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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역사의 예수 다시보기_12 : ‘천막 세 채’의 정치학 - 메시아의 죽음은 분별없는 종교적 열광주의를 경계하다 역사의 예수다시보기 12'의 원고 -------------------------------------------- ‘천막 세 채’의 정치학 메시아의 죽음은 분별없는 종교적 열광주의를 경계하다 또 다시 비이스라엘 지역에 우리는 앞 장들에서 예수가 비이스라엘적 지역으로 갔던 두 번의 경우를 보았다. 첫 번째는 요르단강 서쪽의 거라사 지역의 어느 무덤터로 갔던 이야기다.(〈마가복음〉 5,1~20) 거기서 예수는 ‘더러운 영’에 붙들렸다는 한 남자를 만났다. 두 번째는 시로페니키아 지역의 어느 산골로 갔던 이야기다.(〈마가복음〉 7,24/`30) 거기서 예수는 ‘더러운 영’에 붙들린 어린 딸을 치유하려 찾아온 어떤 ‘헬라여자’를 만났다. 〈마가복음〉에 의하면 예수가 비이스라엘적 지역으로 갔던 것은 모종의 위험에.. 더보기
역사의 바울을 찾아서_04 : 갈라티아의 바울 - 바울 특유의 그리스도 운동이 정립되기 시작하다 [가톨릭평론] (2023 겨울)에 실린 네 번째 연재글 -------------------------------------------------------------- 역사의 바울을 찾아서_04 갈라티아의 바울 바울 특유의 그리스도 운동이 정립되기 시작하다 마가라 불리는 요한이 떠나가다 지난 호에서 바울과 바르나바의 키프로스 선교에 관해 이야기했다. 그 텍스트(〈사도행전〉 13,4~12)에 의하면, 키프로스 선교 이후, 이름이 사울에서 바울로 바뀌었고 바울과 바르나바로 순서도 바뀌었다. 바울은 이제 바르나바 휘하의 보조사역자가 아니라 대등한 사역자의 위상을 갖게 되었다는 것을, 이 테스트는 상징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키프로스 선교 이후 바울은 본격적으로 선교 길에 오른다. 흔히 ‘제1차 선교여행’이라고 .. 더보기
3. 1운동의 기억과 극우의 실패 자료를 찾다가 우연히 내 글이 발견되었다. 이 글을 쓴 적이 있다는 걸 기억나긴 하지만, 내용이 가물가물했다. 근데 내 글을 모아둔 외장하드엔 이 글이 보이지 않았다. 결국 글이 게재되었던 [창비주간논평] 146(2019 03 13)을 찾아서 다시 저장했다. ------------------------------- 3. 1운동의 기억과 극우의 실패 탑골공원 뒷길 까페에 앉아 창밖을 몇 시간째 바라본다. 태극기를 든 긴 행렬이 지나가고, 그 방향과 같거나 다르게 움직이는 행인들이 태극기를 손에 쥐고 수없이 오간다. 낯설다. ‘태극기집회’에서 흔히 보았던 이들과는 다른 풍모의 사람들이 적잖다. 내가 모르는 사이에 세상이 달라졌나? 당혹감이 머릿속을 스쳤다. 서둘러 까페를 나와 그 대열에 다가가 보았다. 이상.. 더보기
역사의 바울을 찾아서_03 : 바르 예수를 넘어 바울이 되다 이 글은 [가톨릭평론] (2023 가을)에 실린 연재글 '역사의 바울을 찾아서'의 세 번째 글이다. 오래 전에 쓴 '리부팅 바울'을 보충하기 위해 쓰고 있는 것인데, 한백교회가 60살이 된 내게 마련해준 기금으로 예수와 바울에 관한 책을 쓰고 있는데 이 연재는 바울 편의 원고다. 이것을 다듬어서 최종 원고로 마련할 계획이다. 감사하게도 [가톨릭평론] 편집인이 내년에도 1년간 연재를 더 해 줄 수 있다고 허락해주었다. ----------------------------------- 역사의 바울을 찾아서_03 바르예수를 넘어 바울이 되다 안티오키아를 넘어서 그 즈음에 예루살렘에서 예언자들이 안티오키아로 내려왔다. 그들 가운데 하나, 곧 이름이 하가보인 사람이 일어나서 성령님을 힘입어 앞일을 알려주었다. 온 .. 더보기
역사의 예수 다시보기_09 : “내 이름은 레기온”―거라사의 그 남자 이야기 (이례적 지역협력자 1) 작년 내가 예순 살이 되었을 때 한백교회가 내게 선물을 주었다. 내가 이해한 것은 평생 잘 안 팔리는 글을 쓰면서, 그런 책을 내줄 출판사를 찾으려 전전했으니, 한번 정도는 그런 걱정 없이 하고 싶은 책을 내보라는 것이었다. 나는 두 권의 책을 쓰기로 마음먹었다. 하나는 예수에 관한, 다른 하나는 바울에 관한... 이미 두 주제는 책을 여러 권 썼지만, 예순 살의 올빼미의 시선으로 리셋팅해보려는 것이다.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에서 40주에 걸쳐 강의한 원고를 초고로 삼고, 한백에서 한 달에 한번씩 강의하는 것을 예수에 대한 수정 원고로, 그리고 [가톨릭평론]에 연재하는 것을 바울에 관한 수정 원고로 삼아 책을 쓰기로 결정했다. 이 글은 예수에 관한 책의 제9장 원고다. -------------------.. 더보기
역사의 바울을 찾아서_02 / 선교을 둘러싼 최초의 논쟁, 그 한 가운데서 - 안티오키아의 바울 [가톨릭평론] 2023년 여름호에 실린 글 -------------------------------------------------- 역사의 바울을 찾아서_02 선교을 둘러싼 최초의 논쟁, 그 한 가운데서 안티오키아의 바울 동에서 서로(다마스쿠스에서 안티오키아으로) 지난 호에서 보았듯이\ 바울은 다마스쿠스에서 예수운동에 대한 박해자로 등장했다가 전향한 뒤 아라비아에서 활동하다 다마스쿠스로 돌아왔다. 그리고 얼마 후 그는 예루살렘으로 갔다. 예루살렘에서 그의 체류기간은 15일이었다. 방문 목적은 게바(1)를 만나기 위해서다. 이때 이곳의 예수공동체를 사실상 이끌고 있는 주의 형제 야고보(2)도 만났다. 한데 이 구절에서는 언급이 없지만 리베르티논 회당에 속한 사람들도 두루 만났을 것이다. 헬라어권의 인사가.. 더보기
역사의 바울을 찾아서_01 / 역사의 무대에 서다 - 다마스쿠스의 바울 [가톨릭평론] 2023년 봄호부터 연재할 예정인 의 첫 번째 글 -------------------------------------------------------------------------------------------------------------- 역사의 바울을 찾아서_01 역사의 무대에 서다 다마스쿠스의 바울 근대 유럽의 시작을 예고하는 결정적인 신호탄은 마르틴 루터의 종교개혁이었다. 좀더 앞으로 거슬러 올라가서 중세 유럽의 정신을 이끌었던 스콜라철학은 히포의 아우구스티누스의 신학에 기반을 두고 있다. 한데 루터도 아우구스티누스도 그들의 신학은 바울 해석에 기반을 두고 있다. 더 앞으로 거슬러 가보자. 서기 1세기 말에서 2세기 초, 그리스도파들 사이에서 널리 회자되던 문서들 가운데 가장.. 더보기
모두에게 파괴였던 시간의 바깥 - ‘제주4.3사건’의 신학적 비망록 혐오와 한국교회(삼인 2020)에 수록된 글. 2021년도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도서 ------------------------------------------------------------------------------------------------------------- 모두에게 파괴였던 시간의 바깥 ‘제주4.3사건’의 신학적 비망록 죽음의 섬 제주4.3사건 최대의 집단학살 및 암매장지로 알려진 제주공항 활주로 북단 지역의 유해 발굴 작업이 본격 시작된 것은 2007년이었다. ‘제주4.3연구소’가 조사 연구한 바에 따르면 1949년과 1950년 두 차례에 걸쳐 이곳에서 민간인들이 학살되고 암매장되었는데, 그 수효가 최대 800명으로 추산되었다. 유해발굴팀은 암매장 추정지 일대를 샅샅이 뒤졌다... 더보기
민중신학자 안병무, 우리가 그를 다시 주목해야 하는 이유 한신대 강연원고(2021 02 04) -------------------------------------- 민중신학자 안병무, 우리가 그를 다시 주목해야 하는 이유 ‘호 로고스 사릌스 에케네토 ...’. 안병무 선생님이 한신대학교 교수이던 시절, 수유리 캠퍼스의 도서관 현관 입구에 새겨진 문구입니다. ‘호 로고스’ 말씀이, ‘사릌스’ 육신이, ‘에게네토’ 되었다, 그리고 여기에 대등접속사 ‘카이’로 이어진 구문이 딸려 있었지요. ‘카이 에스케노센 엔 휘민.’ ‘우리 가운데 거하셨다.’ 저 유명한 〈요한복음〉 1장14절의 말씀입니다. 당시 캠퍼스에는 건물들이 많지 않았습니다. 캠퍼스 중앙에 그리 크지 않은 뜰이 있었고, 그 양편에 강의실과 행정실이 있는 건물과 도서관, 2층 짜리 자그마한 건물 두 채가 서.. 더보기
새해 길목에서 문뜩 떠올리다 - 안병무의 〈요한복음〉해석에 기대어 ‘오늘의 사릌스가 누구인지’를 묻다 [공동선] 2021 03+04에 수록된 글 -------------------------------------------- 새해 길목에서 문뜩 떠올리다 안병무의 〈요한복음〉해석에 기대어 ‘오늘의 사릌스가 누구인지’를 묻다 ‘호 로고스 사릌스 에케네토 ...’. 안병무 선생이 한신대학교 교수이던 시절, 수유리 캠퍼스의 도서관 현관 입구에 새겨진 문구다. ‘호 로고스’(ὁ Λόγος) 말씀이, ‘사릌스’(σὰρξ) 육신이, ‘에게네토’(ἐγένετο) 되었다, 그리고 여기에 대등접속사 ‘카이’(καὶ)로 이어진 구문이 딸려 있다. ‘카이 에스케노센 엔 휘민.’(καὶ ἐσκήνωσεν ἐν ἡμῖν) ‘우리 가운데 거하셨다.’ 저 유명한 〈요한복음〉 1장14절의 말씀이다. 1986년, 내가 한신대 신학대학원.. 더보기