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파워엘리트 시스템과 개신교회의 ‘장로 되기’에 대한 비판적 스캐치

이 글은 2017년 1월 11일에 열린 집담회 '한국정치의 정교 과잉을 진단한다'에서 처음 발표된 것입니다. 이 집담회는 종교자유정책연구원이 주관하고,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우리신학연구소, 참여불교재간연대가 공동 주최하였고, 만해NGO교육센에서 오후 2:00부터 5:00까지 진행되었습니다. 이 집담회 때 발제자는 김현주(우리신학연구소 연구위원), 김진호(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연구실장), 조재현(참여불교재가연대 사무총장)이고, 진행은 박광서 종교자유정책연구원 대표가 맡았습니다.

이 글을 수정 보완하여 [공동선] 2017년 03~04월호에 게재되었습니다. 아래는 이 수정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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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파워엘리트 시스템과

개신교회의 ‘장로 되기’에 대한 비판적 스캐치

 

 

 

 

 

2005년 민주주의적 제도화가 한창일 때 《중앙일보》 탐사보도팀은 서울대학교 사회발전연구소, 사회연결망 분석업체인 ‘사이람’과 함께 〈한국사회 파워엘리트 대해부〉라는 제목의 방대한 조사를 실시하였다. 사회 각계의 파워엘리트 3만1800여명의 ‘사회적 연결망’(social network)을 조사하여 분석한 것이다. 파워엘리트 개개인이 다른 파워엘리트들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분석함으로써 그들이 권력을 획득하고 유지하는 데 이러한 연결망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추정해보는 작업이다.

그 결과는 매우 고무적이었다. 해방 이후 권위주의적 정권들 아래서 형성되어온 폐쇄적인 독점적 체계가 다양화되고 있다는 것으로 드러났다. 즉 파워엘리트 충원 체계가 ‘폐쇄형’에서 ‘개방형’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폐쇄형이란 몇몇 한정된 연줄에 파워엘리트들이 몰려 있는 형태를 말하고, 개방형이란 특정 영역의 엘리트 독점 체계가 해체되고 다양화된 사회를 말한다. 요컨대 특정 학교의 연고성보다는 개개인의 능력이 좀 더 강조되는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고, 지역 간의 격차도 줄어들고 있으며, 여전히 낮은 수준이지만 여성의 약진이 돋보이며, 직종 간 학연 차이도 현저히 줄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추세는 보수정권 10년간 또 다시 폐쇄형 사회로 되돌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앙일보》의 〈한국사회 파워엘리트 대해부〉가 연재된 지 꼭 10년이 지난 2015년 《경향신문》이 실시한 정치권 파워엘리트 분포 조사인 〈박근혜 정부 후반기 ‘파워 엘리트’ 218명 분석〉을 보면 TK의 집중성이 현저히 강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밖에 여러 매체들의 조사들을 참조하면 학연, 혈연의 폐쇄성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신자유주의의 격랑 속에서 이러한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권력화가 전개되면서 시민사회는 빠르게 신신분제(新身分制) 사회로 전화되어 가고 있다. 이렇게 반민주적으로 퇴행화되고 있는 사회적 변화 속에서 대중이 가장 민감하게 반감을 갖게 된 것은 파워엘리트들의 신신분제 사회의 일탈적 횡포, 이른바 ‘갑질’이었다.

하지만 민주정권 10년에서 보수정권 10년으로 이어지는 시기에 일어난 이러한 변화에서 더욱 중요한 것은, 파워엘리트 층에서 발생한 일탈적 횡포가 아니라, 권력과 자원의 심각한 편중현상이 심화되고 그것이 대를 이어 지속되는 현상이다. 바야흐로 권력과 자원에 대한 ‘독점사회로의 구조화’가 거칠고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박근혜의 공모 아래 벌어진 최순실 일당의 ‘갑질’과 국정농단 사건이지만, 보다 거시적으로는 이명박･박근혜 정권으로 이어지는 신자유주의 시대의 보수주의 정권들 아래서 진행되고 있는 권력과 자원의 장기화된 집중 현상, 곧 독점사회로의 전환에 대한 대중의 ‘체제 탄핵 사건’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속에는 성공의 노예가 되어 버린 파워엘리트, 바로 이들의 폐쇄회로 같은 형성 메커니즘에 대한 시민사회의 청산 요구가 들어 있다.

파워엘리트가 되려는 이는 몇몇 유력 집안 출신, 강남 지역의 특목고(과학고, 외고, 국제고) 출신, 국내외의 몇몇 명문대학 출신, TK 지역 출신, 그리고 법조계･언론계･학계･대기업･정부기관 등의 고위직 종사자, 이런 스팩들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스팩들은 그들이 권력을 획득하기 위한 경쟁에서 연줄망의 형태로 동원되어 활용되는, 일종의 ‘잠재적 자본’이다. 여기에 성공만을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권력의지가 뒷받침되면 이 잠재적 자본은 배가된다. 한편 이러한 연줄 형성의 주요 장치로 ‘골프’나 ‘파티’ 등이 활용된다.

그런데 이러한 논의에서 빠진 것이 하나 있다. 이 누락은, 내가 보기엔, 치명적이다. 왜냐면 이 누락된 요소는 어떤 것보다도 중요한 연줄망의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종교가 바로 그것이다. 특히 한국의 개신교는 이 점에서 대단히 중요하다.

해방 이후 한국의 역대 정권들을 둘러싼 파워엘리트들 가운데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해온 종교는 개신교와 가톨릭이다. 최근 들어 가톨릭은 한국의 모든 종교 가운데 고학력자가 가장 많고, 인구대비 파워엘리트의 비중이 가장 높은 종교라는 점에서 권력과 자원의 집중 현상에 대한 논의에서 간과할 수 없다. 하지만, 가톨릭 전문가들의 분석이 필요한 부분이지만, 나의 부실한 소견으로는 가톨릭에 파워엘리트들이 모여 있는 것은 가톨릭의 엘리트 형성 시스템이 잘 작동한 결과가 아니라 엘리트 ‘유인’ 시스템이 잘 작동한 결과로 보인다. 반면 개신교는 파워엘리트 형성 메커니즘이 매우 효과적으로 작동하고 있다. 하여 종교와 파워엘리트를 논하는 데 있어 개신교는 가톨릭을 포함한 여느 종교들보다 중요한 분석대상이라고 판단된다.

우선 개신교 신자는 가톨릭 신자나 불자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조직충성도가 매우 높다. 여기서 조직충성도란 교회활동과 기부금의 정도로 평가된다. 이런 요소들을 포함하는 개신교의 파워엘리트 형성 메커니즘을 포착하는 데 가장 유용한 것은 강남, 강동, 분당 지역의 대형교회(이하 ‘강남권 대형교회’)의 장로 되기 시스템이다. 여기서 ‘강남권 대형교회’로 한정한 것은, 사회적 파워엘리트가 개신교회 중 가장 집중된 장소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장로 되기 시스템’이라고 한 것은 ‘장로 되기’ 과정이 교회의 파워엘리트를 만드는 과정이지만 동시에 그들이 사회적 파워엘리트로서 성공하는 데 중요한 자원 형성과정이기 때문이다.

우선 강남권 대형교회에서 장로가 되려면 파워엘리트가 갖춰야 할 엄청난 스팩을 골고를 갖추어야 할 뿐 아니라 교회활동에서의 헌신성과 재정기여도가 매우 높아야 한다. 예컨대 강남권 대형교회 가운데 파워엘리트가 가장 많은 것으로 유명한 소망교회에서 이명박 씨가 장로가 되는 과정이 그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소망교회는 1977년에 창립했는데, 그 이듬해부터 이명박 씨는 이 교회 교인이 된다. 그리고 1981년 교회당의 대규모 건축이 시작되었다. 이때 현대건설이 사장이던 그는 회사 비용으로 교회당을 지어준다. 이것은 그의 독특한 행보가 아니다. 강남권 대형교회에서 재벌기업 CEO들은 종종 교회당의 대규모 건설 과정에서 절대적인 재정적 기여를 하곤 했다. 최순영 신동아 회장도 대한생명의 돈을 임의로 유용하여 온누리교회의 양재교회당을 지어주었다. 아무튼 이명박씨는 이러한 엄청난 기여에도 불구하고 당시에 장로가 되려는 시도를 못했다. 해외출장이 너무 많은 탓에 교회가 요구하는 교회봉사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1980~1990년대 러시를 이루던 대형교회들의 탄생에서 대규모 교회당의 건축은 매우 중요한 요소였다. 소망교회도 대규모의 교회당 건축은 대형교회로 성장하는 데 결정적인 요소였다.

국회의원이 된 1992년부터 그는 장로가 되기 위해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한다. 3년 4개월간 매주 일요일 새벽 6시부터 주차요원으로 봉사를 했고 수많은 활동부서에서 적극적으로 헌신하였다. 막강한 스팩을 가지고 있고, 교회당을 지어주는 등의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재정기여도를 하였으며, 주차요원 등 적극적인 교회 활동 참여에도 불구하고, 그는 선거에서 한번 실패하고서야 장로가 될 수 있었다.

이명박 장로가 대통령에 취임한 해인 2008년, 소망교회 장로선거에는 45명의 후보가 출마했다. 한데 그중 단 1명만이 장로로 피택(被擇)되었다고 한다. 강남권 대형교회를 제외한 대부분의 교회들에서 장로 선거에 출마한 이들 중 선거에서 실패하여 탈락할 경우 당사자뿐 아니라 그 교회도 깊은 상처를 입기 마련이다. 하지만 소망교회의 경우에서 보듯, 강남권 대형교회들에서는 장로 지망자가 넘쳐나며 그들이 재수, 삼수 하는 경우는 허다하다. 물론 실패하는 이들도 부지기수다. 아무튼 2008년 소망교회의 장로 선거에 출마한 이들의 면면을 보면, 대기업 CEO가 18명, 대기업 이사가 5명, 고위직 공무원이 3명, 대학교수가 4명이나 되었다고 한다. 거기에는 SK텔레콤 대표이사,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금융감독원 국장, 삼성의료원 치과부장 등이 포함되었다.

이런 강남권 대형교회의 장로 되기 과정에서 성공한 이는, 이후 교회를 매개로 하는 인맥 메커니즘의 중심역할을 하게 된다. 장로는 담임목사와 함께 당회를 구성하는 정식멤버가 되는데, 당회는 교회 운영에서 독점적 권력을 지니는 기관이기 때문이다. 하여 당회원이 된 장로는 교회 각 부서의 장으로서, 그리고 포괄적 운영의 최종 의결권자로서 교회가 가진 인적, 물적 자원을 동원하여 교회의 현안 사안들을 주도하게 되는 것이다. 한데 그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그러한 교회의 인적 자원 동원을 통해 형성된 사회적 연결망에서 그들은 이른바 ‘힘 있는 파워엘리트’가 되어, 그이들이 교회를 넘어 사회적 파워엘리트 경쟁에서 이 연결망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파워엘리트 경쟁에서 그가 동원할 수 있는 인적 네트워크는, 앞서 말했듯이, 잠재적 자본이다. 특히 한 영역에 한정된 사회적 연결망을 가진 이보다 여러 영역에 걸친 사회적 연결망을 가진, 이른바 마당발 파워엘리트는 경쟁에서 매우 유리하다. 가령, 박정희 대통령의 치과 주치의였던 양영태는 치과대학 졸업 후, 신문방송학, 경영학, 음악 등 서로 무관한 7개의 석･박사 학위를 소유한 사람이다. 그가 다닌 대학만 해도 4개나 된다. 하여 그는 치과병원 소유자이고 주간신문의 발생자이며 합창단 단장을 하고 있다. 이러한 그의 마당발 인맥은 그로 하여금 파워엘리트 경쟁에서 다양한 사회적 연결망을 활용할 수 있게 하였다. 한편 서울대학교 총장과 문민정부 국무총리를 지냈던 이수성 또한 마당발 인맥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그는 1990년대 이후 사회에서 가장 강력한 인맥으로 부상한 서울대학교 법학과 교수였고, 1990년대 말 현재 주례만 2천 번을 했으며, 전국에 형님, 동생 하는 사람이 5만 명이라고 알려진 이였다. 이러한 최강의 마당발 인맥은 그를 집권당의 유력 대통령 후보로 추천되게 했다.

아무튼 이렇게 마당발 인맥이 사회적 연결망에서 매우 중요한 요건이라고 한다면, 교회야말로 다양한 분야의 파워엘리트들과 연결망을 형성하기에 더 없이 유용한 장소라고 할 수 있다. 여러 분야의 파워엘리트들을 주 1회 이상, 매우 밀접하게 만날 수 있는 장소로 강남권 대형교회 이상의 장소는 한국사회에는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그곳에서 만난 이들은 10년, 20년, 아니 어쩌면 태어날 때부터 인연으로 엮인 사이다. 이것은 신뢰에 기초한 연줄망을 형성하게 하는데, 이와 같이 신뢰에 기반을 둔 연줄망을 ‘강한 연줄망’이라고 부른다.(반대로 SNS를 통한 연줄망은 ‘약한 연줄망’을 대표한다.) 해서 이런 강한 연줄망을 자원으로 가진 이들은 파워엘리트가 되기 위한 경쟁에서 더 없이 유리한 위치에 있게 되는 것이다. 바로 이 점이 한국사회에서 왜 개신교가 파워엘리트를 만들어내는 종교일 수 있는지에 대한 이유다.

이명박 정권 때는 파워엘리트 인맥의 키워드로 ‘고소영’(고려대, 소망교회, 영남 출신), ‘강부자’(강남 땅부자)라는 말이 유행했고, 박근혜 정권에서는 ‘성시경’(성균관대, 고시, 경기고), ‘사미자’(사랑의교회, 미래를 경영하는 모임)가 널리 회자되었다. 물론 소망교회와 사랑의교회 만이 교회의 주요 인맥창고는 아니다. 여러 강남권 대형교회의 장로를 포함한 인맥들이 이 두 정부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교회들을 매개로 하는 인맥들이 이 두 정권에서 벌어진 수많은 국정농단과 부패, 비리에 얽혀 있었다. 그것은, 앞서 얘기했듯이, 성공만을 위해 수단방법 가리지 않는 권력의지가 뒷받침되었을 때 파워엘리트 경쟁에서 활용할 잠재적 자본이 배가되기 때문이다. 즉 파워엘리트의 ‘공공성’에 관한 사회적 합의가 결여된 상태에서, 교회가 만들어내는 사회적 연결망도 부정부패의 소용돌이에서 예외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아니 성공을 축복으로 여기는 한국개신교 특유의 종교적 성공지상주의 신앙이 그것을 더욱 부채질할 수 있다.

한편 개방형 파워엘리트 메커니즘보다 폐쇄형이 더 부패하고 권력농단의 우려가 높다. 권력과 자원에 대한 경쟁에서 특정 집단이 높은 장벽을 쳐 놓으면 장벽 내부에 있는 ‘그들 간의 끈끈한 사회적 연결망’이 권력 남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런데 앞에서 얘기한 것처럼 민주정부들 시절에는 폐쇄형에서 개방형으로 사회가 바뀌어 가고 있었지만, 이후 보수정권 시절에는 역진의 행보로 퇴행화되는 현상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한국개신교의 사회적 인맥이 더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보수정부들에서 부패와 권력농단이 더욱 극심했음을 추론할 수 있다.

개신교회의 신앙은 파워엘리트에 대하여 상반된 두 가지 양상을 지닌다. 하나는, 앞에서 언급한, 성공지상주의 신앙이고 다른 하나는 청부론적 신앙이다. 청부론(淸富論, theory of pure wealth)이란 깨끗한 부자로 부름받음에 관한 윤리주의적 신앙이다. 한국교회가 급성장하던 시절에는 성공 자체를 축복으로 해석하는 성공지상주의 신앙이 대세를 이루었다면 2000년대 이후에는 깨끗한 부자 되기를 신의 부름으로 해석하는 청부론적 신앙이 부상하였다. 하지만 보수정권 20년 동안 파워엘리트의 폐쇄형 메커니즘이 강화되는 상황에서 청부론은 강력한 사회적 압박이 되지 못했다. 그런 점에서 개신교회는 부패하고 권력을 남용하는 세력이라는 사회적 오명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에 있다.

올해는 종교개혁 500주년이 되는 해다. 500년 전 교회의 권력과 자원의 독점체제에 대한 그 시대 대중의 문제의식은 종교개혁을 가능하게 했던 중요한 요소의 하나였다. 그런데 종교개혁의 지도자들은 종교개혁을 또 다른 방식의 권력 독점체제의 신학적 도구로 만들어 버렸다. 해서 500년 전의 종교개혁은 ‘그들만의 개혁’에 그치고 말았다.

그리고 500년이 지난 오늘, 교회의 내적 위기를 더 이상 숨길 수 없게 된 지금, 우리는 새로운 종교개혁을 이야기하고 있다. 권력과 자원에 대한 독점체제를 청산하고 성공지상주의를 해체하는 새로운 개혁에 관해서 말이다.

실은 이미 많은 개신교회들과 신자들이, 성공지상주의적이지 않으며 권력과 자원에 대한 탐욕이 아닌, 나눔과 섬김의 삶의 태도로 살아가고 그러한 가치를 공유하는 교회를 만들어가고 있다. 여기서는 장로와 목사의 임기제를 포함한, 권력과 자원의 집중을 제한하는 다양한 시도들이 전개되었고, 나아가 엘리트 중심적이지 않은, 평신도 중심적인 수평적 네트워크를 통한 교회 운영의 모색이 적극적으로 실험되어 왔다. 또한 교회의 안과 바깥을 나누는 장벽을 해체하고 지역의 다른 종교기구들과 비종교단체들, 그이들과 함께 사회의 공공성 보전과 확대를 위해 일하고 있고 배제된 이들의 인권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이런 시도들은 대부분 작은교회들, 즉 사이즈가 작을 뿐 아니라 성공지상주의를 청산하려는 교회들에서 시도되었다. 이렇게 작음과 성공지상주의의 철회, 그리고 안과 밖을 명료하게 나누는 장벽의 해체, 이런 요소들이 결합된 교회를 작은교회라고 한다면, 이것은 종교개혁 전통의 교회와는 다른 ‘새로운 교회 양식’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모두가, 비판하든 선망하든, 대형교회, 특히 강남권 대형교회를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이와 같은 다른, 새로운 신앙의 운동으로서의 작은교회들의 노력들이 보이지 않았다. 대형교회가 과잉대표하고 있는 현재의 개신교에 대한 이미지는 지난 시대보다 더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는 새로운 신앙운동의 존재를 가려버렸던 것이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개신교회는 지난 500년간 실패해온 방식이 아닌, 새로운 종교개혁을 추구해야 할 것이다. 그것은 이미 벌어지고 있는 바, 새로운 작은교회 운동이 내포하는 공공적인 파워엘리트 체계가 개신교회를 대표하게 하는 데 시도를 포함한다. 또한 그것은 종교간, 종교-비종교간 더 민주적이고 더 인권적이며 더 상생적인 사회를 향한 연대를 포함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