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설음에 대한 은폐된 폭력, 어떻게 성찰할 것인가 이 글은 [우리 안의 이분법. 당비생각01] (생각의 나무 2004)에 수록된 글입니다. ------------------------------------------ 낯설음에 대한 은폐된 폭력, 어떻게 성찰할 것인가 센서, 눈, 인식의 코드 남자가 화장실에서 변기 앞에 다가서자 센서가 깜박거린다. 이내 물이 내려온다. 바지를 추스르고 한 걸음 물러서자 센서는 다시 깜박거리면서 물을 내려 보낸다. 문뜩 저것이 ‘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떤 눈이 소변을 보는 자신을 바라본다는 생각은 수치스럽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보니 그 ‘눈’은 그를 보지 못한다. 단지 누군가가 ‘왔다’ 혹은 ‘갔다’는 것만을 감지할 뿐이다. 다가온 이가 어떤 특성을 가지는지 느낄 수 없다. 키가 큰지, 뚱뚱한지, 피부색은 하얀.. 더보기 이전 1 ··· 440 441 442 443 444 445 446 ··· 67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