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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산당들을 폐하라 [경향신문]의 컬럼 '사유와 성찰'란에 게재된 글.(2016. 01. 23) -------------------------------- 산당들을 폐하라 고대 팔레스티나의 유다국에서 보수수구파와 진보개혁파 간의 갈등이 한창 격렬했던 때다. 당시 개혁파가 부르짖던 주요 의제의 하나가 ‘산당’의 철폐였다. ‘산당’이란 지역에서 신을 모시는 성소들로, 대개가 산에 있다 보니 산당이라고 불렸다. 개혁파가 집권하고 있던 때, 정부는 개혁조치들과 함께 대대적인 문서 편찬 사업을 벌였다. 그 문서들 중에는 오늘날 이슬람교, 유대교, 그리고 그리스도교가 공히 핵심 경전으로 사용하고 있는 제1성서(구약성서)의 원본들도 포함된다. 그 하나인 왕조실록(열왕기)에서 왕들을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 산당들의 철폐 여부였다. .. 더보기
낡은 ‘한국전쟁의 신앙화’, 이제는 리셋해야 이 글은 한국종교인평화회의의 기관지 [종교평화] 2015년 6월호에 실린 칼럼 원고. ------------------------------------ 낡은 ‘한국전쟁의 신앙화’, 이제는 리셋해야 1955년 6월 5일 한 설교에서 한경직 목사는 거리에서 유리걸식하는 수많은 대중을 보며 울컥한 마음에서 〈마태복음〉 9,37의 ‘목자 없는 양’을 이야기한다. 하여 그는 저이들에게 복음을 전파하는 것이 ‘이 시대 기독교도’의 소명임을 전하고 있다. 당시 한경직은 단지 한 사람의 목사가 아니었다. 1947년 이후 줄곧 그는 남한 최대 교회의 담임목사였고, 교육기관 복지시설 병원 언론사 출판사 등 정부를 제외하고는 가장 많은 사회적 기관의 운영 책임자였으며, 미 군정당국이나 이승만 정부 그리고 미국 장로교회가 가.. 더보기
그것은 종교적 비평의 대상이다 - 아베 담화에 즈음하여 한국과 일본의 극우주의를 묻다 이 글은 일본잡지 [福音と世界] 2015년 가을 호에 실린 아베 담화에 대한 칼럼 원고다 그것은 종교적 비평의 대상이다아베 담화에 즈음하여 한국과 일본의 극우주의를 묻다 _김진호(金鎭虎).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연구실장. 민중신학자 별로 기대하지 않았지만 생각했던 것보다는 덜 ‘아베’스러웠다. 70주년을 맞는 패전일 하루 전날(8.14) 발표한 아베 총리의 담화는 무라야마 담화의 네 가지 키워드인 ‘식민지배’, ‘침략’, ‘반성’, ‘사죄’를 어떻게든 자신의 관점과 연속성 있게 이야기하고자 노력한 듯하다. 이 담화의 내용만 보면 이른바 ‘자학사관’에 대한 역사수정주의자로서의 면모가 후퇴한 듯 보인다. 물론 이 ‘후퇴’에 대해서도 나는 별로 기대하지 않는다. 정계에 입문한 1993년 이래 그는 큰 틀에서.. 더보기
[칼럼] 한국 개신교 한 주류로서의 구원파 "한국사회에서 1960년대 초 나타나기 시작한 이른바 넓은 의미의 구원파 현상은 1970년대 중반 경부터 감정 과잉 상태에 있는 한국 개신교의 내부로 침공해 들어와 이성주의적 개혁의 바람을 일으켰고, 1980년대에는 특히 대학생층을 중심으로 크게 확산되었으며, 1990년대 전후에는 시대의 새로운 기조로까지 부상했다. 즉 ‘제자훈련’을 특별히 강조하는 일련의 교회들이 급성장하고, 특히 젊은 지식인 기독교신자 층에 상당한 호감을 불러일으킴으로써, 많은 교회들이 벤치마킹하는 새로운 교회의 모델로 자리잡은 것이다." * 이 글은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가 기획하여 곧 출간될 예정인 ‘사회적 영성’(가제)의 머리글의 일부를 약간 수정하여 '가톨릭뉴스 지금여기(http://www.catholicnews.co.kr)'.. 더보기
“여기 사람이 있다” [한겨레신문] 칼럼 '야!한국사회'(2013.1.17)에 실린 원고.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569977.html -------------------------------- “여기 사람이 있다” 용산 참사 4주기가 되었다. 그 사이 서울 시장이 바뀌었고 경찰청장도 바뀌었다. 이제 정부도 한 달 남짓 남았다. 그런데 그 4년 동안 바뀐 것이 또 있을까? 강제철거가 좀 줄어든 듯하고, 정부와 지자체를 빚더미에 앉힌 도심 재개발 정책들은 대부분 철회된 듯하다. 한편 남일당 사건 가담자라 하여 구속되었던 철거민들은 아직 수감 중이고, 강제 철거되어 빈민의 처지로 전락해버린 사람들에 대한 사회적 방치도 여전하다. 또 몰락 위기에 놓인 중산층에 대해서도 정부나 지.. 더보기
종북’ 낙인, 끝낼 시간 [한겨레신문]의 '야!한국사회'(2012 12 20)에 실린 글 ------------------------------------- ‘종북’ 낙인, 끝낼 시간 이제 대선이 끝났다. 한국사회를 거의 중간지대 없이 둘로 나누었던 거대한 진영 간의 대결이 끝났다. 마지막 순간까지 그 격차를 예측하는 것이 불가능했던 거대한 둘, 과연 이 분열은 이제 해소될 수 있을 까. 실은 이 글은 대선이 끝난 나음 날인 오늘이 아니라 대선이 진행되던 어제 썼다. 나에게 이것이 글인 시간은 결과를 추측하는 일이 막막하던 때다. 그리고 독자에게 이것이 글로 기억되는 시간은 결정된 결과를 전제로 새 시작을 상상하는 때일 것이다. 어제와 오늘, 그 하루의 격차가 이렇게 큰 날도 드물겠다. 선거 내내 머릿속을 맴돌았던, 가장 아픈 .. 더보기
민주화와 목사세습 [한겨레신문]의'야!한국사회' 2012년 11월 22일에 실린 칼럼 원고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561685.html ---------------------------------------- 민주화와 목사세습 지난 9월 25일 기독교대한감리회는 교회 담임목사의 세습방지법안을 결의했다. ‘교회 담임자 파송 제한 규정’이 그것인데, “부모와 자녀가 연속해서 한 교회를 담임할 수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조항이 하나 더 추가됐다. “부모가 장로로 있는 교회를 자녀가 담임할 수 없다.” 이 규정은 교회의 담임목사 위촉 과정에 교회 내의 비대칭적 권력관계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실제로 대부분의 교회들은 담임목사의 권력이 더 강한 교회와 장로의 권.. 더보기
생떼의 위험한 종교성 [한겨레신문]의 2012년 10월 25일자 '야!한국사회'에 실린 글 ---------------------------------- 생떼의 위험한 종교성 짜증을 감출 수 없다. 또 다시 ‘북풍’이다. 그나마 지난 총선엔 천안함 사건 같은 어마어마한 이야기 거리가 있었다. 게다가 그것을 뒷받침하는 데 과학도 동원했다. 한데 이번엔 아무것도 없다. 그냥 생떼다. 모든 북풍 담론이 그렇지만 이번 것은 지나치게 ‘저질’이다. 이것은 곧 저질공방으로 이어졌다. 연일 문재인 캠프와 안철수 캠프 일각에선 무수한 정책들이 제시되고 그중에는 꽤 주목할 것들이 있음에도 그것은 저질 정치공방 속에 들리지도 않는다. 경제민주화, 정치쇄신 등에 대한 얘기가 간간히 나왔던 새누리당은 요즘엔 아예 휴업중이다. 한데 최근 격화된 양.. 더보기
‘엽기목사’와 성장주의 [한겨레신문]의 (2012.9.27)에 게재된 칼럼원고 ----------------------- ‘엽기목사’와 성장주의 8월 20일 대구 동화사에 한 남자가 난입해서 불경을 찢고 탱화에 낙서를 하며 정화수그릇에 소변을 보았다. 그 사흘 전인 17일에는 울산야음성당에 난입해서 성모상을 쓰러뜨려 소변을 보았고, 23일에는 다시 그 성당에 들어가서 성모상에 대변을 발라놓기까지 했다. 한데 놀랍게도 그 남자는 40대 초의 개신교 목사였다. 충격적인 이야기인데도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던 사건을 SBS의 에서 다루면서 개신교의 배타주의가 얼마나 무례하며 엽기적인지가 또 다시 널리 회자되었다. 나도 이 방송에서 배타주의에 대해 말을 보탰다. 하지만 나는 이 글에선 또 다른 논점에 대해서 논하고자 한다. 나의 판단으로.. 더보기
사회 지도층의 성범죄 2012년 9월 6일자 [한겨레신문] '야!한국사회'에 실린 글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550333.html ----------------------------- 사회 지도층의 성범죄 (아동)성범죄율이 크게 높아진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나주에서 일어난 한 사건이 전 국민의 폭발적인 분노를 일으킴으로써 (아동)성범죄가 갑자기 사람들의 관심의 축이 되었다. 별나게 이벤트를 좋아하는, 특히 임기 말에 와서는 국정수행을 이벤트에 몰두하는 듯이 보이는 대통령이 이런 일에 가만히 있을 리 없다. 나주 사건 직후 대통령은 경찰청을 갑자기 방문했다. 이미 전국을 들썩였던 (아동)성범죄 사건들이 여럿 있었고 그 범죄율의 증가 속도가 예사스럽지 않았음에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