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칼럼

‘권력의 사유화’를 막아라, 교회에서도 [경향신문] 2018년 8월 11일자 사유와 성찰 원고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808102027015&code=990100---------------------------- ‘권력의 사유화’를 막아라, 교회에서도 아침 7시 반, 그는 간단히 식사를 하고 교회로 간다. 7시50분 도착, 10분 정도 기도를 하고 바로 어린이교회학교의 그가 맡은 반 아이들을 집집마다 방문하여 손에 손을 잡고 노래를 부르며 다시 교회로 간다. 9시 30분에 시작한 어린이 예배와 분반공부가 끝나는 시간은 10시 30분. 잠시 쉬었다가 11시 대예배에 참석한다. 12시 20분, 식사를 한다. 1시 30분부터 두 시간 동안 자신이 팀장인 대학부원 몇 사.. 더보기
교회 건축과 파산 난 개신교 [한겨레신문] '야!한국사회'에 실린 칼럼(2011.09.22)-------------------------- 교회 건축과 파산 난 개신교 또 다시 저축은행들이 영업정지를 당했다. 무분별한 부동산 피에프(PF, 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이 낳은 부실 탓이다. 부동산 거품이 붕괴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이제까지 역대정권들은 부동산 경기를 부추겨왔다. 그리고 MB 정부는 그 극한을 보여주었다. 한데 거품을 가득 품은 부동산 풍선은 대폭발을 향해 돌진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 그 징후의 하나가 저축은행 사태겠다. 그리고 다른 징후들도 곧 터져 나올지 모른다. 그것들은 필경 야무지게 대비하지 않으면 이번처럼 재앙에 가까운 사태를 낳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 거품을 한껏 머금은 사람들의 욕망은 그다지 경각심을 갖고 있지.. 더보기
민주화 이후, 미래는 지속될 수 있는가 [종교와 평화](2005.05.01)에 수록 ------------------------ 민주화 이후, 미래는 지속될 수 있는가 참담한 결과로 총선마저 끝났다. 채 20년에 지나지 않는 민주화로의 제도적 실험, 그 불같던 열망은 이렇게 무참히 반전의 체험을 남기고 역사 속에서 사라져가고 있다. 꿈속에서조차 가슴 떨리게 하던 민주주의의 갈망은, ‘문민’ ‘국민’ ‘참여’라는 이름을 슬로건 삼아 역사 속에 육화(肉化)/제도화되었다. ‘문민’이 군부독재의 제도적 유산에 대한 철거 욕망을 민주적 제도화 속에 담아내려는 시대적 기조를 대변하고 있다면, ‘국민’은 민주화의 추동주체로서의 국민의 탄생을 선언하는 시대의 기호였다. 그리고 ‘참여’는 민주적 제도화에 대한 국민의 개입을 본격화하는 시대의 표징이라고 할 수.. 더보기
8·15, 역사적 사죄와 사면복권 [한겨레신문] 2010.08.17자 칼럼 ------------------------------------ 8·15, 역사적 사죄와 사면복권 한반도 강제병합 100주년을 맞아 일본 총리 간 나오토는 식민지 지배는 한국인의 뜻에 반하여 이뤄졌다는 내용의 담화를 발표했다.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도 사임하기 전에 일본의 과거사를 청산하기 위해 반성할 것은 반성하겠다는 태도를 표명한 바 있다. 자민당 정권도 간간이 전쟁범죄에 대한 조심스런 사죄의 발언을 하곤 했다. 호소카와 전 총리도 1993년, 대동아전쟁은 침략전쟁이었고 그로 인해 한국 등 많은 나라들이 고통을 겪은 것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또 1995년, 무라야마 당시 총리는 ‘통절의 반성’이라는 표현으로 역사적 범죄에 대한 사과를 표명하였다. 8·15를.. 더보기
위기관리도 발전의 도구인가 [한겨레신문] 2010.09.28자 칼럼원고.---------------------------------------- 위기관리도 발전의 도구인가 사흘 지나 대피소에서 집으로 돌아오니 물이 찼던 흔적이 담벼락을 타고 가로로 새겨져 있다. 내 키만큼 잠겼다. 유출된 석유가 물 위에 떠 있던 탓에, 잠겼던 흔적 제일 윗선에 거무스름한 선이 선명하게 그어져 있다. 아직 반지하층엔 천장까지 물이 가득 차 있었고, 양수기로 물을 퍼내는 데만 이틀이 걸렸다. 1층인 우리 집은 무릎 높이만큼 물이 들었다. 나무로 된 가구들은 다 버려야 했다. 전기제품, 쇠나 플라스틱 물건들, 책들은 닦아내고 말렸다. 바닥과 벽을 수도 없이 닦고 또 닦았다. 하지만 물에 닿은 벽지나 물건들은 결코 본모습으로 되돌아오지 않았다. 그렇게 .. 더보기
탄핵과 등화관제의 추억 [서울신문] 2004.3.18자 칼럼-------------------------------- 탄핵과 등화관제의 추억 〈살인의 추억〉은 잘 알려져 있다시피 이른바 화성 연쇄살인사건에 수사관으로 참여했던 한 전직 형사의 ‘추억’에 관한 영화다. 즉 화성연쇄살인사건이라는 사회적이고 역사적인 사건을 한 형사가 개인적 체험을 통해 기억해내는 것이다. 그런데 추억은 항상 정감이 넘친다. 거기에는 과거에는 있었을 법한 고통이 망각되어 있다. 즉 추억하는 자는 피해자와는 다른 시선에서 과거를 회상한다. 그것이 꼭 가해자의 시선이라고 할 수는 없으나, 가해자의 시선에서 본 후일담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항상 있기 때문에 추억은 항상 불온성 시비에 휘말리게 된다. 그런데 내가 여기서 말하고 싶은 것은, 많은 관객들이 영화를.. 더보기
린디 일병과 포르노의 상상력 [서울신문] 2004년 6월 2일자 칼럼------------------------------------- 린디 일병과 포르노의 상상력 린디 잉글랜드 일병은 어느 날 갑자기 미국의 이라크 전쟁포로 학대의 상징이 되었다. 전 세계인들은 드디어 미국에 대한 분노를 터뜨릴 대상을 찾았다는 듯 린디를 향해 맘껏 저주하였고, 악을 응징하는 세계의 보안관으로 스스로를 기억하고 싶었던 미국의 자존심을 여지없이 무너뜨린 그녀에게 미국인들 또한 관대해야할 이유를 찾지 못한 듯이 보였다. 이제 그녀는 포로학대의 혐의를 받고 있는 다른 동료들과 함께 법의 심판대에 올랐다. 하지만 이미 린디 텍스트는 법의 문제는 아니다. 다각도에서 해명되어야할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이다.내가 주목하고자 하는 것은 린디의 저 엽기적인 사진들이 .. 더보기
이젠 ‘지연된 80년대’를 넘어서자 이 글은 [교수신문] 231 (2002 6 17)에 실린 칼럼 원고입니다. ----------------------------------------- 이젠 ‘지연된 80년대’를 넘어서자 헬리콥터에서 찍은 대구월드컵 경기장을 보며, 어떤 이는 ‘빨간고추로 가득한 소쿠리’가 떠올랐다고 했다. 대학로, 세종로 네거리, 시청 앞 광장 등, ‘빨간고추’는 대형 스크린이 있는 광장이면 어디에나 가득히 널려 있었다. 6월 4일 밤, 일곱 명이 전부인 관객과 더불어 영화 관람을 마친 나는 광화문 도로를 활보하며 환호하는, 무수한 붉은 옷 사람들의 대열을 보며 십오 년 전의 유월을 떠올렸다. 당시 어떤 이들에게는 거리를 활보하는 우리가 ‘빨간 옷’을 입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그리고 10일 저녁 골방에서 TV를 보며 다.. 더보기
진정한 자유인 - 여성부의 호주제 폐지 발표에 즈음해서 [기독교영성신문](2002)에 실린 칼럼입니다.------------------------ 진정한 자유인여성부의 호주제 폐지 발표에 즈음해서 6월 27일, 여성부가 ‘호주제’ 폐지 등, 성적 불평등의 요소를 담고 있는 가족법 개정을 2007년까지 완수하겠다고 밝혔다. 반가운 일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호적제도는 호주 중심의 ‘가상의 가족’에 개인의 신원을 관련시키는 국민기록의 장치다. 오늘날 대다수의 사람들의 생활공동체인 소가족 공동체와는 다른, 호주 중심의 관념적인 가족 제도에 의거한 이 제도는 실제로 유명무실하다. 그래서 거주지별 국민등록제도라고 할 수 있는 주민등록제가 신분 등록의 장치인 호적의 상당부분까지 대체하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우리 사회는 다른 나라들에 비해 국가에 의한 개인의 관리 통제.. 더보기
예수님과 세상 사이에 가로놓인 장벽 이 글은 [기독교영성신문](2002년 경)의 칼럼 원고입니다. -------------------------------------------------------------- 예수님과 세상 사이에 가로놓인 장벽 나는 아르헨티나의 작가 보르헤스를 유달리 좋아한다. 그만큼 그의 글을 꽤 본 편이고, 그에 관한 글도 적지 아니 읽었다. 그의 글을 인용한 내 글 또한 수편이다. 한데 내가 좋아하는 것은 그의 글만이 아니다. 그의 사진에서도 깊은 감동이 있다.정장을 단정히 차려입고 앉아, 두 손을 가지런히 모아 무엇에 올려놓은 듯한 모습이 흑백사진의 장중함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사진 한 장이 특히 인상적이다. 그의 눈은 전방 15도 가량 위를 응시하고 있고, 그의 표정은 더 이상의 진지함은 없다는 듯 근엄함 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