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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크리스마스 속 모순 - 즐거움이라는 욕망의 굴레 [교수신문] 2002년 12월 '문화비평' 코너에 실린 칼럼원고----------------------- 크리스마스 속 모순 즐거움이라는 욕망의 굴레 서점 팬시 코너엔 온통 크리스마스 카드 일색이다. 형형색색의 갖가지 기발한 아이디어가 단지 일년 전과 비교해도 월등해진 느낌이다. 백화점 앞 가로등마다 고정된 수십 개의 빨간색과 초록색 깃발의 ‘메리 크리스마스’ 문구는 거리를 세련된 축제의 분위기로 들뜨게 한다. 음반 가게 앰프에서 흘러나오는 호세 펠리치아노의 ‘펠리스 나비다’(Feliz Navidad)에 크리스마스의 추억으로 거리는 흥건히 젖는다. 낯설음과 낯익음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있다. 과거의 기억을 소재로 하면서도 그것을 새롭게 업그레이드시키는 장치들로 진부하지 않은 축제에 대한 기대감이 자극된다... 더보기
6.13 이후, 우리가 웃을 수만은 없는 이유 이 글은 [경향신문] 2018년 6월16일자 '사유와 성찰' 코너에 실린 칼럼입니다.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806152107005&code=990100 --------------------------------- 6.13 이후, 우리가 웃을 수만은 없는 이유 6.1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끝난 뒤 대부분의 언론들은 이구동성으로 ‘보수 궤멸’이라는 표현을 썼다. 선거에서 패배한 정도가 아니라 회생이 불가능할 만큼 무너졌다는 것이다. 2006년 5.31 지방선거 때 집권당인 열린우리당도 이번 선거 못지않은 처참한 패배를 겪었지만 당시 언론들이 많이 썼던 표현은 ‘대참패’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실제로 열린우리당.. 더보기
5.18에 관한 두 가지 과제 이 글은 [경향신문] 2018년 5월18일자 '사유와성찰' 코너에 실린 글입니다.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805182117015&code=990100 ---------------------------------------------- 5.18에 관한 두 가지 과제 지난해, 광주민주화운동 37주년 기념식은 또 한 번의 감동의 순간이었다. 그 무렵 너무 자주 맛보았던 터라 식상할 것 같았는데, 감동드라마에 다시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그날 나의 절친은 고2 때 갑자기 사라진 친구를 찾아 광주로 내려갔다. 1980년 그 무렵 급히 그곳으로 떠난 그 친구는 이후 다시 볼 수 없었다고 한다. 여러 차례 나의 절친은 그 친구 얘기를 들려.. 더보기
남북화해시대 그리스도교 평화운동의 과제는? 이 글은 [경향신문] 2018년 4월21일자 '사유와 성찰' 코너에 실린 칼럼입니다.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804202053005&code=990100 ------------------------------ 남북화해시대 그리스도교 평화운동의 과제는? 남북 정상회담 일주일을 남겨두고 또 한 번 놀라운 소식이 전해졌다. ‘종전선언’이 있을지 모른다는 것이다. 1953년 7.27 휴전협정은 양 진영의 ‘전투 행위 중단’을 뜻한다. 하지만 여기에는 ‘전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의미도 담겨 있다. 하여 한반도의 평화체제를 구축하려는 남북대화는 휴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는 것을 과제로 삼아왔다. 물론 휴전협정의 당사자가 아닌 .. 더보기
기본권의 주체는 ‘국민’이 아니라 ‘사람’ 경향신문 2018년 3월24일자 컬럼 '사유와 성찰' 란에 실린 글입니다.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803232114015&code=990100 ----------------------------------------- 기본권의 주체는 ‘국민’이 아니라 ‘사람’ 시리아-팔레스티나의 약소국이던 고대 유다국은 기원전 8세기 중반부터 7세기 초까지 60여 년 동안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번영기를 맞았다. 한데 이 시기 소농은 몰락의 위기에 직면해 있었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 분배를 강조하는, 소농친화적인 개혁세력이 결속했다. 그리고 그들이 자원을 독과점해온 귀족 친화적 세력을 누르고 권력을 쟁취하는 일이 벌어졌다. 2016~2017년 .. 더보기
왜 개신교에선 ‘미투’ 운동이 이어지지 않는가 이 글은 [경향신문] '사유와 성찰' 코너에 실린 칼럼원고입니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802232114005&code=990100 ----------------------------------- 왜 개신교에선 ‘미투’ 운동이 이어지지 않는가 ‘미투’ 행렬이 사회 각 영역에서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대충 짐작했던 것들이지만 그 가해자들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파렴치했다. 더욱 놀라운 건, 가해자인 저들 ‘소왕국의 군주’만이 아니라 그 주변의 여러 사람들이 그이가 저지르는 어처구니없는 폭력에도 불구하고 충성스런 신하였거나 무관심한 백성이었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그이가 ‘일그러진 영웅’에 다름 아니었음이 폭로되었다. 그의 옆.. 더보기
개혁이 여전히 먼 이유 하나 [경향신문] 2018년 01월20일자 '사유와 성찰' 코너에 실린 저의 칼럼 원고입니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801192040015&code=990100 ---------------------------------------- 개혁이 여전히 먼 이유 하나 1,700백만 촛불시민이 제기한 “이것이 국가인가”라는 문제제기에 대해 “사람이 먼저다”라고 답한 정치인이 대통령이 되었고, 그 첫해 동안 매우 빠른 속도로 ‘사람을 한갓 도구’로 취급해왔던 것들에 대한 청산이 진행되었다. 물론, 정권을 잃었음에도, 사회 구석구석 굉장히 많은 곳에서 적폐세력들이 제도권력을 쥐고 있기에 빠른 개혁의 속도에도 여전히 전체 사회는 사람을 위.. 더보기
좀비들의 크리스마스 이 글은 [경향신문]의 칼럼 '사유와 성찰' 2017년 12월23일에 게재된 원고입니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712222105015&code=990100---------------------------------------- 좀비들의 크리스마스 매일매일 죽음에 관한 이야기들을 듣는다. 침몰한 낚싯배에서 죽고 공사장 크레인이 넘어져 죽고 지하철 공사 중에 사고로 죽고 건물 화재로 수십 명이 질식해 죽었다. 현장실습 중인 청소년은 과로 상태에서 프레스에 눌려 죽었고, 지하철 차량 관리직에 종사하는 무기계약직의 30대 노동자는 무언가에 절망하다 목을 매 자살했고, 한 천재 뮤지션은 우울증에 시달리다 자살했으며, 모 대학병원 .. 더보기
교회의 권력세습과 한국사회의 적폐 [경향신문]2017년 11월 25일자 컬럼 '사유와 성찰' 코너에 실린 제 글입니다.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711242115005&code=990100----------------------------------------------- 교회의 권력세습과 한국사회의 적폐 명성교회의 담임목사 부자세습 사태를 주류 언론들이 앞 다투어 보도함으로써 개신교계에서 종종 일어나고 있는 교회세습의 문제는 이제 사회적 문제로 비화되었다. 이로써 개신교회에 대한 시민사회의 따가운 시선은 더욱 냉담해졌다. 게다가 이것이 최근 부각된 특채비리 문제와 연결되어 이해됨으로써 ‘청산되어야 적폐 세력’이라는 개신교회의 이미지는 더욱 확고해졌다. 이 문.. 더보기
교회도 감사제도가 필요하다 2017년 11월 23일자 [한겨레신문]에 실린 칼럼 원고입니다.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820248.html----------------------------------------- 교회도 감사제도가 필요하다 국정원발 특수활동비에 관한 적폐 문제는 정부 각 부처와 정치권으로까지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특수활동비가 이렇게 비리의 온상이 된 것은 그것이 ‘감사받지 않는 돈’이기 때문이다. 사용처를 정하지 않는 예산이 필요한 업무가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고 해도, 그 업무의 기밀이 더 이상 지켜져야 할 필요가 사라진 시점까지도 감사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면 오・남용될 가능성은 농후하다.특수활동비의 문제가 사례가 드러난 이상, 국민은 그런 예산 항목 일체를 불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