : 시로페니키아 출신 헬라 여인 이야기 - 이례적 지역협력자 2 역사의 예수 다시보기 열 번째 글 -------------------------------- 시로페니키아 출신 헬라 여인 이야기 이례적 지역협력자 2 ‘티레의 호리아’ 〈마가복음〉의 스토리 구성을 살펴보면 거라사 무덤터의 남자 이야기(5,1~20)부터 시로페니키아 여인 이야기(7,24~37) 사이에 다양한 이야기들이 들어 있다. 동선만 살펴보면 거라사 사건 이후 예수는 갈릴래아 호수 이편으로 건너와 나사렛 회당에 갔다가(6,1) 인근의 여러 마을을 돌아다닌다.(6,24) 그리고 저 유명한 오병이어 사건이 일어난 어느 호숫가에서(6,34) 배를 타고 호수 북동 끝단의 벳세다()로 갔다가(6,45) 북서 끝단의 게네사렛으로 온다.(6,53) 이런 광폭의 숨 가쁜 행보에 이어서 예수는 페니키아의 티레(Τυρο.. 더보기
개념지도로 민중신학을 그리기, 재밌고 깊다 - 최형묵의 《민중신학 개념지도》(동연 2023)에 대한 단상 [종교와 평화](2023 12)에 실린 최형묵의 [민중신학의 개념지도]에 대한 서평 원고 --------------------------------------------------------------------------------------------- 개념지도로 민중신학을 그리기, 재밌고 깊다 최형묵의 《민중신학 개념지도》(동연 2023)에 대한 단상 1996년 창립 이래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가 개설해왔던 강좌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그중 가장 많은 수강자가 참여했던 강좌가 어느 것인지는 잘 기억나지는 않는다. 하지만, 현직으로 재직했던 2018년까지 나는 연구소의 거의 모든 강좌의 기획자였고 그 이후 강좌들도 어느 정도는 알고 있는데, 지난해 최형묵 선생이 강의자로 진행했던 ‘민중신학 개념지도.. 더보기
소돔 멸망 설화의 핵심은 ‘무너진 공의’에 있다 - 강철구의 〈소돔과 고모라의 구약성경의 수용과 새로운 접근〉에 대한 논평과 정치사적 보충 NCCK 신학위원회 성서와 동성애 1차 토론회(2024. 02. 06) ------------------------------------------------------------------------------ 소돔 멸망 설화의 핵심은 ‘무너진 공의’에 있다 강철구의 〈소돔과 고모라의 구약성경의 수용과 새로운 접근〉에 대한 논평과 정치사적 보충 멸망에 이르게 한 죄가 동성애?―오래된 과잉해석 성서에서 동성애를 다루고 있다고 추정되는 본문은 몇 개 되지 않는다. 이 구절들은, 나의 사견으로 는, 둘 중 하나에 속한다. 동성애라고 볼 개연성이 거의 없는 것을 억지로 끼워맞춘 과잉해석의 산물이 거나, 동성애를 언급한 것이 분명하지만 동성애에 관한 일반화된 관점을 보여준다기보다는 그 텍스트 구성 집단의 정치공..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