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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분노만으로는 완성되지 않는다, ‘5.18정신’은 [경향신문]의 칼럼코너의 하나인 '사유와 성찰'(2019 05 18)에 실린 글(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905172042005&code=990100&utm_source=facebook&utm_medium=social_share) ---------------------------------- 분노만으로는 완성되지 않는다, ‘5.18정신’은 한 미술작가가 광주민주항쟁 39주년을 기리는 토론회에서 낭송을 맡았다. 1980년 5월21일 광주기독병원에서 헌혈하고 나온 뒤 헬기사격으로 사망한 고등학교 3학년 여학생에 관한 이야기다. 비장하고 엄숙한 어조의 낭송은, 익히 알려진 이야기임에도, 듣는 이의 가슴을 헤집는다. 그 작가는 낭송.. 더보기
가해자의 ‘표현의 자유’, 그것은 불가능해야 한다 [경향신문] 2019년 04월20일자 사유와성찰 코너에 실린 칼럼. -------------------------------------- 몇년 전 프랑스의 풍자전문 시사지 ‘샤를리 애브도’의 대한 테러사건이 벌어졌을 때 세계의 많은 이들은 표현의 자유를 위협하는 테러리즘에 분노했다. 권위주의적 통치세력의 언론통제와 근원적으로 다르지 않은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 되기 때문이다. 전 세계의 많은 언론들이 이 테러에 대해 비판을 가했고 한국의 무수한 언론들로 이런 기조의 외신을 그대로 받아 비슷한 논조의 기사들을 쏟아냈다. 또 프랑스인들을 포함한 서구의 많은 이들, 그리고 한국사회의 많은 시민들이 ‘내가 샤를리다’ 캠페인에 동참했다. 테러에 대한 분노가 세계를 결속시킨 것 같았다. 그런데 테러의 직접적인 원인.. 더보기
극우주의가 귀환하고 있다는 착각에 대하여 [경향신문] 2019년 3월23일자 '사유와 성찰' 코너에 실린 칼럼원고.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903222040025&code=990100--------------------------------------- 극우주의가 귀환하고 있다는 착각에 대하여 전 세계적으로 극우주의가 약진하고 있는데 한국에선 몰락했다. ‘호헌철폐! 독재타도!’를 외쳤던 1987년 민주시민의 저항이 있었던 시간에서 꼭 30년이 지난 2017년, ‘적폐청산’을 외치며 나선 촛불시민에 의해 다시 정권교체가 실현되었다. 한국에서 극우주의는 ‘괴멸’이라는 표현이 걸맞을 정도로 치명적인 타격을 받았다. 이것이 한국 촛불운동의 자존심이고 자긍심이다. 하데 최근.. 더보기
전광훈, 그의 행보가 주목된다 [경향신문] 2019년 2월23일자 '사유와 성찰' 코너에 실린 칼럼 원고--------------------------------------- 전광훈, 그의 행보가 주목된다 자유한국당 전당대회는 폭언이 난무하는 극우주의의 모습을 가감 없이 보여주고 있다. 극우주의가 정치를 하면 이렇게 되는가보다. 감정조절 못하는 막말분자들은 세상을 심히 위태롭게 할 것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게 된다. 그들은 모를까? 저렇게 말하면 국민이 신뢰하지 않는다는 것을 말이다. 집권 가능성을 일도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미미한 정당이 아니라, 잘만 하면 집권할 수도 있다는 기대를 가져도 될 만한 거대정당이 저렇게 사회적 합의를 거스르고 헌법적 절차를 부정하는 말을, 설사병 걸린 이가 배설하듯 마구 쏟아버려도 되는 것인가?정치.. 더보기
권력독점구조를 개혁하려는 교회들도 있다 [경향신문] 2019년 1월26일자 '사유왕성찰' 코너에 실린 글-------------------------------------------------------- 권력독점구조를 개혁하려는 교회들도 있다 JTBC가 지난 1월9일, 오랫동안 분규를 겪고 있는 서울교회 사태를 보도했다. 무려 4백 개가 넘는 차명계좌가 발견되었고 이것들을 사실상 운용한 혐의로 고발된 장로 모씨가 관여된 횡령액이 2백억 원이 넘는다는 얘기다.추정컨대 이 교회는 한국 개신교회, 특히 장로제도로 운용되는 교회들의 제도적 취약성으로 인해 일어날 수 있는 문제점을 고스란히 드러낸 전형적 사례다. ‘장로제’는 담임목사와 시무장로(현직장로)들로 구성된 사실상의 최고의결기관인 당회를 중심으로 하는 교회정치 시스템이다. 그러니까 목회 전문.. 더보기
그로 인한 구원체험 [경향신문] 2018.12.30자 '사유와 성찰' 코너에 실린 컬럼.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812282059015&code=990100 --------------------------------------- 그로 인한 구원체험 지금은 사라진 ‘방위병’이라고 불렀던 보충역의 단기사병이 탈영을 하면 군부대의 서류에서 ‘분실’로 보고되었다고 한다. 병사가 아니라 군대의 비품으로 관리되었다는 얘기다. 향토사단이나 예비군중대 및 동사무소 등에서 복무하는 병사였고 현역병보다는 적지만 월급도 지급받는 실재하는 군인인 동시에 인격체가 아니라 비품으로 간주되는 모호함이 그들의 존재였다는 얘기다. 24살에 노동현장에서 목숨을 잃은 김용균 씨.. 더보기
한국교회 보수주의가 놓치고 있는 감수성 [경향신문] 2018년 11월30일자 '사유와 성찰' 코너에 실린 칼럼 원고.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811302113015&code=990100---------------------------------------- 한국교회 보수주의가 놓치고 있는 감수성 드디어 근무 시간이 끝났다. 자리를 대충 정리하고 설거지도 깔끔히 마무리했으며 마지막으로 계산대 전원을 껐다. 그때 이십 명쯤이나 되는 손님이 카페로 우르르 들어왔다. 그는 “오늘 영업이 끝났습니다.”라고 말했다. 손님 한 사람이 묻는다. “주인이세요?” 상냥한 말투였지만 가시가 느껴졌다. 하지만 아버지보다 더 연장자로 보이는 어른인데다 손님이니 그도 최대한 상냥한 말투로.. 더보기
공감 없는 사회에서 ‘불감의 사목자’가 되라 권한다 [경향신문] 2018년 11월3일자 '사유와 성찰' 코너에 실린 칼럼 원고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811022052015&code=990100 ------------------------------ 공감 없는 사회에서 ‘불감의 사목자’가 되라 권한다 작고 삐쩍 마른 몸집의 그는 코끼리다리 같은 거대한 발에 걷어차여 몇 미터나 떨어진 벽으로 나가떨어졌다. 곧 얼른 일어나 차려 자세로 관등성명을 댄다. 이번엔 두툼하고 큰 손바닥으로 얼굴을 후려친다. 또 한 번 몸둥이는 허공을 가로지른다. 다시 일어나 관등성명. ...... 그렇게 삼십분 가량 무자비한 폭력이 계속되었다. 그는 대학교에 입학하자마자 방위병으로 입소했다. 작은 체구.. 더보기
극우 개신교를 보는 청년들의 싸늘한 시선 [경향신문]의 2018년 10월6일자 '사유와 성찰' 코너에 실린 칼럼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810052112025&code=990100-------------------------------------------- 극우 개신교를 보는 청년들의 싸늘한 시선 최근 유럽을 휩쓸고 있는 극우주의의 바람은 몇몇 나라에서 정권을 장악하기까지 했다. 마치 1930년대 파시즘의 시대가 부활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런데 그 현상의 중심에 청년이 있다. 작년 11월 유럽 각지에서 극우주의자들이 폴란드의 바르샤바로 몰려들어 벌인 집회는 최근의 극우주의 집회 가운데 가장 큰 규모였는데, 그 행사를 주도한 것은 폴란드의 청년 극우주의자들이었.. 더보기
종교유민화 시대, 그 기로에서 [경향신문] 2018년 9월8일자 '사유와 성찰' 코너에 실린 칼럼원고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809072103015&code=990100#replyArea ------------------------------ 종교유민화 시대, 그 기로에서 최근 대한불교조계종 종단주도세력의 권력남용, 부정부패, 부도덕한 행태 등에 대한 비판적 문제제기가 시민사회에 널리 알려지면서 불교에 대한 사회적 위신이 땅에 떨어졌다. 개신교에선 명성교회의 담임목사 세습 문제가 대중매체를 통해 보도되면서, 시민사회가 개신교에 대해 낙인찍은 무수한 사회적 적폐의 목록에 또 하나의 항목이 얹혀졌다. 비교적 좋은 이미지로 대중에게 비추어졌던 가톨릭도 최근 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