룸펜을 위한 교회는 없다 [한게레신문]의 '야!한국사회'에 실린 칼럼원고(2012 01 05) -------------------------------- 룸펜을 위한 교회는 없다 어린 시절 설날을 앞두고 집에서 제일 큰 양재기에 쌀을 넣어 방앗간 앞에 아주머니들이 윗동네 아래동네 할 것 없이 길게 줄을 섰다. 거기에는 아이들도 함께 있었으니, 그날 방앗간 앞 길게 늘어선 줄에는 이웃동네 아무개의 엄마가 누구인지를 알 수 있었다. 양재기에 김이 무럭무럭 나는 가래떡을 가득 담아 돌아와서 제일 먼저 한 것은 떡 한 사발과 물 한 사발을 떠 놓고 집 구석구석을 돌며 절을 하는 것이었다. 그때마다 할머니는 반복적으로 같은 말을 던졌다. “묵은 것은 썩 물러가라.” 쉰 한 번째 해를 마감하는 날, 그 며칠 전 만났던 친구가 술에 절어 털.. 더보기 이전 1 ··· 443 444 445 446 447 448 449 ··· 67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